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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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보건복지 공약 4년 성적표, A등급 0개…空約우려 D등급 5개
200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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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를 통한 사회복지를 강조해 온 참여정부가 출범 당시 제시했던 ‘복지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2006년 2분기 현재 참여정부 보건복지 분야 27대 핵심 공약의 이행 상황은 완료 12개, 정상 진행 중 14개, 부진 1개다”면서 “분기별 목표를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동아일보는 함께 검증해 보기로 했다. 경실련 전문가 그룹은 각 공약을 A(목표 달성 또는 사업 성과 높음), B(목표 미달성이나 사업 성과 인정), C(사업추진이 더딤), D(사업 매우 부진 또는 목표 달성 불가능) 등 네 등급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A등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농어촌복지특별법 제정’ 등 복지부가 달성했다고 주장한 공약들도 실효성이 적어 B 또는 C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B, C등급은 각각 11개였고 D를 받은 공약도 5개나 됐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제시한 일부 공약이 슬그머니 핵심공약에서 사라진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 의지 부족이 문제”=최근 식품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식품안전기본법 제정’이란 공약의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법 제정을 둘러싸고 복지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의 잡음이 적지 않다. 이 공약은 ‘정권 차원의 법 제정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D등급을 받았다.


‘건강보험 재정 국고지원 및 보험료율의 단계적 현실화’ 공약은 ‘정부가 재정 악화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고 담뱃값과 보험료 인상만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는 이유로 D등급이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을 기대하고 각종 건강보험 수혜 폭을 넓혔다가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성분명 처방제 도입’은 의사들의 반발 때문에 복지부가 도입에 소극적인 점, ‘필수 예방접종 무상 실시’ 공약은 예산도 확보하지 않고 ‘말로만 내 건’ 사업이란 점,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은 관련 당사자들의 합의를 정부가 조율하고 있지 않은 점 때문에 D등급을 받았다.


▽“불투명한 공약 많다”=11개 공약이 C등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참여정부 기간 이내에 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복지부가 완료했다고 밝힌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기능 확대’ 공약은 식품안전처 신설로 자동 이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식품안전처가 ‘식품행정’ 기능만 맡고 단속권은 농림부와 해양부가 가질 경우 결과적으로 새 부처만 늘어나는 꼴이라는 이유로 경실련은 C를 줬다.


‘5대 암 검진 전 국민 실시’ 공약은 ‘전 국민을 상대로 기만한 공약’이란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당초 2007년부터 이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미루고 있다. 실제 암 검진을 하려면 한 사람당 수십만 원의 비급여비가 소요된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는 아직 성과는 없지만 정부의 노력이 인정돼 당초 D등급에서 C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


▽사라진 공약들=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보건복지 분야 공약으로 제시된 공약 가운데 일부가 핵심공약 리스트에서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노 대통령은 ‘안전성이 입증된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 공약과 ‘민간에 보건법인의 개념을 적용한 공익성 제고’ 공약을 제시했지만 현재는 거의 논의되고 있지 않다. ‘수요자 중심으로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공약 또한 진행되지 않았다. 경실련은 ‘중도 하차’한 이들 3대 공약에 대해 D등급을 줬다.


경실련 사회정책국 김태현 국장은 “많은 공약이 대선 당시의 공약과 차이가 있었다”면서 “무수하게 많은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된 뒤 공약의 실체가 사라지거나 공염불에 머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김상훈 기자 / 이유종 기자)


▼공약 분석에 참여한 전문가 명단


김진수 연세대 교수, 허준수 숭실대 교수, 남현주 대구가톨릭대 교수, 배화숙 부산가톨릭대 교수(이상 사회복지 분야·모두 사회복지학과 소속)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 김철환 인제대학원대 보건경영학과 교수,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이상 보건의료 분야) 김태현 경실련 사회정책국장


[문의 : 사회정책국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