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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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복지부에 의약분업 제도 발전을 위한 의·약·시·정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1. 2000년 8월 시작한 의약분업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나고 있다. 의약분업은 진료와 처방은 의사에게, 조제와 투약은 약사에게 담당하는 직능의 전문성을 제고하여 의약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약품 오남용을 없애고자 한 지극히 당위적인 제도였음에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고 있다.

 

2.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6일 국회에서는 의약분업 시행10년을 평가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경실련과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공동주최하여 의약분업 당시의 정책목표와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제도 전반에 대해 평가하고 소비자, 의료기관, 약국 등의 역할 변화와 이후 개선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의 입장에서 제도적 발전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의약계, 시민단체, 학계, 정부 등이 모두 참여한 이날 토론회는 기존 각 직역의 입장과 주장만 되풀이 됐던 의약분업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의약분업 제도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대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3. 이번 토론회에서는 의약분업 시행 10년이 지났음에도 의사와 약사 등 직능간의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의약분업 제도 도입 초기 의료대란을 겪으면서 정부가 원칙 없이 이해집단의 주장을 적당한 타협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국민의 입장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채 불안전한 제도로 출발했던데 기인한다. 문제는 의약분업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국민의 입장에서 이를 접근하여 평가하지 못하고 소모적인 논란의 대상으로만 인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민의 시각에서 의약분업 시행10년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의약분업 제도의 발전과 방안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이에 경실련은 복지부가 의약분업 제도점검과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의약분업 도입시 참여했던 의료, 약업, 시민, 정부 각 주체가 모두 참여하여 실질적이고 책임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약분업 제도 발전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하며, 복지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를 구체화시켜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4. 경실련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의약분업이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국민 편익과 권리보장 등 국민입장에서 그 의미를 알아보며 발전적 개선책을 제시함과 아울러서 현행 공급자중심의 의․약서비스 공급체계를 소비자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재평가 촉구의 계기로 삼고자 했다는 점을 밝힌다. 이에 경실련은 토론회에서 제시한 평가의 주요내용과 제도발전을 위한 개선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며 사회적 협의체 구성의 배경과 근거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보건의료 시스템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시행된 의약분업으로 인해 국민의 알권리는 향상된 측면이 있고, 항생제 사용의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가지는 반면, 의료비와 약제비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악화와 기관분업에 따른 국민의 불편 등 부정적 측면도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각계각층의 의약분업에 대한 평가가 다르고 이후 개선과제들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공통적으로 의약분업이라는 정책을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이의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앞으로 의약분업 발전을 위해서는 남은 숙제 또한 산적하다는 것과 논의만 무성한 것이 아닌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자리가 됐다.

 

의약분업의 효과
의약분업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약분업이후 외래환자 방문이 증가하는 등 의료기관 이용이 증가했으며, 의료기관 외래방문증가, 처방료와 조제료 신설, 수가인상 등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지출도 함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항생제 처방율은 감소해 사회전체의 항생제 사용량은 의약분업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의약분업이후 방문당 투약일수는 증가했는데, 이는 의료기관 및 약국 이중방문에 따른 환자 불편을 고려해 투약일수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진료행태가 변화된 것으로 판단되고, 만성질환의 경우 지속적 방문당 투약일수 증가는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투약일당 약품비가 증가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의약품 선호현상이 나타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의약분업 실시이후의 만족도
의약분업 실시 이후 만족도는 국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이는 병원에서 약국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불편과 약 구입을 위해 여러 약국을 방문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불편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실시로 인해 환자가 받는 의약서비스의 내용인 처방전이 최초로 공개가 되어 의사가 진료한 후 투약할 약품의 명칭 외에도 환자의 인적사항, 질병분류기호, 처방의사 인적사항, 처방의약품의 명칭, 투약량 등의 의약정보가 담긴 처방전을 발행하도록 해 환자의 알권리 신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의약분업 시행에 의한 명암
다음으로 의약분업 시행으로 인한 긍정적 측면을 살펴볼 수 있다.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는 처방전 없이 구입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약물의 오남용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게 되었고, 항생제 및 주사제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확대, 의사의 처방공개로 환자의 알권리 신장, 국민들이 제도 운영 주체의 하나라는 인식 확대 등 의사와 약사의 역할 변화를 통해 환자에게 보다 나은 의약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부정적 측면으로는 임의조제가 금지된 이후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이 증가했으나 의료기관에서 고가약 처방이 줄지 않고 과잉투약의 문제가 많아졌다. 의약품 리베이트가 횡행하면서 약품비가 크게 증가했고, 의사에게는 의료수가 인상, 약사에게는 약국관리료, 기본조제기술료, 복약지도료, 조제료, 의약품관리료 등 새로운 수가를 인정해 주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약국으로의 이동불편과 처방전 발급에서 약 조제까지 절차가 복잡하고 이용시간의 증가로 불편을 호소했고, 분업이후 약품비 적정화 방안 추진이 잘 실행되지 않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과 의약분업을 통한 국민의 권익과 알권리 확대수준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미흡한 점이 지적됐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의약분업의 명암을 조명해 볼 수 있지만 의약분업을 계기로 의약품 분류를 체계화하였고, 의사의 처방, 약사의 조제라는 질서를 갖춤으로써 의약품 처방행태를 모니터링 하여 의약품 사용을 적정화하는 약제급여적정성 평가를 시행할 수 있었으며, 금기약물 처방과 중복처방을 방지하기 위한 의약품사용평가사업(DUR) 등을 실시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의약분업은 의약관련 다른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선진화된 의약관리체계의 기반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음은 틀림없다.

 

이후 의약분업의 개선방향
의약분업제도의 성공적인 운영과 국민건강을 위한 제도 도입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보완대책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데 먼저 국민의 진정한 알권리 확대와 충족을 위해 처방전 2매 발행과 조제내역서 발행을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국민 편의성 확보와 접근성 향상을 위한 일반의약품 판매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안전성이 검증된 일부 일반의약품의 경우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 국민 불편 감소와 기본적인 약에 대한 접근성 제고 및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약품 분류 및 재분류 체계의 개선이 있어야 하며, 기등재 목록정비사업 재추진 등 약가제도 및 의약품 유통에 대한 개선과 의약분업 예외약국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의약분업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대해 공감하면서 약국 조제수가 문제점과 진료비 증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약국 조제료가 약국의 부당이득을 수가에 반영하고 있고, 현재 조제료가 이미 원가보전률을 상회했을 가능성이 높아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현재 조제료 수준이 외국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높낮음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의약분업 개선방안으로 의료계는 현재의 기관분업이 아닌 직능분업 전환과 선택분업 확대를 촉구했으나 직능분업은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아닌 의사가 약의 선택권을 가지게 되어 의약분업의 본래 취지인 약물 오남용 감소라는 목적에서 멀어지고 여건도 성숙돼 있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5. 복지부에 의약분업 발전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제안한다.

이번 토론회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과 과제를 명확히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장이었다. 아울러 국회와 시민단체가 나서서 의약분업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한 셈이다. 이러한 공론의 장을 통해 공통적으로 의약분업 제도를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개선시켜나가야 한다는데 동일한 입장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다시한번 각계의 주장이 여전히 다르다는 것과 이후 개선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하다는 것이 분명히 확인된 자리였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의약분업을 그동안 직역간 이익에 의한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의약분업 발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책임있는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시민단체 또는 직능단체의 요구에 뒷짐만 지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몫이자 책임임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 이에 경실련은 복지부가 적극 나서서 의약분업 발전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본 협의체는 의료계, 약업계, 전문가, 시민단체, 정부 등 각계의 책임있는 주체가 참여해 직역의 이익을 떠나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의약분업 발전을 위한 개선과제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기구로 구성돼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 정책과 제도의 주권자이고 소비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더 나은 의약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 마련과 의약체계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논의와 결정과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복지부는 의약분업 발전논의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의약분업 도입시 참여했던 의료, 약업, 시민, 정부 각 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의약분업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