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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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릴레이인터뷰]여기 괜찮은 총각 있수다_신동엽 간사
경제정책팀 신동엽 간사 인터뷰
이 남자 심심하다. 분야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딱히 좋아하는 게 없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반지의 제왕’이란다. 음악적 취향은 차마 묻지 못했다. 대학로 인근에 거주하며 ‘낙산공원’ 한 바퀴 둘러보는 나들이 빼면 별다른 취미랄 것도 없다. 다만, 지금의 모습은 10대 후반에 이미 완성됐을 것이리라.
이 남자 삼삼하다. 다소 장황하고 고저장단이 없긴 하나, 사색이 깃든 화법을 구사한다. 솔직한 듯 단호하고, 담백한 듯 사려 깊다. 습관처럼 옹동그리는 입술과 차분한 눈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풍모의 초상은 사진보다 수묵화가 썩 잘 어울릴 것 같다.
정말이지 유명한 이름을 가진 남자, 경실련 경제정책팀의 신동엽 간사.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케 하는 1문1답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정. 경실련 생활을 어떤가?
신. 현재 경제정책팀에서 ‘재정/세제’와 ‘노동’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경제정책팀에 배치된 초반에는 ‘농업’과 ‘통상’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다른 팀원들과 업무를 분장하는 과정에서 변동이 있었다. 경제정책팀에서 보낸 시간이 석 달 조금 못 미쳤는데, 아직까지는 공부거리도 많고 일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 부산 참여연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부산과 서울, 참여연대와 경실련을 비교하자면?
신. 부산 참여연대에서는 지역의 현안 중심으로 늘 현장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그런데 경실련에서는 마치 ‘연구원’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미시적 현안에 집중해야하는 지역 시민운동과 거시적 정책을 다루는 중앙 시민운동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 참여연대와 경실련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정. 서울에서 객지생활은 어떤가?
신.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전에도 서울에서 거주하며 일했던 적이 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고, 대학생활 때도 자취를 해서 생활 자체는 익숙하다. 다만, 집에서 어머니가 지어주시는 밥과 연로하신 부모님 생각에 쓸쓸할 때가 있긴 하다.
정. 81년생이다. ‘1997’에 응답해보자면?
신. 그 당시 남다른 학창시절을 보낸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평범했다. 다만, 유년시절을 떠올리면 역사책과 신문을 즐겨 봤고, 시사 감수성에 일찍 눈뜬 것 같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혀를 끌끌 차기도 했고, 정치 분야 뉴스에도 관심 많았다.
정. 고리타분하다, 학창시절 이야기나 조금 더 들려 달라.
신. 공업고등학교에서 전자를 전공했다. 영남에는 전자회사 공장이 많아서 선배들은 취업도 곧 잘 했지만, 우리 세대는 IMF로 취업률이 뚝 떨어졌다. 결국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수능을 치렀고, 4년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때는 나름 ‘개천에서 용난’ 경우다.
정. 공업고등학교에서 전자를 전공했다니 의외다, 그런데 듣다보니 경제학도 좀 생뚱맞다.
신. 역시 IMF 때문이다. 도대체 ‘돈’이 뭔지 알고 싶었다. 입학할 때는 학부였지만, 동기생 중 유일하게 경제학을 택했다. 현상과 구조를 중심에 두고 담론이 펼쳐지는 정치경제학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런데 그 경제학과의 인연이 경실련 경제정책팀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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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 연애계획은?
신. 물론 있다.
정. 그런데 너무 태평하다, ‘솔로’의 절박함이 보이질 않는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뭔가?
신. 스스로 성향을 알고 있다. 적극적으로 구애하거나, 소개팅 주선을 부탁할 스타일은 아니다.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고, 많은 모습이 닮은 누군가를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정. 연예인으로 이상형을 표현하자면?
신. 최근에는 문채원이 좋더라.
정. 다른 질문, 곧 대선이다. 부산 민심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신. 예전과는 분명 다르다. 과거처럼 무조건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를 살릴 것이란 기대가 이명박 정권 5년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그 실망감이 새누리당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정. 그런데 지금의 부산 민심이 이명박 정부가 유린한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에 대한 재평가 때문이 아니라면, 결국 지역주의로 귀결되지 아닐까?
신. 그런 관점이라면 호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가 우리 지역을 잘 살게 해줄 것인가에 표를 던지는 것, 그 의도를 나무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부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 그 기대가 허구였음을 직접 경험한 지난 5년이 이번 대선에서는 표로 나타날 것이다. 
정. 만약 지금 힐링캠프에 출연한다면, 어떤 힐링을 주문하겠는가?
신. 내향적인 성격과 행동을 바꿔 주셨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활달한 사람으로 변신하고 싶다.
조금은 ‘올드’한 남자 신동엽. 짧지 않은 대화였지만 그와 함께한 시간이 결코 고리타분하거나 지루하지는 않았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금욕주의를 실천하고, 스스로 노력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맑게 생각하고, 중후하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여백과 진중함이 돋보인다. 제 아무리 스마트혁명의 시대라지만, 이런 고전의 매력 또한 인류의 자산 아니겠는가.
만나보니 신동엽, 괜찮은 남자다. 그와 함께 서울의 달빛 아래에서 낙산공원을 거닐 처자, 응답하라.

 글 | 정회성 (사)도시개혁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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