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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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창신 신부 검찰수사 중단해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정원 등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통합 특검 수용하고, 박창신 신부 검찰수사 중단해야

 

새누리당이 요구한대로 강창희 국회의장이 28일 국회선진화법에 명기된 필리버스터를 묵살하고,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29일부터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키로 했다.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운영을 모색해야 할 집권여당과 국회의장이 의회민주주의 핵심인 절차적 정의도 부정하는 행태에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9개월이 넘도록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 규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음이 검찰수사로 확인되면서 이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들과 기독교 목사, 조계종 스님들까지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의 발언에 대해 강경대응을 천명했고, 정치권과 사회단체들이 진보와 보수로 갈려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새누리당과 국회의장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날치기 강행 처리로 국정원 등 선거개입 사건과 더불어 정국은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경실련>은 엄중한 시국을 수습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고 있는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종북몰이’를 통해 이념대립을 조장하고,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유린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애써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극단적인 사회 분열을 조장하기 보다는 책임 있는 자세로 시국수습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조속히 국정원 등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특검을 수용하고 진상규명에 나서라.

 

국정원 댓글 121만건이 추가 발견된 이후 국민적으로 특검 도입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시국 수습 의지가 있다면 조속히 특검을 수용하여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새누리당 최고·중진의원들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의 특검 도입을 거부하고, 민주당이 제안한 ‘4인 협의체’도 사실상 무시했다. 새누리당은 특검 거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 채 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종교계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 요구를 ‘대선 불복’으로 매도하고 있을 뿐이다.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은 선거의 공정성을 치명적으로 훼손한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불법행위를 명백하게 규명하고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도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적극 나서서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새누리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이 여야를 넘어서 민주주의 자체에 손상을 입힌 사건임을 직시하고, 특검보다 더한 것을 수용해서라도 반드시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또 다시 불법적인 정치선거개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선거개입 의혹이 있는 모든 국가기관을 수사 대상으로 하고,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통합 특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재임시 사이버사령부 활동을 보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하여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만이 현 시국 수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둘째, 천주교 박창신 신부의 사법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천주교 사제들이 시국을 걱정하는 미사를 하게 된 근본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논란을 애써 외면하고 방치해왔던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에게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발언의 원인과 맥락, 배경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보다는 일부 발언 내용을 꼬투리 잡아 이념대립을 조장하고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행위에는 침묵하고, ‘대통령 퇴진’ 등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은 국면을 호도하려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사제의 미사를 통한 시국발언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다소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은 거친 표현은 교단과 국민들 스스로 판단에 맡겨야 한다. 대통령·총리 등 정부와 집권여당이 모두 나서 종북 척결을 운운하며 사제단과 신부 1인을 옥죄고,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성직자의 강론 발언을 단죄한다면 이는 종교 탄압적 행위이고, 비이성적 메카시즘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종북몰이’로 박창신 신부의 사법처리에 나선다면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또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과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더욱 거센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사제단을 억압하기 보다는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의지를 보이기를 촉구한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은 이념대립을 조장하지 말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

 

박 대통령 스스로 특검 도입과 관련하여 여야의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특검 수용 불가’의 입장을 설정해놓은 상태에서 새누리당이 특검을 수용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의 정당성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과정에서 나오는 것으로, 국가기관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엄정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 여당이 특검도입 논의조차 거부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천주교 사제들에 대한 강경대응 발언과 같이 직접 나서 이념대결을 조장하고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극단적인 사회 분열만 초래할 뿐임을 알아야 한다. 소모적인 정쟁은 가라앉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정치, 국민통합과 민생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따라서 불리한 사실을 덮기에 급급하여 정권의 부담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의 심각성과 정국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진실 규명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수사 초기부터 줄곧 외압과 수사방해를 일삼은 김기춘 비서실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남재준 국정원장을 경질해야 하여, 진상규명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