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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무늬만 하천인 조경 사업, 이명박 시장은 왜 서둘러 강행하는가

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려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보다 장기적인 계획과 대책 수립 이후 사업에 착공해야


  4월 8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경실련 등 8개 단체가 참석한 “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 방식은 환경과 생명의 가치 복원이라는 원래의 복원 의도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교통문제, 주변 상인 문제, 주변지역 활용 방안 등 풀리지 않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어 참석자들은 서울시는 7월 착공을 연기하고 청계천 복원 사업에 있어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보다 충분한 준비와 면밀한 사업 계획을 수립한 이후에 공사에 착공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회를 맡은 오성규 환경정의시민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장기적인 계획 수립으로 새로운 도시 만들기에 성공한 미국의 맨하탄과 일본의 고베의 예를 들며 “청계천 복원도 주민들의 참여와 장기적인 계획으로 생명과 역사, 문화가 살아숨쉬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기자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와 도시재개발 및 교통 관점, 역사문화적 관점, 생태적 관점에서 본 청계천 복원의 바람직한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하였다.


초기 계획이 철저하지 않으면 국민 부담만 늘어나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은 “경부고속철도나 인천국제공항 건설에서도 보아왔듯이 국가사업에 있어 초기 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어있지 않으면 이후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었다”고 지적하면서 “서울시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될 청계천 복원 사업도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 아래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총장은 “복원 사업에 있어서 주변지역의 이해관계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보다 손쉬운 고밀도 개발 방식을 택하게 되어 난개발을 초래하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또한 신총장은 교통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청계고가 철거와 동시에 7월 1일부터 교통체계 개편을 한다고 하는데 교통체계 개편 이후 시민들이 갖게 될 부담 등을 고려한다면 교통체계개편에 따른 적응 기간을 두고 청계천 주변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교통 혼잡 등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마련한 뒤 고가를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신총장은 “좀더 체계적이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놓고 그 계획을 바탕으로 공사를 해야 결과적으로 공기도 단축시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시민적 갈등도 최소화시킬 수 있어서 7월 1일 착공하는 것 보다는 착공을 늦추는 것이 결과적으로 예산을 절약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시장의 역사 문화적 관점이 한심스럽다

  강찬석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은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 신호탄”이지만 과거 이명박 시장이 보여준 행태로 비추어보아 “청계천 복원 사업이 역사 문화적인 관점에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강위원장은 이명박 시장의 역사 문화적 관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서울시 의회가 이에 대한 예산을 배정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가치를 이유로 중명전 건물 인수를 포기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또한 강위원장은 청계천 복원 추진본부 단장인 모교수는 과거 테헤란로를 만들었던 사람이라면서 서울시의 청계천 지역에 대한 국제금융업무 지구 개발 등의 계획을 미루어보아 청계천도 테헤란로처럼 경제논리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위원장은 “청계천 복원 사업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에 전개되어야지 서울시가 자체사업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위원장은 서울시의 청계천 단면도를 가지고 나와 “현행 청계천 단면도에는 인도 폭이 2M로 되어있으나 이는 배수로를 포함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1.5M정도 밖에 안 돼서 세사람이 서있기에도 힘들 게 설계되어있다”고 지적하여 눈길을 끌었다.


청계천 유지 관리비만 연간 100억원

  이은희 서울여대 교수는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을 복원해서 자연형 하천으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하지만 “현재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사업은 환경 생태적인 관점과 거리가 먼 무늬만 하천인 조경 사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교수는 “현행 계획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은 수직 벽에 꽃 심는 정도로 조경에 불과한 것으로 동식물이 자생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자연 생태적인 공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자연형 하천이 수변과 녹지의 완충공간의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수직벽으로 설계되어있다”면서 “주변의 녹지를 더 많이 확보해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지도록 해야 주변 생태계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교수는 “청계천의 인위적 관리를 위해서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고 유지비가 연간 100억씩 드는 것이 과연 지속가능한 개발이냐”고 반문하며 “서울시가 지하수 함양, 빗물침투공간 확보, 녹지 확대 등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한 후 공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시민이 참여하는 생태, 문화, 역사 복원의 사업이 되어야 한다

  이어 김혜경 민노당 서울시지부장이 낭독한 지속가능한 청계천 복원을 촉구하는 100인 선언문에서 서울시에 요구한 사항은 아래와 같다.

첫째, 청계천 복원은 시민참여형 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청계천 복원은 생태, 문화, 역사 복원의 성격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착공에 앞서 청계천에 어울리는 주변지역의 재개발에 관한 시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청계천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계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착공시기 결정은 입찰결과에 대한 평가 및 시민합의 이후로 연기되어야 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서울시의 7월 착공을 연기시키기 위해 일반시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열린 토론회 개최, 청계천 복원의 실상을 알리는 집회 및 거리선전전, 100인 선언자를 중심으로 한 착공시기 조정 촉구 등 향후 적극적인 대응을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2003.4.8.) 

<취재 : 홍보팀 김미영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