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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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필요성 드러낸
‘레인지로버 판사’ 뇌물죄 무죄 판결

서울고등법원(형사3부, 부장 조영철)이 지난 6일,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레인지로버 차량 등 1억8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수천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에게 적용된 뇌물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했다.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 행태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경실련>은 철저한 사법개혁과 더불어 부패 범죄에 대한 관용 없는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사법개혁의 출발점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김 전 부장판사는 정운호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수딩젤’ 가짜상품 제조·유통업자에 대한 엄벌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상당의 외제차 레인지로버 등을 포함해 1억 8천여만 원을 받았다. 서울고법은 김수천 전 부장판사에게 적용된 혐의 중 뇌물 혐의는 무죄, 알선수재 혐의만을 인정해 1심에서 받은 징역 7년을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1심에서는 김 전 판사가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지적재산권 사건을 담당하는 유일한 판사였고, 항소심 판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는 점, 금품 수수 시점과 가짜 위조사범이 구속기소된 시점이 맞물렸다는 점 등으로 뇌물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금품 수수와 김 전 부장판사 직무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청탁이 당시에 직접 맡고 있는 사건에 대해, 금품수수 시점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뇌물죄의 직무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경향이다. 그간의 뇌물죄 판례 경향을 무시하고, 이와 같은 판결을 한 것은 결국 제 식구 감싸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법조인의 부패 범죄는 오히려 더 엄하게 다스려야 함에도 법원은 관대한 판결로 뿌리 깊은 적폐를 스스로 드러냈다.

둘째, 사법개혁으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사법개혁이 절실하다. 사법부는 사실상 견제 장치가 없어 내부에서 비리 범죄가 발생해도 이를 덮어주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등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국민들은 끊임없이 법조계 내부의 참담한 부정부패들을 목격했고, 사법부의 신뢰는 처참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민들이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전제조건은 사법부의 높은 윤리성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사법부는 존립할 가치가 없다. 사법개혁을 통해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기득권 보호가 아닌 정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법원으로 거듭나는 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부가 바로 설 수 있는 길이다.

‘정운호 게이트’와 ‘진경준 게이트’를 넘어 최근 대법원의 판사 블랙리스트 문제 등이 이어지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또다시 반성은커녕 이런 판결을 이뤄진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이 지난 촛불에서 요구했던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법부로 국민의 눈이 향해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 문의 : 경실련 정치사법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