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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독립적인 반부패 국가기구의 복원 절실

경실련 등 전국 300여 시민사회단체는 오늘 2월 27일, 이명박 정부 1년과 국가청렴위원회 폐지 1년을 맞이하여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형식적 독립성이나마 확보했던 대통령 소속 국가청렴위원회가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2월 29일 폐지되고, 수직적 관료 시스템인 국무총리 소속 국민권익위원회의 한 개 부서인 부패방지부로 격하․축소되었고, 공공-민간기업-시민사회의 협력적 틀인 투명사회협약을 파기함으로써 반부패 정책이 후퇴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반부패 정책을 수립할 것과 이를 위해서는 독립적 반부패 국가기구의 복원과 기능 강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하였다.

 [공동성명서]

국가청렴위원회 폐지 1년, 독립적인 반부패 국가기구의 복원 절실
– 이명박 정부 1년을 맞이하여 –

1. 더 심각해진 부패

현직 국세청장의 뇌물수수로 인한 구속, 말단 공무원의 거액 횡령 사건, 정치 실세와 기업인이 연루된 권력형 부패 등, 연일 보도되는 부패 뉴스는 우리 사회의 부패문제가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국제적 평가도 마찬가지여서, 한 나라의 부패문제 수준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해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40위에 청렴점수 10점 만점에 5.6점을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는 수준이다. 기업인의 해외뇌물을 나타내는 뇌물공여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OECD 14개국 가운데 1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의 부패문제가 심각하다는 점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데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조건은 이런 부패문제 해결의 전망에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2. 부패문제 해결의 적신호

지난 시기의 소중한 반부패 성과를 부정하거나 투명성을 규제로 인식하는 데서 나오는 이명박 정부의 소극적 반부패 의지가 그 첫 번째 적신호이다. 심각한 부패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하여 우리 사회는 그간 많은 진전을 보여 왔다. 2001년 부패방지법의 제정과 이에 근거하여 2002년 1월 25일 출범한 부패방지위원회(2005년 7월 국가청렴위원회로 개칭), 그리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패관련 중앙부처 관계기관 합동회의가 그 출발이었다. 그러나 형식적 독립성이나마 확보했던 대통령 소속 국가청렴위원회는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2월 29일 폐지되고, 이는 기형적인 수직적 관료 시스템인 국무총리 소속 국민권익위원회의 한 개 부서인 ‘부패방지부’로 격하․축소되었다.

공공-기업-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근간으로 하는 투명사회협약 역시, 3년간 이루어낸 일정한 성과와 국제적인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의 일방적 탈퇴와 부당한 압력으로 파기되고 말았다. 이외에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 하에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되었던 금산분리제도 등 각종 기업 관련 규제 또한 개정․완화․폐지되고 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현재의 경제적 위기는 그 두 번째 적신호이다. 경제위기로 인해 부패문제 해결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고 자원 배분 역시 취약하다. 여기서 우리는 11년 전의 IMF 외환위기를 떠올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만연한 부패가 IMF를 초래한 근본 원인중의 하나였다고 지적하였다. 지난 해 11월 세계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열린 G-20 정상회담에 제출된 국제투명성기구의 권고문은 투명성과 책임성의 결여를 최근 경제위기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G-20 정상회담에서 나온 대안 다섯 가지 가운데 첫 번째 역시 투명성과 책임성의 강화였다. 이제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일은 생존의 문제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문제로 우리 앞에 절박하게 다가오고 있다.

시민참여의 축소와 제한은 부패문제 해결의 세 번째 적신호이다. 투명사회의 실현은 정부만의 노력으로 이루어 질 수 없고, 시민사회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이 국내외적으로 그간 활기차게 전개되어온 반부패운동의 중요한 교훈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부패방지법의 제정, 부패방지위원회의 설치, 투명사회협약 체결 등 주요한 반부패 성과가 모두 시민사회 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이명박정부 들어서 이른바 ‘반(反)시책단체’에 대한 정부 공모사업 금지, 효율성을 명분으로 한 각종 시민참여 위원회의 축소와 폐지로 위기를 맞고 있다.

3. 투명사회를 위한 권고

반부패의 글로벌 스탠더드인 유엔반부패협약을 지키겠다고 정부와 국회가 이를 비준한 2월 29일은, 역설적이게도, 독립적 반부패 기구인 국가청렴위원회 폐지 1년이기도 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방지부’를 두어 기존 국가청렴위원회의 기능을 이어받아 수행하겠다고 하였으나, 출범 이후 1년간 활동 내용을 평가해볼 때 부패방지에 대한 국가 주무기관으로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상당 부분 태생적 한계와 정권의 정책방향에 기인하지만, 투명사회협약 파기 과정과 국회 청문회에서의 답변 내용, 국제투명성기구 총회 결의문에 대한 반응, 시민단체와의 관계설정 방식 등을 볼 때, 이는 단지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부의 반부패 의지, 능력, 태도, 관점, 인적 구성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인다.

반부패 투명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우리 300여 시민사회단체는, 부패가 그 자체로 사회악일 뿐만 아니라 인권을 유린하고 환경을 파괴하며, 이해관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신뢰의 위기를 심화시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는 사회적 장애물이라고 여긴다. 이의 극복을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시급한 사항을 정부에 권고한다.

(1)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반부패 정책의 수립
(2) 이러한 정책을 담당할 독립적 반부패 국가기구의 복원과 기능 강화
(3) 공공-민간기업-시민사회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협력적이고 지속가능한 부패방지 시스템의 구축

[문의 : 정책실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