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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분양 ‘예정’ 가격을 공개해야
200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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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직무유기’ 지적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건설업계,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이 반대하는 핵심논리는 ‘기업비밀’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다른 상품 중 어떤 상품이 원가를 공개하느냐”며 “분양원가 공개는 기업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반시장주의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한마디로 분양원가 공개의 본질을 왜곡하는 ‘억지논리’라고 반박한다. 시민단체에서 공개를 주장하는 ‘원가’는 실제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하는 ‘완성원가’가 아니라 ‘예정가격’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완성된 아파트를 보지 못하고 계약을 맺어야 하는 후분양제 아래서 토지비, 건축비의 주요공종별 단가, 이윤 등 주요 아파트 관련 정보를 계약단계에서 제공해 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⑤ 아파트 분양원가공개 <관련기사> 

* 분양가 폭등 뒤에 자치단체 있다
* 수도권 기초단체장 10명 중 7명 “분양원가 공개”
* 당선되면 ‘나 몰라라’ … 공개 약속 지자체장 26명 중 14명만 찬성 유지
* “시장자율 앞세운 폭리 통제 당연”  분양가 가이드라인 이끈 성무용 천안시장
* 분양 ‘예정’ 가격 공개해야… ‘기업비밀’ 운운은 억지 논리
* “더 이상 헛공약 말아야” – 분양원가 공개 찬성 국회의원 인터뷰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들이 약속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 연체금 및 지체상금을 부담하는 것처럼 건설사가 계약과 다르게 낮은 품질과 재료를 사용해 주택을 제공했을 경우 변상 또는 하자 보수 등의 책임을 지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분양 ‘예정’원가는 지금도 공개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내는 감리자 모집 공고에는 16개 항목의 ‘총사업비 산출 총괄표’와 48개 항목의 ‘공종별 총공사비 구성현황표’가 첨부돼 있다. 감리비 책정을 위한 것이다. 업무가 늘어난다는 기업의 반대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 건설업자들이 주택사업 승인신청을 위해 광역단체장에게 제출하는 ‘주택건설사업 승인신청서’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기 위해 지자체장에게 제출하는 ‘입주자모집공고안’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기업비밀’ 논리가 억지라는 근거다.

최근 판교 분양시 이대엽 성남시장이 자신의 승인권을 이용해 평당 분양가를 60여만원 낮춘 것이나, 천안시 성무용 시장이 분양가 상한선을 정해놓고 기준을 초과할 경우 아예 승인을 안해주는 것도 이같은 제도를 이용한 것이다.

심지어 법원도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 잇따라 공개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 2월 서울고법특별8부는 ooo주공아파트 입주자 11명이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행정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공개하라’는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는 그동안 원가공개요구에 대해 민원과다로 인한 업무수행 어려움, 영업기밀유출 등의 이유로 시민단체 및 입주자들의 요구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이날 판결은 주공의 비공개 사유보다 소비자의 알권리와 공공사업의 투명성 확보가 더 중요함을 확인해준 사례였다.

 


아파트원가공개 관련 소송 현황.

 

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이 뿐 아니라 2000년 이후 7차례 유사한 판결이 내려진 뒤였다. <표 참조> 시민단체들은 “부동산 투기 척결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어불성설에 그치는 현 정부가 과연 부동산 거품을 뺄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정치권과 중앙·지방정부에서도 이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분양원가 공개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강동석 건교부 장관도 지난 2004년 2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집값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굳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총선 직후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고, 결국 벌고 못벌고 하는 것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지 시장을 인정한다면 원가공개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모든 논의를 뒤짚었다.

총선 직전 여러 언론사의 설문조사에서 최고 80%의 시민이 지지했던 사안이데도 여권과 대통령은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원가공개를 거부했다. 당연히 분양원가 공개를 의무화하는 입법안은 정치권에서는 심각하게 논의되는 내용이 되지 않고 있다.

지방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법원에서 분양원가 공개가 지자체장의 ‘행정재량권’이라고 판결했던 내용이지만, 지자체 장들은 이 권한을 이용하려 하지 않고 있다. 서울 상암 7단지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성무용 천안시장, 이대엽 성남시장은 전국 2백60여 지자체 장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윤순철 국장은 “정치권이 권력을 잡는대는 사력을 다하지만 결국 서민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분양원가 공개는 소비자 보호의 최소한의 장치인 만큼 공공택지를 공급받는 아파트의 분양원가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의신문 이재환·정영일 기자

⑤ 아파트 분양원가공개 <관련기사> 

* 분양가 폭등 뒤에 자치단체 있다
* 수도권 기초단체장 10명 중 7명 “분양원가 공개”
* 당선되면 ‘나 몰라라’ … 공개 약속 지자체장 26명 중 14명만 찬성 유지
* “시장자율 앞세운 폭리 통제 당연”  분양가 가이드라인 이끈 성무용 천안시장
* 분양 ‘예정’ 가격 공개해야… ‘기업비밀’ 운운은 억지 논리
* “더 이상 헛공약 말아야” – 분양원가 공개 찬성 국회의원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