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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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민주주의의 후퇴를 경계한다

정치후퇴를 넘어 선거민주주의의 파괴로 가고 있는 현재의 정치상황에 대하여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권위주의 시대를 넘어 국민 참정권을 확보해냈던 1987년 민주화 항쟁의 결실이 20년을 맞는 지금 ‘선거’를 통한 민의의 표출이라는 민주주의 과정은 없고, 당리당략에 따른 ‘권력창출’의 결과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세력들만 존재하고 있을 뿐 ‘민의’는 없다.


민주주의는 ‘선거과정’이 그 핵심적 표현이다. 그리고 선거과정은 공정해야 한다.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는 사람과 조직은 선거를 통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지금의 정국에는 ‘국민’은 없고, 권력을 잡기위한 이해자들간의 거래와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우려스러운 언변들만 난무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 후퇴’를 넘어 ‘민주주의의 파괴’를 서슴지 않은 정치행위에 불과하며,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국민과 함께 해온 경실련은 ‘국민이 없는’ 작금의 정치 현실을 개탄하며 더 이상 선거민주주의 후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오늘 국민의 이름으로 위정자들에게 엄중 경고한다.


대통령은 정치인이기 보다 행정부 수장의 직분이 우선이며, 헌법을 수호해야할 의무를 지닌다.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대통령은 정치인이기 보다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이 최우선 목표인 행정부 수반의 역할을 우선시해야한다. 임기 말, 대통령은 4년 동안 추진했던 수많은 국가정책에 대한 성과와 남은 과제의 중․장기적 보완사항을 살펴보고 반성하여 보완해내는 시기이다. 이것이 국가 장래의 비전을 만들어내는 대통령의 당연한 직무이자 의무일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이러한 직무와 의무는 제쳐두고, 정치에 직접 나서서 대선과 총선의 정치 전략을 주도하고자 하는듯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이는 공정한 선거과정을 방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18일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문에서 다시금 언급하였듯이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이자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선거중립의 의무의 규정을 어겼음’의 결정을 받은 것만으로도 이미 대통령의 직분에 대한 역할이 재규정되고 강조되었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 선거에서의 중립을 유지하여 공정한 선거가 실시되도록 총괄 감독하는 의무에 충실해야한다. 특히, 대통령이 나서서 특정 정당의 집권의 부당성을 지적하거나 특정정당의 세력을 옹호하는 발언을 지속하는 것은 단순한 의견개진의 범위를 벗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적 행위로 밖에 비춰지지 않을 뿐이다.


대통령의 선거중립은 대통령 개인의 중립을 떠나 공무원 전체의 선거중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대통령이 선거에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임명한 장차관들의 선거중립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며, 있어서는 안 될 하위직 공무원들의 대선 캠프 줄서기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정당과 국회는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를 구현하는 책임정치를 실현하라.


현 대선정국은 책임정치가 사라진 정당의 이합집산과 의회의 역할을 망각한 국회의원들의 대선후보 줄서기가 난무하는 수준이다. 정당은 국민의 생활문제와 삶의 고민을 수렴하여 정책과 대안을 만들어 이를 구현하는 활동으로 정당 간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통해 ‘국민선택’을 받게 된다. 즉, 민주주의의 근간은 정부 운영의 결과를 선거를 통해 심판 받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특정 정당의 탈당행렬과 정당들 간의 이합집산은 국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사라지고 없다.


이는 국민의 선택에 대한 책임 회피용 탈당이며, 이후 정당정책에 대한 투표를 통한 평가를 훼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반성이나 국민에 대한 사과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탈당과 정치적 계산에 따른 이합집산이 보여주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은 국민의 이익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한 원칙 없는 뻔뻔한 정당 갈아타기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한국정치의 후퇴를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17대 국회의 활동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참을 수 없다. 17대 국회는 ‘정치흥정’, ‘운영파행’, ‘토론 없는 공방정치’ 등으로 기억될 뿐 ‘민생국회’, ‘일하는 국회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대선과정에 묻혀 국회의원의 직분에 충실하기보다 유력후보군 줄서기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한·미 FTA와 같은 국민의 이익을 위한 내용 점검이 필요한 사안을 비롯하여 계류법률안도 3천여 개에 이른다. 앞으로 남은 마지막 9월 정기국회마저 대선일정에 쫓기고, 당 후보군에 줄서고, 해쳐 모인 채 이익을 계산하느라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국회는 이제라도 ‘대선은 대선이고, 국회는 국회󰡑라는 균형 잡힌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국회의 한심한 행태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과반수이상의 의석을 주었던 국민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3년 만에 토막 정당이 되어버렸다. 이는 선택해 준 국민의 바람을 무시한 것으로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한나라당은 의원들의 유력후보군 줄서기와 후보 간 폭로식 검증공방은 정책검증은 없는 비방이 난무할 뿐이다. 현 정국에서 정당 간 정쟁이 국회의 정치과정을 주도하면서, 국민을 위한 민생 국회는 없고, 국회의 제도적 기능은 심히 훼손되고 있다.


이에 자기 파멸의 행태를 보이는 정당과 국민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 국회 파행의 책임은 현 국회의원들에게 있으며, 이는 내년 치러질 4월 총선거에서 국민들이 잊지 않을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이다.


이에 경실련은 대통령과 국회에 촉구한다. 


첫째, 대통령은 정부의 수장으로서 국가정책과 정부역할을 다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

둘째, 17대 국회는 정당 간 견제와 균형, 책임 있는 의회 활동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에 마지막까지 충실 하라.

셋째, 경실련은 권력 감시의 고유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이후 공정한 선거를 위한 민주주의 과정의 훼손에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이후 국민의 선택과정에서 반드시 묻게 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문의 : 시민입법국 02-3673-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