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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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반값 아파트 반대’, 건설족에 답한다

홍종학 경실련 정책위원장 (경원대 경제학과)


감개가 무량하다. 1년 여전 필자는 8.31대책이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쟁취할 희망을 보았다고 소감을 피력하였다. (참조 : 2005년 9월 초 – 엉터리 8.31대책, 그러나 희망을 보았다.) 비록 다시 폭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지만 이제 누가 옳았고 누가 틀렸는지 명확히 밝혀졌음은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진실이 알려져서 그때 꿈꿨던 대책들이 여야 각 당에서 당론으로 채택되고 있는 현실이 마치 꿈속처럼 아련하게 느껴질 정도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 새로운 분양방식이 분양가를 낮출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분양방식 자체가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아니지만,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분양 등 새로운 분양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이것은 그간의 분양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존의 분양방식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던 세력과 이들을 옹호하던 정치권과 개발관료들에게는 영 못마땅한 일일 것이다.


비논리적인 트집을 잡고 나서는 그들의 속셈을 꿰뚫고 나아가야 한다. 국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 하자는데, 이렇게 반대하는 세력이 많다는 사실에 새삼 경계심이 든다.


대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분양 방식의 차이


홍준표 의원의 법안 발의는 반값아파트 논의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홍준표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오랜 세월 냉대를 받아온 법안이기에 관심을 끌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홍 의원은 정치적인 수사를 많이 동원하여 혼란을 자초한 감이 있다. 합리적 부동산 대책이 현실화되기 위해 이러한 혼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냉정하게 분석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대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의 특징은 주택을 구성하고 있는 대지와 건물을 분리해서 대지는 임대하고 건물은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분양 방식에 있다. 이때 대지의 임대료를 어떻게 받는가에 따라 월세나 전세가 가능할 것이다.


반면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분양 받은 후 매도할 때 공공기관에 우선 매도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 공공기관의 매수 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는가의 문제가 있지만, 일단 시세차익이 거의 없는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일종의 전세로 간주할 수 있다. 즉, 건설원가로 전세를 주되 본인이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전세형태로 볼 수 있다. 물론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와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아예 공공택지에서 전세로 아파트를 임대하는 방식이나 또는 월세로 임대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또는 전세와 월세로 혼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 때 입주자의 의사에 반해서 퇴거할 이유는 없으므로 일반 전월세와는 권리상 차이가 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매매나 전세가 모두 건설원가로 공급된다면 사실상 분양가격은 같아진다. 또한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전세나 월세는 사실상 지급방식의 차이이지 이자율을 고려하면 이론상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건설원가를 기준으로 매매를 하건 전세나 월세로 임대를 하건 가격이 바뀔 이유는 없다. 예를 들어 공공택지에서 다음과 같이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자.


이와 같은 상황에서 30평 아파트의 분양가는 1억8000만원이 된다. 이 경우 대지와 건물을 분리해서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이 아파트를 대지임대부 방식으로 분양하면, 분양가격은 평당 350만원이 되고 평당 대지 가격 250만원에 대해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 다시 30평 아파트의 경우 7500만원이 대지분 분양가격이 되고, 만약 6%의 이자율로 월세를 낸다면 연간 450만원 또는 매월 37만5000원을 내야한다. 즉, 최초 분양대금으로 건물분 1억500만원을 지불하고, 매월 37만5000원을 내야하는 것이다.


분양가 불변의 법칙


대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을 최초로 제기한 홍준표 의원 측은 아마 이 월세 수준을 높다고 생각했는지, 대지가격 250만원 중에서 150만원을 최초 분양가격에 덧붙이고, 나머지 100만원에 대해서만 월세를 내는 것으로 계산한다.


이 경우 최초 분양대금은 1억5000만원이 되고 월세는 대지비용 3000만원의 6% 이자율로 계산한 15만원이 된다. 홍 의원 측은 최초 분양대금이 평당 500만원에 불과하므로, 현재의 분양가격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고 반값아파트라고 부르고, 또한 월세도 15만원 정도의 실비에 공급할 수 있으므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따져보면 최종 아파트 가격이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며, 또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분양방식 때문이 아니다. 아파트 가격이 평당 600만원이 되는 것은 건축비를 350만원, 대지비를 250만원 따졌기 때문이지 대지임대부 방식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홍 의원 측은 원 토지비용을 1000만원으로 추산한 후 용적률을 400%로 올려서 대지비를 250만원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이것은 원 토지비용에 따른 것일 뿐이다.


환매조건부 분양의 경우에도 월세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또는 모기지론을 이용해서 대출을 받은 후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분양제도에 따라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고, 새로운 방식의 도입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은 넓어지겠지만, 이 모든 방식의 궁극적인 분양가격이 바뀌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서 분양제도의 변경은 분양가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수학공식과 같다. 그래서 필자는 이를 ‘분양가 불변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대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전세형 임대주택


아래에서 대지임대부, 환매조건부 분양방식과 전세형 임대주택 방식을 서로 비교해 본다. 환매 조건부 분양방식은 전세형 임대방식과 매우 유사하므로 임대의 경우는 전세형을 중심으로 비교한다.









대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전세형 임대주택


























































구분


대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전세형 임대주택


소유권


건물만


건물, 대지 모두


없음


분양가


동일


동일


동일


시세차익 환수


토지분 만


환매가에 의존


발생하지 않음


정책집행 용이성


상대적으로 복잡


상대적 용이


용이


관리 용이성


용이


매수기관 설립필요


임대 관리기관 필요


정부의 초기 자금 소요


대지비 필요


없음


없음


입주자 재산세 부담


건물분 만


건물+대지 분


없음


집단 민원 가능성


재건축시 발생가능


환매가격관련


없음


분양자 입주여부


불확실
(홍준표안에서는 제한없음)


불확실
(민노당과 열린우리당안에
포함 논의중)


의무
(재임대 허용가능)


중요한 과제


임대료 산정


환매가격 선정


전세가격 하락시 대처방법


ⓒ 오마이뉴스 고정미


새로운 분양제도의 목표를 최초 분양자의 시세차익 환수와 공공주택에서의 투기수익 제거로 전제할 때, 대지임대부 방식보다는 환매조건부 방식이 더 우월하다. 대지임대부 방식은 새로운 방식의 논의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나 시세차익의 환수 측면에서 다소 한계가 있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 대지임대부 주택이나 대지의 소유권이 있는 주택이나 그 가격 상승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이러한 분양방식이 집값안정 효과에 있어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주택을 소유하던 과거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환매조건부 방식은 쉽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 시세차익 환수가 철저히 억제되고 향후에도 정부가 주택가격에 대해 통제수단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 실제로 환매요구를 관리할 정부기관이 필요하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한국적 상황에서 환매가격과 관련하여 집단민원이 발생했을 때 이것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원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문제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처음에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여 해결할 수 있다.


전세형 임대의 경우 환매조건부와 매우 유사하다. 다만 소유권이 없다는 것인데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재산세를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대신 일반 전세와는 달리 집주인의 사정에 따라 이사해야 하는 걱정이 없기 때문에, 일반 전세가격보다 비싸더라도 충분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다만 미래에 전세가격이 하락했을 때 그 차이를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만 해결된다면 현재로서 최선의 대책으로 보인다.


아무튼 어떠한 방식이든 모두 현실성이 있다. 현재의 방식보다 모두 우월하다. 부작용을 사전에 대비하기만 하면 큰 문제없이 현실화시킬 수 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실행되고 있는데, 안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새로운 분양방식은 분양가 인하를 유도한다


새로운 분양방식이 분양가를 낮출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분양방식 자체가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아니지만,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홍의원 측이 평당 건축비를 350만원으로 잡았다는 사실이다. 반면 판교의 경우 건축비로 550만원 이상을 잡고 있다. 실제로 대분의 전문가들이 350만원이면 훌륭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평당 200만원 이상 분양가격이 낮아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홍 의원 측은 건축비에서 평당 200만원 정도 낮추고 대지비에서 용적률을 높여서 대지비를 낮췄기 때문에 분양가가 낮아진 것이다.


경실련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지비와 건축비가 과다책정되어 있다고 주장해 왔고, 공영개발 방식을 통해 분양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토지공사는 토지비에서 막대한 차익을 올리고, 건교부와 주공은 원가연동제하에서 표준건축비를 올리고, 중대형의 경우에는 강제차등점수제에 의한 입찰이라는 기상천외한 입찰방식을 도입하여 건축비를 올린 것이다. 따라서 토지공사의 원가로 대지를 공급하고, 건축은 감리를 강화하는 대신 최저가 입찰제를 강력하게 추진하면 분양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분양가를 낮추자는 주장에 대해 개발관료들은 최초 분양자에게 개발이익이 모두 돌아간다며 반대해 왔다. 이제 새로운 분양방식은 이러한 반론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다.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건설사들과 그들을 옹호해온 개발관료들이 새로운 분양방식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개발관료들은 그동안 로또를 방지한다며 분양가를 높이는 전략을 쓰며 그동안 분양가를 낮추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새로운 분양방식이 채택되면 이제 그들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들은 그런 의향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하고 있다. 이 점이 이런 새로운 방식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된다.


국유지가 없어 안된다는 주장의 오류


주택공사가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대지임대부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건축비나 토지비를 절감하겠다는 대책을 포함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앞에서 지적한대로 기본적인 아파트 원가를 내리려는 노력없이 대지임대부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생색내기 용이다. 주택공사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국유지가 부족해서 안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공공택지의 토지비용은 토지보상가가 높기는 하지만 아직 낮은 수준이다. 공공택지에서 토지공사의 이익을 없애 원가에 공급하고, 특히 상업용지와 업무용지는 시가로 매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다시 전용한다면 현재의 제도하에서도 충분히 반값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공공택지에서 싼 값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으며 그것은 국유지의 소유 여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생각해보라. 판교 신도시가 국유지에 건설되었는가? 검단신도시가 국유지에 건설되는가? 그런데도 마치 국유지가 없어서 새로운 분양 방식을 도입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그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 심지어 이 방식을 위해서 정부가 재정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크게 잘못되었다. 임대수익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금융기법을 도입하면 충분히 금융시장내에서 소화시킬 수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그들이 바로 건설족이다.


비중이 낮아서 의미가 없다는 주장의 오류


싱가포르와는 달리 대지임대부로 공급하는 아파트의 공급물량이 작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역시 현실을 오도하고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의 분양 아파트가 많으면 효과가 크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공공택지의 분양분만으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싱가폴 HDB 아파트-원가를 낮추기 위해 선택사양을 없앴다. ⓒ 이봉렬


세계적인 거품의 권위자 로버트 쉴러 교수에 따르면, 거품은 세 가지 기대심리에 의해 지속된다. 첫째, 앞으로도 계속 가격이 오르리라는 기대심리, 둘째,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기대심리, 셋째, 지금 집을 사지 못하면 영원히 집을 사지 못하리라는 기대심리다. 새로운 주택의 공급은 세번째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지난 서너 달간의 집값 폭등은 판교와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로 인해 촉발된 측면이 크다. 불안감을 느낀 서민들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겠다고 몰린 탓이 크다. 새로운 방식의 주택공급은 이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즉, 쉴러의 거품조장 기대심리중에서 세 번째 기대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이다. 따라서 저렴한 주택 공급의 목적이 명확하게 있고 이를 위해 반드시 분양가를 인하해야 한다.


물론 새로운 분양방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세 번째 심리만 대처하기 때문에 첫 번째, 두 번째 가격 상승의 기대심리를 잡을 수 있는 보완책이 병행될 때만이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 몇 가지 보완책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택지의 주택은 반드시 실입주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판교와 같이 또다시 투기꾼들에게 주택이 돌아가도록 해서는 효과가 없다.


둘째, 실수요자에게만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제도를 병행하여 가격 상승의 기대심리를 잡아야 한다.


셋째, 무엇보다 정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국민을 속인 관료들을 그대로 둔 채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는가?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