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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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적립금 투자위탁은 국민들의 이해와 상충되는 것 


어제(29일) 정부는 7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를 위한 정책협의체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책협의체는 기획재정부 주관하에 공적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운영기관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된 개선 과제로는 사회보험 통합 재정추계제도 도입, 여유자금의 적극적 자산운영 유도, 사회보험 부대․복지사업 효율화를 꼽았다. 이러한 협의체 논의 과제 중 핵심은 사회보험 적립금에 대한 투자위탁방식 적용에 있다. 이는 적립금을 국민들의 급여혜택으로 연계되는 것을 차단하고 투자 개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며, 적립금을 통한 수익 창출이 일차적 목적이다.  


사회보험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저부담-고급여’체계로 요약된다. 따라서 재정잉여금이 발생하더라도 국민들의 기여책임은 보다 강화하고 급여혜택은 줄이겠다는 것이 기본 기조이다. 적립금이 급여혜택과 연계되지 못하는 그릇된 사회보험운영방식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이를 수익성 창출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면 이는 사회보험재원조달의 절대적 기여자인 국민들의 이해와 정면으로 충돌될 수밖에 없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가 문제라면 재원조달에 있어 국민들의 기여책임을 강화하기 보다는 정부부담 및 기업 중심의 기여부담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고, 국가경제의 저성장 구조를 타파하겠다면 사회보장 보장성을 강화하여 의료비 부담 등을 감소시키고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을 높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성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재정흑자의 원인은 국민들이 기여하는 보험료수입이 크게 늘어난 반면 보장성을 위주로 한 급여비 지출이 크게 둔화된 것에 기인한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2004~2014년 동안 가구소득은 연평균 1.7%, 가처분소득은 1.5% 증가한 반면 건강보험 보험료율의 증가는 이 보다 약 2배 이상인 3.6%에 이른다. 국민들에게는 ‘고부담’을 강요하면서도 공공재원 투입을 제한시키는 가운데 의료비로 인한 서민들의 가계파탄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현주소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도 국민들의 기여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은 사회보험의 운영원리가 아니다. 국민들의 보험료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에 반하는 운영방식을 고집한 채 건강보험의 잉여금을 투자위탁 하겠다는 것은 어불 성설이다. 


건강보험재정은 연기금처럼 미래의 사용에 대비한 적립금이 아니라 회계기간이 1년인 단기재정이고, 매년 지출되는 의료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매년 보험료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재정운영을 투자운용사에 위탁한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나고 특히 투자위탁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건강보험 적립금은 공급자 보상 및 급여지출에 따라 유동적이며 이러한 불안정성 때문에 일정 규모로 지속 적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획재정부의 논리대로라면 국가예산도 흑자 적립금을 만들어 미래 예산지출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사에 위탁운영을 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이런 시도가 가능한 것은 전적으로 보건복지부의 무능과 무사안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보건복지정책 및 건강보험 운영에 대한 원칙과 비전이 없는 보건복지부장관이 기재부의 시각에 각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시대착오적인 ‘갑질 횡포’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적립금과 급여혜택이 연계되지 않는 건강보험 운영 방식은 수정하지 않은 채 투자위탁 방식을 강행하겠다면, 국민들과 함께 건강보험료 납부 거부운동도 불사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끝- 



2016년 3월 30일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