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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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비정규직 570만 시대 해법

박완기 경실련 정책실장


통계청은 지난주 4년간 비정규직이 109만7000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올 ‘경제활동인구 부가 조사’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에 비해 24만6000명 늘어난 570만3000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35.9%에 이른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한 달 평균 임금은 126만6000원으로 정규직 임금 200만8000원의 63.5%에 불과했고, 퇴직금과 상여금, 유급휴가 등 근무환경에서도 큰 격차를 나타냈다.


-구조적 문제 간과한 대선공약-


통계청의 발표는 참여정부가 양극화 완화와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했지만 실현하지 못한 것을 방증해 준다.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의 구조적 재생산, 중산층의 몰락, 민생의 피폐가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었고 참여정부 들어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정부는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의지를 천명하고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약속해 왔다. 그러나 집값 폭등과 부동산 투기로 인한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격차는 해결되지 못했고 양극화는 고착화되고 있다. 시행 몇 달 만에 비정규직 보호법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벌써 비정규직 보호법의 폐지와 재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제도정착 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없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중산층의 복원, 노동생산성의 향상, 가계의 소비능력 증대를 통한 내수 여력의 확대 등이 어려워지고 우리 사회의 지속적 번영은 불가능하다. 이미 비정규직 문제는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핵심적 민생과제로 대두된 만큼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이 중요하다.


대선 후보들은 비정규직 문제에 각기 다른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임기 5년 후 비정규직 비율에 대한 목표를 수치로 제공하지 않았고 차별대우 해소라는 원론 이외에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있기 때문에 투자 확대 등에 의한 경제성장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5년 후 비정규직 비율을 현재 36%에서 30%까지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화 인센티브 강화’와 ‘비정규직의 오·남용’에 대한 감시 감독 강화, 그리고 비정규직 보호법의 보완 등을 정책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는 장기간 계속 비정규직을 쓰는 일자리는 정규직화해서 비정규직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비정규직 보호법의 재개정, 대량의 일자리 창출, 직업능력계발 체제 구축을 정책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도 임기 내 비정규직의 절반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국가고용책임제를 도입하는 것과 정규직전환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눈에 띄는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후보들의 공약은 비정규직의 구조적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이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안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후보들의 심층적 고민과 공약대결이 필요하며 시민들 역시 비정규직에 대한 구체적 공약을 요구하고 공약을 후보 선택의 근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회적 대타협 모색할 때-


나아가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각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사용자들도 단기적 이익에만 급급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행태를 재고하고,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도 대승적 견지에서 협조하고 정부도 실질적 대안 제시와 조정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공유와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본격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장기적 업무는 정규직, 단기적 업무는 비정규직이되 차별을 금지하는 원칙에 따른 실효성 있는 정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