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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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릴레이인터뷰] 갈등의 시대, 새로운 시민운동의 개척

백두대간,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줄기. 우리나라의 등뼈와 같은 이곳은 산악인들의 종주산행욕구가 가장 많은 구간이다. 한해 1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종주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로인해 그만큼 자연훼손에 대한 논란도 가열차다.

 

현재 경실련 갈등해소센터(아래 갈등센터) 박한 간사의 ‘가장 의미있는 사업’이 ‘국립공원 내 백두대간 보전과 이용에 관한 갈등해소’ 사업이다. “입사 후 처음부터 시작한 업무가 백두대간 사업이에요. 저도 처음이고 협의체 구성원들도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 하는게 처음이어서 초반엔 적응하느라 힘들었습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환경부, 환경단체, 산악단체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끝없는 논의를 벌인 결과 지난 11월 ‘백두대간 마루금 비법정탐방로 산행을 둘러싼 갈등해소를 위한 합의문’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http://www.ccej.or.kr/index.php?document_srl=134492) “가치관에 관한 갈등은 잘 풀리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요. 백두대간을 개발할 것이냐, 보존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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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자로서가 아닌 순수한 개인의 백두대간에 관한 입장은 무엇일까. “일방적으로 막을 수도 없고,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행동할 수도 없는거 아니겠어요. 자연을 보존하는 한도에서 일정 정도의 허용은 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중간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너무 뻔한 대답이다. 그러나 입사 후 전임자를 이어 맡은 밀양 송전탑 문제를 조정하던 중 분신 사건이 일어난 것을 봤으니 조정자의 역할이 얼마나중요한지 감안하고 한 말이리라.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 분신에 대한 죄송함

 

“소장님께서 조정자 역할 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 중요성을 실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갈등이 증폭 되서 쌍방이 더 이상 말이 통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 내야만 하는 역할이니까요.” 국가와의 갈등으로 인해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회. 우리나라는 아직 각종 갈등이 전 사회적 문제로 커지는 경우가 많다. “당시 분향소에서 느꼈던 주민들의 엄숙하고도 분노를 절제하는 분위기가 무서울 정도”였다며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자신조차 책상에 앉아서 회의록만 풀었지 주민들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죠.”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 되지 않아 실무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경실련 사무실에 와보신 분들은 아시겠으나 갈등해소센터는 업무적으로나 위치상 굉장히 외로운 자리다. 흔히 말하는 운동부서와 다르고 4층의 구석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경실련에 와서 가장 큰 수확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거예요. 소장님께서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써주십니다. 게다가 이전까지는 많이 즐기지 않던 술자리를 경실련에 오면서 자주 참석해서 그런지 외로움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죠.”

 

술자리에 참석하는 이유가 꼭 술자리 자체가 좋아서만은 아니다. 우리는 책에서 알려주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을 술자리와 사람에게서 배우지 않았던가. “김삼수 부장님이 통일협회 회원사업 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차후 갈등센터도 회원사업을 해보고 싶어서요.” 집이 같은 방향이라 통일협회 술자리 후 항상 같이 집에 가시는 박순장 회장님께서도 은인으로 여길 정도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소통의 장을 확대 하는 숙의민주주의를 위해

 

경실련 갈등해소센터는 숙의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숙의민주주의란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 합의점을 찾고 소통의 장을 형성해 확대해가는 기법. “민주화의 진전과 시민의식의 성장으로 사람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사회에는 다양한 종류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갈등이 표면화 되고 다양해지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특히나 막대한 우리나라에서 비단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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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학자를 꿈꾸었으나, 자신이 꿈꾸던 학자의 모습을 더 이상 우리나라 현실에서 실천하기 어렵다”는 그의 말처럼 세상은 우리가 꿈꾸던 방향이 아닌 곳으로 가고 있다. 그만큼 사회를 바꾸려는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사실 제가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시민운동을 좋아하는 초보활동가죠. 부서도 적극적인 운동을 하는 부서가 아니고요. 다만 민중에 대한 소명의식이나 사명감은 있습니다. 이것은 저 뿐만 아니라 시민운동을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심리겠죠.” 어느 술자리에서 누군가 해주었던 “시민운동을 잘하려는 활동가가 되기보다는 시민운동을 좋아하는 활동가가 되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이왕이면 실질적인 성과도 내는 ‘잘하는 활동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인터뷰 전까지만 해도 운동부서라는 말에 필자조차도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길거리에 나가야만, 무엇인가를 비판해야만 시민운동가는 아니지 않나. 과거의 ‘운동’이라는 틀에 신입활동가들까지 갇혀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사회 갈등을 해결하고 좀더 소통이 잘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활동도 결국은 시민운동이 추구하는 공공선의 연장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박한 간사보다 조금 오래됐지만 역시 얼마 안 된 초보 활동가의 박한 간사 대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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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승섭 부동산감시팀 간사

 

※릴레이인터뷰는 인터뷰를 받은 상근활동가가 상대를 지목해 인터뷰하는 릴레이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재까지  권오인 부장 → 최희정 수습간사 → 김삼수 팀장 → 안세영 간사 → 최승섭 간사 → 박한 간사  의 순서로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