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공공사업] 불법 다단계 하도급 갈등, ‘사회갈등 수용한계 넘었다’

 

원청사 도급단가 ‘후려치기’에 ‘피멍’드는 우량업체
건설비리, 노사갈등, 건설산업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이어져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하고 있다.’ 한 국책연구원이 건설산업 실태를 묘사하며 사용한 문구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속에서 무자격 부실업체들이 난립하고, 오히려 수주경쟁에 밀린 우량건설업체들이 고사직전의 상황에 몰리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경실련-시민의 신문 공동기획> (4) 불법 다단계 하도급 갈등 ‘폭발 직전’ 

* 원청사 도급단가 ‘후려치기’에 ‘피멍’드는 우량업체
* 7단계까지 불법 하도급 ‘심각’ – 공사비 누수 등 문제
* 건설현장 불법사례 비일비재 – 일괄하도급, 이중계약서, 저가하도급…
* 위장직영 막는 것이 최우선 – 4대보험 가비 확인 등 방안 강구해야
* “직접시공제 도입해야” – 노사정이 노동 비용 분담하고 최저가낙찰제 확대해야

 

전문가들은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가 후려치기’가 불법 하도급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공사를 실제 담당하는 건설업체에게 돌아가는 실시공비가 낮아짐에 따라 그 파장이 노사갈등과 부실시공, 건설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 비리 34% 입찰 집중

 

행·의정감시 전남연대는 지난 4일 기획예산처 주최로 열린 ‘예산낭비 대응포럼’에서 전남 완도군의 모 선착장 공사예산이 3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치며 당초 9천만원에서 23억원으로 늘었고, 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해 지자체와 건설업체간의 유착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원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지자체별 수의계약 실태’에 따르면, 2001년 1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수해복구공사 내역 2천건을 조사한 결과 21.9%(4백37건)가 도급과정에서 수의계약 사유가 없는데도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입찰단계에 건설비리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신문>이 경실련과 공동으로 조사해 지난 5일 발표한 건설 단계별 부패발생 비율을 보면 문민정부 출범이후 발생한 건설비리 5백10건 중 입찰 단계에서 발생한 비리는 전체의 34.4%, 175건이었다.

뇌물액수 역시 건당 2억3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매 하도급 단계마다 공사비의 5~10%가 뇌물로 사용된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다. 발주와 수주를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비리가 개입될 여지가 많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하도급 구조가 온전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건설산업에 퍼주는 돈은 입찰브로커들에게 갈뿐 서민들에게는 전혀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라며 “이런 상황속에서는 여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지역건설 살리기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 “노사갈등 한계 넘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첨예한 노사갈등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 점거농성은 참여정부 이후 단일사건 최다 구속자 기록을 남기며 끝났지만, 정작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이 여진만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울산 플랜트 노조원들이 76일동안 파업을 벌여 49명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덤프연대와 화물연대, 레미콘 연대 등 건설관련 노조들도 해마다 거의 비슷한 내용의 요구조건을 걸며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통계를 통해서도 이같은 내용은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996년에는 전체 노사분규 중 54%가 3백인 이상에서 진행된 반면, 2004년에는 전체의 71%가 3백인 이하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아직 교섭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지역노조나 초기업단위 노사관계는 갈등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울산건설플랜트 노조, 포항건설 노조와 같은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인 화물·덤프연대 중심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사분규의 주된 원인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다. 지난 2004년 노동부에 접수된 체불임금은 3만6천여건으로 2003년 2만8천여건에 비해 8천여건이 늘어났다. 업종별 종사자 대비 체불임금 발생현황도 건설업은 매년 1위를 달리고 있다. 임금관련 이슈가 파업의 중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임금체불 중 대다수가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발생된다. 단병호 의원이 지난해 건교부와 건설산업연맹에 접수된 제불임금 7백86건을 분석한 결과 하도급 과정에서 발생한 체불이 5백76건으로 전체의 73.28%를 차지했을 정도다.

윤순철 경실련 국장은 “하도급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이미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조속히 건설산업의 근본적 문제인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경쟁력도 해마다 낮아져

 

건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시장 점유율은 2~3%대다. 그러나 해외건설시장은 규모가 매년 5%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해외 수주물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1997년 1백40억불에 달하던 수주물량은 지난 2004년에는 75억불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우리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7~8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극단적인 도급생산을 선택할 경우 숙련인력 양성의 기피, 건설기업의 기술력 저하 등으로 건설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능인력이 양성되지 못하는 단적인 예는 현장 기능공들의 노령화 현상이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현장기능공은 평균 46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단계 하도급으로 인한 실공사비 잠식과 그에 따른 건설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로조건 등이 건설산업에 신규인력의 유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심 연구위원은 “하도급의 문제는 단순히 근로자, 생산구조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산업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건설산업 선진화의 시작과 끝이 도급구조의 선진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경실련-시민의 신문 공동기획> (4) 불법 다단계 하도급 갈등 ‘폭발 직전’ 

* 원청사 도급단가 ‘후려치기’에 ‘피멍’드는 우량업체
* 7단계까지 불법 하도급 ‘심각’ – 공사비 누수 등 문제
* 건설현장 불법사례 비일비재 – 일괄하도급, 이중계약서, 저가하도급…
* 위장직영 막는 것이 최우선 – 4대보험 가비 확인 등 방안 강구해야
* “직접시공제 도입해야” – 노사정이 노동 비용 분담하고 최저가낙찰제 확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