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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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 대통령, ‘근본문제’ 외면한 신년 기자회견

국정정상화·민생경제 안정 위한 ‘근본문제’ 외면
청와대 인적쇄신, 경제양극화 해소에 적극 나서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12일)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3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혔다. 국민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국정쇄신방안이 제시되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현 정부 2년 동안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현 시국과 경제양극화 문제 등에 대한 인식에서 국민들의 큰 괴리를 보여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경실련>은 그 동안 숱한 인사 참사와 경제 회복 등 국민이 체감할 만한 국정 성과가 없었던 상황에서 여전히 박 대통령이 불통과 소수 문고리 비선·측근에 의지하는 폐쇄적 국정 운영에 나서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금이라도 소통과 화합의 정치, 민주적 국정운영을 통한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청와대 비서진의 인적쇄신이 없는 집권3년차 국정운영 구상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정윤회-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일부 사람들의 비리와 이간질로 치부하고, 청와대 비서진의 인적쇄신을 비롯해 향후 청와대 공직기강 확립 및 운영 혁신 방안에 대해 매우 소극적이다. 오히려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보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김기춘 비서실장도 당면한 현안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감싸 안았다. 비선 실세 논란의 중심인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의 교체이유도 없다고 했다.

지난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놓고 벌어진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초유의 ‘항명사태’로 대통령의 리더십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음에도 박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여전히 안일하기만 하다. 박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국정 추진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항명 사태 후 김 민정수석이 7개월 동안 대통령 대면보고 한번 하지 못했고, ‘정윤회 동향’ 문건 사건 조사에서도 완전히 배제됐다는 주장 등은 또다시 청와대 비서진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낸 것으로 청와대 인적 쇄신에 대한 대대적 손질이 불가피함을 드러낸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인적쇄신 요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문제인식과 사태를 대하는 태도는 심히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이 밝힌 집권3년차 정국 구상은 인적 쇄신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박 대통령은 여론을 귀담아듣고 국정 정상화와 구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청와대 비서진의 적폐를 해소하고 ‘공직기강’을 바로잡는데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

둘째, 경제의 핵심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반복해서는 경제 활력을 이루기 어려우며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서민층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 △공공, 금융, 교육, 노동 등 4대 부문 개혁 △경제 역동성 회복 △내수확대 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올해는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는 해로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국가혁신을 위해 국력을 결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4대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를 통한 공공부문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및 정년연장·임금피크제 도입, 노동시장구조개선, 금융개혁,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내수확대를 위한 부동산시장 회복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양극화의 심화, 불균형 성장, 저성장 기조 등에 처해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여전히 모호한 창조경제를 주장하는가 하면 이전 정부가 추진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재정, 부동산 정책추진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단적으로 현재 경제의 핵심적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건전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극화 등 우리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민주화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비정규직 보호, 서민층 및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을 통해 이들의 실질적인 소득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개혁과 서민층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우리 경제가 선순환을 통한 건전한 경제성장 및 활력을 이룰 수 있다.

셋째, 기존입장 재확인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진정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대북정책에 있어 분단 70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통일준비위원회 중심의 범국민적·초당적 통일토대 마련,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 △대북 대화 촉구, △민간차원 대북지원협력을 통한 실질적 대화통로 마련, △광복70년 남북공동행사 등을 제안했다. 이번 신년기자회견은 지난 12월 27일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발표한 <새해 통일기반 구축에 관한 통준위 계획 발표문>과 별반 차이가 없는 기존입장 재확인 수준에 그쳤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밝혔고,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 중단할 수 있다’고 미국에 제안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카드를 내놓을지도 주목되었지만,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필요하면 누구든 만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북핵문제 등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5·24조치가 북 도발에 대한 보상관행을 수정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해제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북한에 대한 진정성 요구만큼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모습도 중요하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살려내고, 더 나은 결실을 얻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경제협력 방안과 정치적 구상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정부는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실질적이고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