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사법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보도자료/사법] ‘사법농단’에 대한 조속하고 철저한 추가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나서라!

‘사법농단’에 대한 조속하고 철저한 추가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나서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어제(24일)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3차 추가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추가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 22일 발표한 법관사찰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담당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의 사태는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헌법질서를 무너뜨린 엄중한 사안이다. <경실련>은 김 대법원장이 조속한 후속 조사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첫째, 대법원은 조속하고 강력한 추가조사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라

추가조사위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판사들의 성향 및 동향을 살피고 이에 따라 법관을 평가했으며, 향후 대응방안까지 마련했다. 또한 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방법을 통해 개입하려 한 정황도 파악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발표에 법원행정처가 외부의 요구에 따라 개별 재판에 적극 개입하려 한 정황이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법원행정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판결 선고 전후에 걸쳐 청와대와 법원 내·외부 동향과 반응을 파악해 정리하고 향후 대응방안까지 검토하였다. 특히 양승태 전임 대법원장의 역점 추진사업이었던 상고법원 설치와 재판결과를 거래하려는 듯한 정황까지 담겨있다. 대법관들은 자신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판결을 선고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해당 사건의 처리절차에 있어 공정성과 독립성이 유지되었는지에 관한 의혹은 해소되지 아니하였다.

법원행정처의 이 같은 행태는 ‘사법권 독립’을 보호해야 할 기관이 ‘사법권의 독립’을 적극적으로 훼손하였음 말해준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하여 대법관들은 자신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판결을 선고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서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하려 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 헌법질서에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드러난 문건의 내용만으로도 법관과 재판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드러난 사찰문건 외에도 추가조사위가 많은 제약으로 인해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자료가 훨씬 많는 것이다. 대응 방안이 실제 이행되었는지 여부와 누가 어떤 방법으로 그 실행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은 추가조사위의 권한에 포함되지 않아 밝히지 못했다.

또한 법원행정처의 조사거부로 임종헌 전임 법원행정처 차장의 컴퓨터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하였고, 행정처 판사 컴퓨터 3대에 있던 760개의 파일은 비밀번호가 설정돼 조사조차 못했다. 이들 파일 중 300여개는 이미 삭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관의 독립성 침해는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더욱 강력한 추가조사를 진행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둘째, 양승태 전임 대법원장을 포함 사찰의 윗선이 어디까지 인지 명확히 밝혀라

3차 추가조사가 진행된다면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모든 파일과 관계자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부당하고 위헌적인 법관 사찰과 대응방안 마련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책임자들을 엄벌하는 것은 물론, 사찰의 ‘윗선’이 어디까지인지, 사찰 대상 판사들에게 불이익이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법원 상고심도 전원합의체로 넘긴 정확한 경위와 그 과정에서 전임 대법원장의 압력은 없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양승태 전임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 조사도 필요하다. 사법부는 전임 대법원장의 조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며 자체적인 조사가 어렵다면 검찰에게 수사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임 대법원장은 재임시절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것은 물론, 사법개혁을 방해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사법권 침해 행위가 박근혜 정부 시절 ‘법원 길들이기’라는 문구가 청와대 업무일지에 등장했던 만큼 정권차원에서 자행된 결과인지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국민이 잃은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사법농단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엄벌만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사법부는 법치주의 정신을 되새기고, 환골탈태의 사법개혁을 통해 주권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