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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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人] “타슈, 누비자, 페달로”
류중석
(사)경실련도시개혁센터 이사장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


월간 경실련 도시인 원고 - 류중석 - 2013년 5_6월호 - 사진4. 프랑스 리용의 공공자전거시스템.JPG
▲프랑스 리용의 벨로브 공공자전거 시스템 
‘타슈, 누비자, 페달로’는 언뜻 외래어 같이 보이지만 대부분 우리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공자전거 이름들이다. 타슈는 “타보세요”의 충청도 사투리에서 유래한 대전시의 공공자전거 이름이고, 누비자는 ‘자전거로 도시를 누비고 다닌다’는 창원시의 공공자전거 이름이며, ‘페달로는 페달을 밟고 간다’는 안산시의 공공자전거 이름이다. 최근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여러 도시에서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굳이 리우회의, 교토의정서, 기후변화협약 같은 국제적 협약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온실가스 감축은 이제 전 세계 모든 나라의 현안과제가 되어버렸다. 사실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우리가 분당이나 일산과 같은 수도권 신도시를 계획할 때부터 있었다. 당시 신도시계획팀에서는 자전거 도로를 인도 안쪽으로 설치하느냐 차도쪽으로 설치하느냐를 가지고 많은 토론을 했었다. 분당과 같이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의 신도시에서 지하철은 남북방향으로 계획되었기 때문에 동서로 폭이 긴 지역에서는 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지하철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교통시스템이다. 이러한 구상 아래 아파트단지에서 주요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 시스템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이용률은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이 때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시스템은 그 이후 다양한 주거단지 계획에 활용되어 오늘에 이른다.
월간 경실련 도시인 원고 - 류중석 - 2013년 5_6월호 - 사진1. 의정부녹양지구자전거길.JPG
▲의정부 녹양지구의 자전거길 전경.
  차도 안쪽에 초록색의 보행도로가 있고 그 안쪽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했다
비싼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사랑하는 유로피안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이용에 있어서 가장 선진국으로 손꼽힌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는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전거가 항상 주차되어 있다.
많은 시민들이 출퇴근시 자전거를 이용해 집에서 기차역까지 오간다. 대중교통수단인 철도와 자전거가 잘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프랑스에서 공공자전거를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리용(Lyon)시의 ‘벨로브(Ve´lo’v)시스템’이다. 자전거를 사랑한다는 뜻을 가진 이 벨로브 시스템은 2005년에 개발되어 파리의 공공자전거인 ‘벨리브 시스템’의 모델이 되었다. 유럽에서 이렇게 일찍부터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도입된 것은 무엇보다도 대중교통 요금이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월간 경실련 도시인 원고 - 류중석 - 2013년 5_6월호 - 사진3.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의 자전거 주차장 (2).JPG
월간 경실련 도시인 원고 - 류중석 - 2013년 5_6월호 - 사진2.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의 자전거 주차장 (1).JPG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의 자전거 주차장
우리나라에서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보급되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설계의 개념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고,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 교통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또한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과 버스요금이 외국에 비해서 매우 저렴해 자전거 이용이 경제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도시 전체에 걸쳐 유기적인 순환망을 가진 자전거 도로체계가 구축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계획된 자전거 도로망은 이용하기가 매우 불편했다. 사거리에 자전거 전용 신호등 설치, 도난위험이 없는 안전한 자전거 보관소 설치 등 인프라 구축의 미비 역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의 큰 걸림돌이었다. 더구나 공공자전거는 시민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언제나 이용이 가능해야 하므로 공공자전거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또한 한 곳으로 몰려있는 자전거를 중요 거점으로 다시 배분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유지관리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공공자전거 보급의 큰 걸림돌이었다.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공공자전거 위치 확인 가능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정부에서는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내놓았다. 안전행정부에서는 2010년 3월에 자전거 교통시대를 열기위한 자전거 정책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같은 해에 공모를 통해서 각 도별 1개 도시와 창원시를 포함해 10대 자전거 거점도시를 선정·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자전거 이용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제정하여 법·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었다. 최근 유비쿼터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자전거 교통은 한 단계 더 발전했다. 공공자전거 이용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자전거의 위치파악이 유비쿼터스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손쉽게 해결되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현재 내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몇 대의 공공자전거가 이용가능한지 금방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월간 경실련 도시인 원고 - 류중석 - 2013년 5_6월호 - 사진6. 4대강 자전거길 지도.jpg
▲4대강 자전거길 지도(출처: http://www.riverguide.go.kr/cycleTour/main/indexAll.do)
월간 경실련 도시인 원고 - 류중석 - 2013년 5_6월호 - 사진5. 창원 누비자 공공자전거 실시간현황.jpg
▲창원시 ‘누비자’ 공공자전거 시스템의 홈페이지.
  실시간으로 어느 장소에 몇 대의 자전거가 이용가능한지 보여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서 정부는 4대강 사업 홍보전략의 하나로 4대강종주 자전거길과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포함한 4대강 자전거 도로망을 완성했다. 2012년 4월 22일 완공된 4대강 자전거도로는 총 연장 길이가 1,757km에 달한다. 국가 및 지자체 예산 2,089억원이 소요되어 1km당 1억 20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4대강 자전거도로는 레저용으로는 매력적인 자전거 도로망일지 모르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통근용 자전거도로로서의 역할은 거의 하지 못한다. 건설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4대강 자전거도로는 건설보다 관리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한강변의 자전거 도로가 한강의 범람으로 파손된 경우를 보더라도 몇 년 후 4대강이 다시 범람한다면 파손된 4대강 자전거 도로의 보수 및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에 정부는 보행과 자전거 교통을 위한 기초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중교통과의 연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비동력·무탄소 교통수단 활성화 종합계획(2012~2016)」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미래창조과학부, 환경부 등 4개 부처에서 약 1조원의 국고를 투자하겠다고 한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전시행정에서 벗어나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