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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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송 3사의 밤 시간대 토크쇼프로그램 모니터보고서

Ⅰ. 서론


토크쇼는 은은한 조명과 편안한 의자, 진행자와 출연자간의 솔직한 ‘세상사는 이야기’와 잔잔한 웃음으로 연상되는 프로그램이다. 그 정수는 역시 진행자의 감칠맛 나는 말 재담이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토크쇼는 하루를 정리하면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는 밤 시간대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인기를 누려왔다. 진행자와 초대손님이 풀어내는 ‘살아가는 이야기’들은 시청자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제공해 주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어 방송사마다 나름대로 열의를 쏟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시청자들도 암암리에 토크쇼의 진행자는 어느 정도의 해박한 지식과 위트 있는 말재간을 갖춘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현업 방송인이라면 분야가 무엇이던지 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진행하고픈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방송3사의 밤 시간대 토크쇼는 이전의 모습과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로 청․장년층을 주 시청대상으로 삼아 ‘편안한 밤’의 이미지를 주고자 했던 것이 10대로부터 20대 취향을 적극 수용하면서 다른 시간대의 프로그램과 거의 맞먹는 ‘호화스러움’과 ‘떠들썩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본 회는 각 방송사의 대표적인 토크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변화의 긍정적․부정적인 측면을 분석하고 본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분석기간과 분석대상의 주요 내용


(1) 분석기간 : 98넌 7월 13일(월) ~ 27일(월)


(2) 분석대상


서세원쇼 (KBS)
김국진, 김용만의 21세기위원회 (MBC)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SBS)


Ⅲ. 분석내용


(1) 인격비하, 잡담일색의 말잔치   – 반말, 고함, 성적․인격적 비하 발언 넘쳐나 –


  ▶ 21세기 위원회


  > “이야기 하니까 조용히 좀 해줘.” (김흥국을 가리키며) “당신!”<김용만> 
  > “당신이라니 이사람아!” (소리를 지르며) “결혼하면 다 당신인가?”<김흥국> 
  > “결혼하고 더 건방져졌어”<김국진> 
  > “당신 애 있어?”<김흥국> 
  > “어린 것이 말이야.”(홍록기에게 손가락질하며) “안되겠네, 이거.”<이경규>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는 말투와 내용이다. 시청자뿐만 아니라 출연자 간의 예의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당신’이라는 거의 반말에 가까운 대화를 방송에서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김국진과 김용만의 경우 대화의 80~90% 가까이가 장난, 반말, 고함, 야유로 이루어져 있다.


▶ 서세원 쇼


  > “예쁜 여자들은 다 케익 좋아한다고 그래. 속이 니글거리면서도.”(박소현에게)<서세원>  
  > 프로그램이 끝나면 나가서 별을 보고 싶다는 밴드멤버(장호일)에게  “웃기고 앉았네요”


<서세원>  식의 인격모독에 가까운 대화도 상당부분이다. 특히 MBC의 『21세기 위원회』 ‘토크감별사’로 표영호의 경우 듣는 이가 민망할 정도로 함부로 말을 막 해댄다.


▶ 21세기 위원회 
  > 김흥국의 토크를 평하며 김흥국의 흥자를 따서 콧방귀를 뀌듯 “흥”으로 마무리함 
  > 매번 이지메의 대상이 되었던 홍록기의 “저 좋은 평좀 해주세요”라는 요청에 숫자 ‘5804’를 써서  가슴에다 대라고 “앞으로 계속 대들면 수감시켜 버리겠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장면 뿐만 아니라 농도 짙은 성적 묘사와 성적비하의 대화도 빈번하다.


▶ 21세기 위원회 
  > 바캉스에 함께 가고픈 여자 연예인 1위는 누구냐?는 질문에 “김혜수씨는 볼게 많고 볼륨있고…”<김흥국> 
  > 바캉스에 가는 것보다 부모님께 손주를 안겨드리는 것이 효도라는 이야기에 
    “ 당신이 갖다가와. 나는 집에서 효도할테니.”<김용만> 
    “ 효도 너무 오래하지 말어” <김국진>


진행자의 자질은 토크쇼가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그러나 위에서 보듯이 기본적인 대화법, 예절조차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시청자들은 이런 비상식적인 대화와 잡담에 순간순간 짜증을 느낀다. 또한 해박해야 할 진행자의 지식이 상식수준의 대화에서조차 빈곤(?)함을 보이는 경우 시청자들은 비웃음과 함께 채널을 돌리게 될 것이다. 혹시 ‘그들만의 대화’와 ‘함께 나누고 싶은 대화’를 구분하는 법과 최소한의 상식조차 세대로 알지 못하는 진행자가 과분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2) 어수선한 분위기    – 빈수레가 요란하다 –


상당히 시끄럽다. 많은 진행자, 많은 출연자, 많은 코너, 왠만한 가요 프로그램과 맞먹는 밴드규모. 여기에 요즘은 방청객도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기획된 의도인 듯하지만)


> 이승연의 말에 동의를 표하거나 출연자의 행동에 오버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야유를 보내며 반응하는 방청객 <세이세이세이>


> 요리시간에 여대생이 나와서 “신혼살림 같아요”라고 하자 진행자들이 큰소리로 “불꺼, 불꺼”하는 장면 <21세기 위원회>



『이승연의 세이, 세이, 세이』의 보조 진행자인 차승원은 주 진행자인 이승연의 말을 막고 나서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 놓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21세기 위원회』는 누구라고 말할 것 없이 출연자 대다수가 대화도중 갑작스럽게 말을 막고 나서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이삼고 있어 시청자들은 줄곳 정신없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정돈되지 않은 대화와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의 프로그램이 ‘쫑’을 알릴 때까지도 그 상태이다.


(3) 연관성 없는 코너 구성    – 한 코너만 뜨면 된다 –


  『21세기 위원회-칭찬합시다』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경규가 간다’와 마찬가지로 사회으 오염되지 않은 한 부분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찾아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전파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아름다운 사회만들기’에 기여하는 코너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전반부의 ‘홍보쇼 정보특위’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더군다나 ‘홍보쇼 정보특위’는 일관성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청자에게 유익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자료화면의 선정성, 연관성 없는 화면구성, 엉뚱한 퀴즈제공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동문서답식 진행으로 ‘감각적이고 웃기는’ 역할만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 바캉스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면서 자료화면을 반라의 여인과 선정적이고 감각적인 수영복 화면으로 메꾸고 있었으며 특히 ‘바캉스 베이비’ 문제를 다루면서 콘돔을 크게 부풀리는 장면, 콘돔이 쏟아지는 과정, 모자만큼 큰 콘돔 등의 화면을 다양하게 보여주어 그 저의 가 의심됨. <21세기 위원회(13일분)>


> 썬텐은 의학적으로 백해무익하다고 하면서도 “썬텐에 가장 효과적인 수영복 색깔은?”이라는 문제를 퀴즈로 냄. <21세기 위원회(20일분)>


  『서세원쇼』의 경우도 ‘공부합시다’와 ‘고마운 아내에게’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여자! 여자! 여자!’의 경우는 이야기 소재가 에피소드 혹은 실수담으로 이루어져 있어 낮은 수준의 대화에 머무르고 있으며 출연자가 진행자의 말재간에 이리저리 놀림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는 있으나 ‘공부합시다’는 일관된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인기가 있을 것 같은 아이템이라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관계없이 무조건 배치하는 제작 관행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타 방송사의 ‘버라이어티 토크쇼’와 전혀 차별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


Ⅳ. 제언


1. 쇼의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를 제외하고 두 쇼는 성격이 불분명하다. 『21세기 위원회』의 경우 제작진은 제작의도를 I(imformation), M(morality), F(fun)이라는 세 마리 토끼 전부에 두고 잇다. 그러나 현재는 ‘칭찬합시다’를 통한 morality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시사․교양․다큐․캠페인 등의 버라이어티 쇼를 지향한다면 시간대를 바꾸어야 한다. 하루를 정리하는 밤 시간에 자칫 소란스럽기 쉬운 버라이어티 쇼를 지향한다면 시간대를 바꾸어야 한다. 하루를 정리하는 밤 시간에 자칫 소란스럽기 쉬운 버라이어티 쇼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양한 모든 방면에 다 욕심을 갖기 보다는 ‘어디에도 없는 토크쇼’, ‘차별화된 토크쇼’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제작진의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2.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자질 문제를 재검토하여야 한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의 경우 시청자들은 진행자의 말재간이나 진행기술에 감탄하기보다는 의상에 더 감탄(?)한다. 11시라는 늦은 밤 시간대는 어른을 위한 방송시간대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시청자의 계층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열린 시간이다. 나이 지긋한 어른이나 청소년이 보기에 민망한 옷차림으로 인한 신체의 노출은 삼가야 한다. 대화도 평소 친분이 있는 연예인이 초대가 되면 거의 사적인 대화 – 가벼운 잡담, 둘만 맞장구를 칠 수 있는 이야기 – 가 주를 이룬다.


  『21세기 위원회』는 진행자의 자질을 검토한 결과 아나운서 투입(정은아 아나운서)을 결정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워낙 말장난이 심한 두 명의 진행자는 거의 방송용 언어와 일상언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서세원쇼』의 경우도 거의 모든 출연자가 진행자의 ‘밥’이 되고 있다.


  토크쇼의 진행자는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올바른 언어사용, 적절한 목소리 톤의 조절 등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이 있으나 거의 모든 면에서 진행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고 있다. (아니면 작가가 진행자보다 더 자유스러운 사람이던지.) 세 프로그램이 모두 진행자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자세에 관한 교육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개개인의 인기가 방송이 모든 요소를 충족해 주는 것은 아니다.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의 인기는 당연하나 인길ㄹ 중심으로 사고해서 적합하지 않은 자리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으 배치하는 것은 결국 시청자들의 질좋은 방송에 대한 욕구에 반하는 것이다.


  또한 불필요한 출연자를 출연시켜 허수아비로 만들거나 인신 공격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제작태도 또한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1998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