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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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부실시공과 지역경제 위축은 최저가낙찰제 반대의 핑계일뿐”





현재 공공공사중 300억 이상공사에만 적용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가 내년부터는 100억이상 모든 공공공사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최저가낙찰제란 정부가 정한 예정가를 입찰에 붙여 예정가격 이하로서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에게 공사를 낙찰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정치권, 학계 등 거의 모든 관련 분야사람들이 시행 유보를 주장하고있다. 15개 건설단체는 건설노동자 12만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현재 위축된 건설업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그중 거의 유일하게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경실련)은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은 최저가 낙찰제는 근로자 임금, 부실시공, 덤핑 입찰, 지역경제 위축과 관계가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근로자 임금은 하청업체가 지급하는데 하청업체는 이미 지난 몇십년간 철저한 최저가 낙찰의 경쟁속에 수주를 해왔다는 이야기다. 흔히들 이야기 하는 낙수효과는 최근 대기업들의 행동을 보더라고 큰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어보인다. 또한 부실시공과 덤핑입찰은 감리와 보증을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고, 지역경제위축은 지역의 유지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 일뿐 노동자와 지역경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최저가 낙찰제는 이미 지난 1999년 IMF당시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십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건설업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서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은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김헌동 위원과의 일문일답. 

요즘 최저가 낙찰제 100억 확대를 연기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압력이 거세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저가는 처음부터 똑같은 이유로 미루고 미뤄왔기에 또 연기할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지금 토건 업계가 더욱 세차게 몰아붙이는 것 같다. 박재완 재정경제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최저가 낙찰제를 끈질기제 주장했기에 지금이 가장 큰 위기라고 볼 것이다. 지금만 넘기면 대선이고 정권이 바뀌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최소 5년은 보장되는 것이다. 

최저가 낙찰제는 과거 정권에서 대형건설사, 중견업체, 정부, 시민단체가 함께 모여 일정합의를 한 것이다. 그러나 01년과 04년 단 두번 약속이 지켜졌고 07년에 갑자기 계획에도 없던 300억이라는 타협점이 생긴 것이다. 건설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이명박 정부는 아직 전혀 발전이 없는데 토건 대통령이 있을때 최소한 한가지는 잘했다고 바꿔야 하지 않겠나.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위원 

얼마전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가 낙찰제 확대를 유보한다는 결의안이 통과했다. 상임위도 아니고 본회의 만장일치 통과다. 

업계가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기에 강하게 로비를 할 것이다. 많은 국민과 주요 언론이 최저가 낙찰제 확대에 큰 관심이 없는 것도 주요 문제다. 막상 전화해 보면 무슨 문제인지도 모르고 찬성을 하는 등 잘못된 모습을 보인 의원들이 많다. 안타까운 국내 정치의 현실이다. 

“지역경제가 아니라 지역유지들의 경제를 걱정하는 것”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주장하는 근거는 중소업체와 노동자가 말라죽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른수건 짜기'라는 말도 들린다. 원도급업체가 최저가낙찰제로 인해 적은 금액에 수주하면 하도급업체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들도 돈을 덜 받지 않을까?

건설업계가 힘든건 아파트가 안팔려서 그런것이지 최저가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마른 수건을 짜고 있고 더짜봐야 나올게 없다. 내가 건설업계에 20년을 있었다. 어느 원청건설회사든 전문건설업체에게 하청을 줄때는 무조건 최저가낙찰제를 사용한다. 최저가라고 해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더 이상 깎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역에서 유지로 군림하며 거저 먹던 업체는 남겨먹을 것이 줄어든다. 모든공사가 최저가가 되면 지역의 이런 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영업을 할 이유가 없다. 시공도 하지 않고 모두 하청을 주는데 남는게없는 하청을 준다면 그들이 뭐하러 하려고 하겠나. 

그들이 결국 영업을 하지 않는 다면 그것이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지역의 유지든 어떻든 돈을 받는 사람은 그 지역에 살며 일용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노동자들을 걱정하면 정부가 노임단가를 20% 올리라는 것이다. 공공공사 하청을 전부 원청대비 90%로 주게 강제하라.

입찰제도 하나만 바뀐다고 해서 끝나는게 아니다. 그 회사들이 기존 실적이 있지 않나? 우리나라는 실적가지고 공사를 딴다. 기존 유지들이 주주로서 경영을 포기할지는 몰라도 회사가 문을 닫거나 하지는 않는다. 파산한 동아건설도 과거 실적이 있기에 수년후에 프리미엄이 붙어 6천억원에 팔리는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지역 유지 업체들은 그동안의 실적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 인수해서 운영 할 것이다. 수주도 못하는 페이퍼 컴퍼니는 당연히 문을 닫아야 한다. 실제적으로 일하는 하청업체나 노동자들은 큰 변화가 없다. 

그동안 지역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사람들의 기득권이 끊겨서 다른 업역으로 바꿔야지 언제까지 건설업하면서 지역공사로 거져먹고 부귀를 누릴 것인가. 그게 무슨 지역경제 활성화냐. 지역유지 일가 돈잔치다. 

그럼 부실시공문제는 어떻게할 것인가? 수주가격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값싼 인력(외국인), 값싼 원자재를 쓰려고 하지 않겠는가? 원가를 줄일수 있는 방법은 저 두가지 밖에 없는데 저런 상황은 부실공사 가능성이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처음에 최저가 낙찰제 확대를 반대할 때는 부실공사가 생길것이라고 겁을 줬다. 최근에는 부실공사 핑계는 논리가 깨져서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유효한 논리로 사용된다. 

(설계가 완벽하다면)부실은 공사를 딴 이후에 생기는 것이다. 이걸 막으려면 공사현장에 감리가 더 많이 상주하면서 감시하면 된다. 최저가가 되면 국가는 돈이 더 남으니까 감리를 직접 더 고용해서 부실을 막자고 하는데 업체들은 그것도 싫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익이 적어지는데 시어머니가 와서 감시를 하니까 싫어하는 것이다. 

 “덤핑과 부실시공은 이행보증과 감리강화를 통해 충분히 보완가능하다”

덤핑문제도 있다. 손해가 나더라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금을 굴려야 회사가 돌아가니까 저가에 수주받아서 결국 회사가 망하고 공사가 중단되거나 부실할꺼라는 우려도 있는데? 

덤핑이 걱정되면 미국처럼 계약 보증을 100-200%를 받으면 된다. 지금은 고작 10-20%만 보증선다. 만약 업체가 부도가 나거나 자금이 부족해서 공사가 중단되면 보증을 선 기관이 수행하면 된다. 그런데 이건 또 보증 수수료가 많다고 싫어한다. 둘다 건설업자 입장에서서는 싫은 것이다. 무조건 돈만 많이 달라고 한다. 

미국처럼 보증을 강화하고 감리도 까다롭게 해야 한다. 정주영 명예회장과 이명박 대통령처럼 건설하면 때돈번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건설업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 지방의 중소업체는 한사람이 10개씩 가지고 있다.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부인, 처남 등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다. 공사를 따면 모두 하청주고 몇십억을 남겨먹을 수 있으니까… 

감리와 보증을 강화하면 실력이 없는 회사, 부실한 회사는 자연스럽계 퇴출된다. 지금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적격심사 자체도 필요없어진다. 낙찰율이 낮은 경우 계약금액의 200%에 계약이행 보증을 받아오게 하고 낙찰율이 높으면 보증은 좀 낮추고 하는 식으로 하면된다. 회사의 능력이나 자본력을 검토하고 한계에 도달하면 보증을 안 설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통제가 되게하면 된다. 

현재 최저가는 정부 예정가격에 비해 60%-70%정도에 낙찰을 받고 있다. 예정가를 공사원가에 근접하게 산출한다면 최저가를 시행하지 않아도 건설업체들의 불로소득을 줄일수 있지 않겠는가? 

실적공사비가 반영되고 예정가격이 10년 넘게 내려왔다지만 여전히 제자리다. 업계는 예정가가 너무 낮다고 난리를 치지만 그사람들은 항상 그런다. 1000억 대형공사를 최저가로 하면 500-600억에 낙찰받아 간다. 그런데 이후 예정가를 산출할 때 이런 실적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실적공사비가 예정가에 반영되는 비율은 10%내외이기 때문이다. 철근가공이나 거푸집만 감안되지 운반비, 터널공사 등 품이 과다하게 부풀려진 공사는 다 빠져있다. 

예정가가 합리적으로 편성되어 아무리 최저가라고 해도 80-90%에 낙찰되면 모를까 지금은 예정가가 높아서 먹을 것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차려놓은 회사를 문닫기 싫은 것이다. 

건설업의 문제를 지적할때마다 경실련에서는 대안으로 직접시공을 주장한다. 직접시공이 정확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직접시공에 집착하는 것인가?

공공 공사에 한해서 낙찰받은 원청업체가 최소한 51%는 직접공사를 담당하게 해야 한다. 지금은 거의 대부분을 하청주고 자신들은 관리만 한다. 이게 무슨 건설업체냐. 미국은 낙찰받은 회사가 51%를 무조건 직접 공사해야 한다. 직접시공을 하지 않으면 15% 관리비와 계약서 상의 이윤만 보장한다. 

섬성물산, 현대건설이 중장비 기사나 목수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야 목수도 양성하고 노동시장이 안정화 되지 않겠나. 지금처럼 하나도 직접시공을 안한다면 건설회사가 아니라 브로커다. 지금 삼성물산, 현대건설은 브로커다. 부대입찰을 부활시키거나 직접시공을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페이퍼 컴퍼니가 없어지고 건설업계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될 것이다. 

 박재완 기재부 장관.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참고)부대 입찰제도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응찰할 때 반드시 중소하청업체에 줄 하도급 내용을 함께 기재토록 하는 제도이다. 일종의 중소건설업체 보호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사후적으로 금액만 맞추면 돼 형식적으로 운용돼 왔다. 정부는 이를 감안 1993년 8월부터 100억 원 이상인 공공(公共)는 아예 입찰서에 하도급할 부분과 업체·금액 등을 기재토록 의무화시켰다. 중도에 하도급 업체나 금액을 변경할 때는 발주처의 승인을 받게 했다. 그러나 입찰 때부터 하도급 금액을 적게 기재하는 '덤핑전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저가 확대 반대 진영에서는 최고가치(최적가치) 낙찰제를 대안으로 말하는데 이게 무슨 방식인가. 국내에는 이미 기술제안 방식이 있는데 이것과 비슷한 것 아닌가?

이걸 하려면 건설을 담당하는 공무원을 다없애고 미국식 CM(Construction Management(건설사업관리))을 해야 한다. 4대강처럼 생애주기는 커녕 개획대로 하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나라에서 무슨 생애주기를 말하며 최고가치를 들먹이는 건가. 단지 용어가 좋아서 가져온 것이다. BEST VALUE가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기술제안형 방식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 제도(대안)는 워낙 문제가 많아 폐기 직전에 있는 제도다. “최고가치는 원안에 대비해 LCC(life cycle cost, 생애주기비용)를 낮추기 위해 제안하는 건데 이게 대안과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면 아주 장황하게 설명한다. 왜그렇게 설명을 못하냐고 하면 한번 해보자고만 한다. 

“직접시공을 통해 브로커가 아닌 건설사를 키워내자”

그럼 한번 해보면 되지 않나? 모든 제도는 시도를 해봐야 더 나은 제도가 생기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직접시공도 하지 않는 브로커들인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최고가치 공법을 제안할 능력이 되겠나? 더군다나 우리는 디자인과 시공을 분리시켜서 턴키조차도 설계회사에 청탁한 설계로 경쟁해 낙찰받는 방식인데 무슨 자기들이 더 좋은 가치를 생성한다는 말인가. 필요하면 설계경쟁을 시키면 된다. 최저가든 턴키든 대안이든 설계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민간 설계사가 한다. 설계공모를 해서 발주자가 제일 좋은 설계를 확보한 후에 가격 경쟁으로 낙찰하면 되는 것이다. 

난 국내 최초의 턴키공사인 지하철 6,7호선을 담당했었다.  당시에는 가격점수가 60점 설계가 30점이었다. 그러니까 낙찰율이 50%대에 됐다. 이게 바로 엄밀한 가격경쟁이, 최고가치다. 최고가치는 똑같은 물건일때 값이 싸야 최고가치 아닌가. 가격의 비중을 잔뜩 낮춰서 담합하는게 지금의 턴키제도다. 턴키는 설계와 시공을 다해야 한다. 나한테 맡기면 최고의 공사를 할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한테 모든 권한을 주고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이 있나? 세계적인 기술자가 나올수 없는 나라다. 설계와 시공을 같이 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든 사람이 한명도 없는데 어떻게 최고가 나올수 있나. 지금 다른 나라에서 하는 이야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 우리 건설업은 이미 너무 삐뚤어졌다. 그렇게 하려면 겸업을 허용해야 한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미래를 보고 해야지 지금처럼 하면 웃기는 것이다. 

건설업 자체의 구조를 바꾸자는 말인가?

10억이상은 무조건 최저가로 해야 조금씩 변화가 오고 발전이 있다. 건설에 대한 기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당신이 생각을 해보자. 10억정도 예산을 잡고 내집을 짓는데 설계를 좋은 곳에 맡겨 최고 설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이상의 능력있고 경험있는 사람중에 가장 싸게하는 사람이 만드는게 정상 아닌가. 싼 업자가 불안하면 보증을 세우면 되고… 매우 상식적인걸 굉장히 어렵게 이야기 하며 헷갈리게 하는게 지금 대한민국 건설이다. 

한편, 국토해양위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최저가낙찰제의 대상범위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최고가치낙찰제 도입등을 담고 있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22일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