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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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상장계열사 5곳의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최근 341건의 의안 중 부결‧보류‧재심 건수 하나도 없어

– 연봉으로 1인당 5천8백만원 수령하며, 동양사태 방지 위한 활동 하나 없어 –

– 이사회‧감사위원회 독립성 보장을 위해 상법개정안 조속히 통과되어야 –

– 경실련, 경영진의 책임 묻기 위해 주주대표소송 제기 예정 –

– 대주주인 현재현 회장은 물론

거수기에 그친 사외이사-감사위원도 손해배상 책임져야 –

 동양그룹 사태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다. 그간 경실련은 대주주인 현재현 회장을 비롯한 기업 책임자에 대한 고발 및 대주주의 전횡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소재를 묻기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를 신청했다.

 

 그러나 동양그룹 사태에서 해당 대주주의 전횡을 막지 못하고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에 그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동양그룹 사태는 출총제 폐지, 순환출자 허용, 금산분리 완화 등과 더불어 최근 상법개정안을 두고 일어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에 경실련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의 책임소재를 면밀히 따져 묻고 현재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동양그룹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의 현황과 운영실태를 자세히 살펴봤다. 조사 대상은 현재 동양그룹 중 상장계열사인 (주)동양,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동양생명 등 5개 계열사로 2012년 사업보고서 및 2013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첫째, 5개 계열사의 이사회 의안 273개 중에서 반대표결이 하나도 없었으며, 이로서 부결‧보류‧재심된 건수는 전혀 없었다. 또한 감사위원회 의안 68건 중에서도 감사위원의 반대표결이 한 것도 없었으며, 이 때문에 부결‧보류‧재심된 의안도 역시 전혀 없었다. 

 

 특히 동양증권의 경우, 일상적인 사업계획안 승인 이외에도 ‘이사 등 회사간 거래’ 안건 및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 승인’ 등 동양그룹의 부실화 과정을 목도하면서도 이와 관련한 단 한건의 부결이나 재심을 위한 반대표결이 없었다. (주)동양 또한 ‘회사채 발행의 건’, ‘이사 등 자기거래 승인의 건’ 들이 모두 원안통과되었다. 이 와중에 (주)동양의 경우 지난 2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한도액승인의 건’도 통과시켜, 이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이 대주주의 전횡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완전히 상실한 채 거수기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둘째, (주)동양,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는 모두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비율이 100%로 나타났다. 법정관리행을 피한 동양증권과 동양생명의 경우도 각각 감사위원 3명중 2명이 겸임하여 겸임비율이 66.6%에 달했다. 결국,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이 분리선출 되지 않고 겸임되면서,  감사위원회의 역할, 즉 이사회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 못했고, 이로서 기업의 부실화를 방지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전체 사외이사 21명 중 검찰 출신 2명, 법원 출신 4명, 금융당국 출신 3명 등 총 9명(43%)이 사정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감사위원 15명 중에도 검찰 출신 2명, 법원 출신 2명, 금융당국 출신 3명이 고스란히 겸임하여 총 7명(47%)이나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중 일부는 산업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세무조사 방패막이를 위해 선임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우며, 특히 검찰 및 법원 출신 사외이사, 감사위원은 현재 진행 중인 현재현 회장 등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넷째, 위와 같이 거수기 역할에 그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은 모두 23명으로 이들의 2012년 총 연봉 지급액은 13억 35백만원으로 1인당 5천8백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들은 동양그룹의 부실을 감추는 데 일조하거나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채,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회의를 통해 수천만원의 연봉을 수령한 셈으로, 이는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은 위와 같은 동양그룹내 지배구조, 특히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의 역할이 한계를 드러낸 원인은 대주주인 현재현 회장의 전횡 외에도 현행 상법개정안을 통해 보완하고자 하는 사외이사-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지배구조 개선안과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이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동양그룹 사태와 같은 문제의 재발을 막기위해서는 먼저, 감사위원을 분리 선출하도록 의무화하여 지배주주로부터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재계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가 도입되면 외국계 투기펀드 등의 경영권 장악으로 경영권이 위협받는다고 하나, 위 제도를 도입하지 않음으로 인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그대로 존치하자는 주장과 다름없다.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사외이사가 사내이사(경영진)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어야 하며, 2차적으로 감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이사를 견제‧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운용되는 모습은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이 대부분 동일하여 사내이사, 즉 경영진에 대한 견제 역할이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어들어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외이사와 분리하여 선출해야 한다. 또한 감사위원회가 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이사의 직무집행을 더욱 효과적으로 감독하려면 감사위원의 분리선출과 더불어 이들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과 집중투표제를 병행함으로써 대주주 및 경영진의 우호적 인사의 선임을 최소화하여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집행임원제도 도입으로 이사회의 업무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집행임원제도는 집행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권과 집행권을 위임받아 이를 결정⋅집행하고, 이사회는 집행임원의 이러한 결정 및 집행을 감독하는 시스템이다. 즉, 이사회에 집중된 업무집행권과 업무집행감독권을 제도적으로 분리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치이다. 이사회가 업무집행권과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권을 동시에 가지게 되면 결국은 자신이 행한 업무집행에 대해 자신이 감독하는 이른바 자기감독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현실 하에서는 엄정한 감독기능의 집행은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다중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는 1주 1표의 기업경영 민주화를 위해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 특히 재벌을 중심으로 가장 지적받고 있는 문제인 소유-지배 괴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재벌총수의 책임경영을 의무화해야 한다.

 경실련은 국회가 이와 같은 제도개선안을 담은 상법개정안을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경실련은 동양그룹 사태에서 나타난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해당 기업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대주주를 비호하기 위해 직책에 따른 책임을 방기하여 채권자와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온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게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

* 첨부_동양그룹 사외이사-감사위원 실태조사 보고서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