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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정보통신] 미국 법원의 판결, 망중립성 원칙에 대한 부정 아니다
미국 법원의 판결, 망중립성 원칙에 대한 부정 아니다. 

–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규제권한에 대한 논란에 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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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미연방항소법원은 미 통신규제기관인 미연방통신위원회(FCC)와 통신사 버라이즌 간의 소송에서, 지난 2010년 망중립성 규제를 위해 미연방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오픈인터넷규칙(Open Internet Rule)이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하여 일부 국내보도에 의하면 미국에서 망중립성 원칙 자체가 부정된 것과 같이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 법원의 판결은 망중립성 원칙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
미 법원의 이번 판결은 망중립성 원칙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이 판결은 미연방통신위원회가 오픈인터넷규칙과 같은 사전규제를 버라이즌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할 수 없다는 내용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 통신규제 체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broadband provider)를 ‘공중통신사업자’(common carrier)가 아니라 ‘정보서비스’(information service) 제공자로 분류하였다. 공중통신사업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것처럼 엄격한 사전규제가 적용되는 반면, 정보서비스에 대해서는 무규제가 원칙이다. 이번 판결은 버라이즌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정보서비스’ 제공자이므로 미연방통신위원회가 오픈인터넷규칙의 사전규제를 부과하는 것은, 미 통신법이 정한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본 것에 불과하다.
위 판결에서 법원은 미연방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규제권한 자체는 인정하면서, 오픈인터넷규칙의 ‘투명성’ 규정, 즉 사업자로 하여금 네트워크 관리 관행, 성능, 계약 조건 등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미 통신법상 허용되는 권한으로 유효한 것으로 보았다. 
미국법과 한국 법은 다르다.
한국의 통신규제 체제는 미국과 다르다.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은 미국의 ‘공중통신사업자’와 유사한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되어 있으며, 사전규제의 대상이 된다. 즉, 한국의 망중립성 정책이 규제권한을 문제 삼은 미국의 판결에 영향을 받을 이유는 없다. 미국의 이번 판결로 한국에서도 마치 망중립성 원칙이 부정되고, 통신사의 트래픽 차별 행위가 정당성을 얻은 것처럼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이미 이런 규제권한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취지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 통신법은 망중립성 규제권한을 고민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망중립성 원칙의 중요 내용인 차별, 차단 금지 규정이 통신법에 있으므로 즉시 망중립성 원칙의 확립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는 2년간 우리 포럼의 요구였다. 
이번 판결로 인해 미국에서 오픈인터넷규칙이 무력화됨으로써, 미국에서 망중립성을 침해하는 사업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가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 효과도 미국 내에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포럼은, 미 법원의 이번 판결이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과 연대하여 망중립성 원칙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2014년 1월 23일


망중립성 이용자포럼
경실련, 경제민주화2030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인터넷주인찾기, 진보네트워크센터, 오픈넷, 참여연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함께하는 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