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활동가이야기] [릴레이인터뷰] “빚진 인생, 빚 갚으면서 살아야죠!” 박지호 간사

 

[릴레이인터뷰] “빚진 인생, 빚 갚으면서 살아야죠!”

소비자정의센터 박지호 간사

 

경실련의 일이라면 다른 부서 일이라도 솔선수범하고 회의시간에 남들이 ‘YES’를 할 때 혼자 ‘NO’를 외치는 뚜렷한 주관을 가진 박지호 간사. 때론 동네 형처럼 친근하게 대해 신입간사들이 빠른 시간내에 적응하는데 일조하는 박지호 간사에게 평소 궁금했던 점을 마구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계기로 경실련에서 활동하게 되었나?

 

A. 학부 전공이 정치외교였고 대학원에서는 한국정치를 전공했다. 석사까지 졸업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었다. 할 줄 아는 것은 연구나 공부였고, 분야는 한국의 정치와 사회에 제한됐다. 처음에는 잘하는(?) 것을 하고자 연구소에 들어갔다가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공존할 수 없다는 깨달음과 함께 패배를 맛보았다. 결국 하고 싶은 연구도 하고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시민단체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Q. 소비자정의센터 핵심사업인 GMO가 이슈화되면서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GMO는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나?

 

A.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성질을 바꾼 생물체이다. 현재 가장 큰 목표는 그 생물체로 만든 모든 식품에 표시를 하는 것이다. 바로 ‘GMO 완전표시제실행이다. GMO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표시는 되고 있지 않다.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표시제를 시행하는 것이 소비자정의센터의 당면 목표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소비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 투명한 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해 제품을 선택할 때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소비자정의센터의 최종 목표이다.

 

 

IMG_11061 copy.jpg

 

Q. 소비자정의센터의 새로운 아이템이 있으면 살짝 귀띔해달라.

 

A. 소비자기본법에도 나오지만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들이 있다. 그러한 행위들에 대해 엄벌할 수 있는 그리고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아이템들을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허위광고 등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정도의 정보를 전달하거나, 법의 허점을 이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걸 샅샅이 조사해 개선하고 싶다. GMO 표시제 역시 엄연한 표시제도가 있는데 기업들이 교묘히 빠져나가 제대로 시행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모두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 생각한다.

소비자를 위해서운동한다 말하지만 솔직히는 스스로를 위해 운동한다. 나 역시 소비자이기 때문에 나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것들에 대해 강하게 분노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 이러한 입장에서 접근하면 소비자정의센터의 모든 운동의 기준은 나 같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맞추어져 있다.

 

Q. 오늘 하루만 살 수 있다면 뭘 하면서 보내고 어떤 유언을 남기고 싶나?

 

A. 가족과 함께 할 것이다. 특별한 것보다 늦잠자서 가족들과 아점을 먹는다거나생각해보니 지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서 그런 사소한 것이 더욱 특별한 것 같다. 보기보다 소박하다(웃음).

유언을 특별히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빚을 다 못 갚고 가는 것 같아 누군가에게 갚아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경실련에 들어온 이유도 이 빚과 관련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상당히 많은 부분을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그러한 의식이 더욱 명확해진 탓도 있다. 운 좋게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태어났고, 운 좋게 80년대 이후에 태어났으며, 운 좋게 자유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은 누군가가 내게 만들어 준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빚이다. 그걸 갚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리 사회가 내 마음대로 될 순 없겠지만 누군가가 선사해준 운을, 그 빚을 다 갚고 싶다. 그래서 죽기 전에 빚을 다 갚지 못했다면 내 뒤의 누군가가 갚아주길 바랄 것이다.

 

Q. 어릴 적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A. 어렸을 때부터 배가 많이 아팠다. 명절 때 음식을 잔뜩 먹고 항상 배가 많이 아팠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복통이 너무 심해서 항상 자다가 부모님께 달려가 배 좀 문질러 달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운전을 하다가 배가 갑자기 아팠는데 그대로 놔두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거부하던 병원을 가게 되었다. 검사해보니 쓸개에 안 좋은 것들이 가득 차있었고 치료보다는 제거하는 편이 낫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바로 떼어 버렸다. 수술 이후 복통이 사라져 너무나 행복하고 편하다.

 

Q. 쓸개를 제거하고 쓸개 빠진 놈이 된 것인가?

 

A. 쓸개를 떼어낸 일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10위 안에 든다. 물론 지방분해 등을 잘 못해서 화장실을 자주 가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신경 안 쓴다 

 

IMG_11211 copy.jpg

 

Q. 가족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가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A. 어릴 때 부모님의 대한 기억은 희생이다. 막내라서 사랑을 정말 많이 받고 자랐다. 가정환경도 어렵지도 않았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자랐다. 이 또한 부모님께 빚을 진 것 같다. 그래서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도 항상 걱정해주시고 특히 우리 형은 내가 신발을 좋아하는 걸 알고 내가 현재 신고 다니는 대부분의 신발을 다 사줄 정도로 잘해준다.

가족은 나에게 언제나 비빌 언덕이다. 마마보이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너무 독립적으로 살고 싶지도 않고 부모님 치마폭에서 벗어나고픈 생각도 없다. 나중에 아내가 생겨도 똑같이 할 것이다. 가족과 항상 많은걸 함께하고 공유하고 싶다.

 

Q. 독서량이 많은 활동가로 유명한데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

 

A.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장편소설이라는 부담감을 버려라. 이 소설을 통해 다양성이란 것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전환점을 갖게 됐다. 물론 정외과를 나와서 이데올로기와 이상 등이 가족, 사랑같은 가치보다 상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치적인 해석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있어서 우리 행동을 규정하고 정의내리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는 데 그 존재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꼭 태백산맥을 다 읽어봤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경실련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 . . !

 

 

아메리카노가 생각난다. 처음 마셔보는 사람들에겐 그저 쓰기만 해서 왜 돈을 주고 이런 걸 사먹나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그 맛을 아는 사람들에겐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어 매일 돈을 주고 사먹게 된다. 그런 아메리카노 같은 사람.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뉠 것 같지만,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면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무한 매력이 존재하는 사람. 항상 유쾌하게 웃는 모습으로 경실련을 활보하며, 때론 진지하게 운동에 열정을 쏟아 붓는 그. 최연소 사무총장이 목표라 외치는 박지호 간사가 이 사회의 채무를 어떻게 갚아갈지 기대되며 하루 빨리 다 갚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글·사진 권태환 기획총무팀 간사


※릴레이인터뷰는 인터뷰를 받은 상근활동가가 상대를 지목해 인터뷰하는 릴레이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재까지 권오인 부장 → 최희정 수습간사 → 김삼수 팀장 → 안세영 간사 → 최승섭 간사 → 박한 간사 → 윤철한 국장 → 이연희 간사 → 남은경 팀장 → 이기웅 간사 → 윤순철 실장 → 정지영 간사 → 김상혁 간사 → 정회성 간사 → 신동엽 간사→ 김인선 간사 → 채준하 부장 → 김한기 국장→ 정의정 간사→권태환 간사→박지호 간사의 순서로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