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보건의료] 보험업계는 얄팍한 상술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

지난 10.30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에 법정본인부담금을 보장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보험협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방침이 시행될 경우 국민의료비 증가는 물론 중․서민층의 의료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보험업계의 성명에서 그동안 극한적인 이윤에만 몰두하여 왔던 보험업계가 자신들의 행태에 반성은커녕 진실을 은폐하고 돈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선동하는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민영의료보험의 시장규모는 약 10조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으며,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GDP규모로 볼 때 1.4%에 해당하는 규모로서 프랑스의 0.4%, 영국의 0.2%에 비해 지나치게 시장이 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확대된 시장규모와 달리 민영의료보험은 많은 문제점을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지급율을 보면, 2003년 생보사의 경우 지급율이 62.1%로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70~80% 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가입자로부터 많이 거두어들이고 적게 지급하였다는 반증으로 보험회사들이 지나치게 폭리를 취했다는 것을 의미하다. 상품구성에서도 발생빈도가 높은 질환을 보장 항목에서 제외하거나 적은 보험금 지급하는 수법으로 가입자를 현혹하는 일은 이미 잘 알려진 고전적인 방식이다. 이외에도 유사시술의 제한적 인정, 지나치게 까다로운 지급요건, 계약초기 기간의 과다삭감, 저가 보험상품 남발 등 민간의료보험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보험업계은 이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나 제도개선 약속 없이 2천만 민간의료보험 가입자의 선량한 대변자인 양 국민피해 운운하는 행태에 분노한다.


재경부에 묻는다.


재경부는 그동안 보험산업 육성이란 미명하에 가입자의 보호보다는 보험업계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과대광고, 상품갈아타기, 미끼상품 끼워넣기, 얄팍한 보험상품 구성, 질보다는 마케팅에만 의존하는 판매전략 등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그야말로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방치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 재경부에 민간의료보험의 감독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이라도 재경부는 민간의료보험을 이 지경까지 만든 책임에 대해 솔직히 잘못을 시인하고 민간의료보험 관리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다.


보험업계에 묻는다.


어떤 근거로 민영보험에 대한 시장규제가 서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늘리고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민영의료보험의 시장확대가 오히려 의료이용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해왔다. 국민의 상당수는 아직도 몇 푼의 건강보험료도 부담할 수 없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의료보험은 철저하게 부담에 비례하여 혜택이 주어지는 사적 보험이다. 당연히 좋은 상품을 구매하는 고소득계층에 의료접근성을 향상시켜 의료이용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논리는 상식에 속하는 것이다. 온갖 방법으로 의료 취약계층에게 보험가입의 장벽을 들이대던 보험업계가 마치 서민의 의료양극화 해소를 위해 앞장서는 것 같이 주장하는 것은 너무 궁색한 논리이다.


다시 한번 보험업계에 묻는다. 지금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문제는 보험업계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는 스스로 자정을 결의하고 개선방안을 내 놓는 일이 순서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국민을 협박하고 궤변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오로지 탐욕과 집단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온갖 감언이설로 가입만 시켜 놓고 보험사고가 발생할 시에는 툭하면 법적 소송으로 협박하던 그동안의 횡포를 반성하고 진심으로 제도개혁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10.24일 확정한 의료선진화위원회의 결정에도 분명히 반대한다. 의료선진화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간의 역할설정에서 비급여 중심의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제도를 활성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비급여제도는 지금 당장 건강보험 재정여건 때문에 급여를 하지 못하고 있을 뿐 향후 재정여력에 따라 건강보험에서 보장해 주어야 하는 영역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 비급여를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민간의료보험 영역은 정액형을 중심으로 소득손실, 간병, 이송, 사치성 의료와 신의료기술 등으로 제한하여야 하며, 따라서 선진화위원회의 비급여 중심의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은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민간의료보험은 성장만 있었지 합리적 규제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정부는 즉각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합리적 규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민간보험이 서민층을 볼모로 재벌보험회사의 이윤창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도외시하여서는 안 된다. 민간의료보험이 최소한 국민 의료의 한 영역에서 제대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적 규제를 강화하여야 한다.


보험협회도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한 영역으로서 역할과 책무가 있음을 직시하고 자정을 결의하고 제도개선에 동참하여야 한다. 정부 역시 국민의 건강권의 일부를 재벌보험회사의 이윤의 몫으로 넘겨줄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성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민간의료보험의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국민과 소비자의 이익에 반대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노동건강연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독청년의료인회, 서울YMCA시민중계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전국연구전문노조보사연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의료생협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광주지역보건계열 대학생협의회), 부산의료연대회의(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부산본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무상의료운동본부)


[문의 : 사회정책국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