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재벌/중소기업] 사법정의를 훼손하는 특별사면의 남용을 중단하라

정부가 대우그룹 전 회장 김우중 씨, 두산그룹 전 회장 박용성 씨 등 경제인과 박지원씨 등 정치인에 대한 특별사면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와 대상은 확정된 바 없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4주년 전후나 설날 혹은 3․·1절 전후 등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해진다.  


경실련은 매년 특별사면이 언급될 때마다 적합치 않은 인사들이 대거 사면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반대성명을 발표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 치 다를 바 없이, 정치자금과 분식회계로 국민경제를 교란시킨 인물들이 이번에도 대거 사면대상으로 검토되는 것에 대해 우려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은 언제까지 특별사면 때마다 사법정의를 훼손하지 말라며 정부에 애원해야 하는가.


전경련, 한국경총 등 경제5단체는 지난 해 말 불법행위로 처벌받은 기업인 총 59명을 사면 복권해달라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들이 적시한 인물들을 보면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등 분식회계 관련자 51명과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 김관수 한화국토개발 사장 등 정치자금법 위반자 8명 등이다.   


이들은 아무리 경제에 관심이 없는 국민이라도 대부분이 알고 있을 법한 국내 유명기업 총수들이다. 이들 총수회사들이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는 전경련 등의 단체에서 이들의 사면복권을 주장하는 것은 어찌 보면 ‘팔이 안으로 굽듯’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죄 지은 사람을 실효성 없는 명목으로 풀어달라는 극도의 윤리의식 결여와, 또 하나는 그들이 가진 막강한 로비력과 영향력에서 오는 힘의 남용이라는 측면이다.


국민과 함께 경제를 고민하고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경제 5단체가 엄청난 불법을 저지를 이들의 사면을 부끄럼 없이 건의하는 것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재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청와대의 입장과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해,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분식회계로 개인 투자자들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등 죄질이 무거운 인물들을 사면해 달라고 건의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국민경제’를 위한 것이 아닌, ‘그들 자신’을 위한 로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또한, 법무부가 ‘경제살리기’의 일환으로 사면을 적극 추진한다는 해석과 관련, 경실련은 해당 경제인들이 대거 사면된다고 하여도 우리 경제에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는 지난 해 말 이미 분식회계 자진신고 기업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는 등의 방안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렇듯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인들을 눈감아주고 비위를 맞추며 달래는 식의 접근방식은 우리 경제의 민주화와 선진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껏 재벌비리를 척결하고 경제투명화를 달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국민들과 시민사회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특별사면을 남발하게 되면 사법정의가 훼손된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사법정의라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다. 일반 서민이든, 대재벌 총수든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죄를 지으면 그 죄값만큼 벌을 받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껏 우리의 사법현실은 법 앞에 평등하지 못하고 ‘유전무죄’가 횡행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법부의 권한인 양형기준에 의해, ‘국민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집행유예 처리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렇듯 법이 집행된다면 정치자금법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


경실련은 경제 5단체가 진정한 기업들의 대변인으로서 거듭나고 사회적 책임성과 윤리의식을 회복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의 소위 ‘경제살리기’ 방안이 재계의 비위를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


정부는 국가의 운영주체로서 재계의 로비에 굴복하지 않고 사법정의의 구현을 위한 보다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함을 강조하며, 무분별한 특별사면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