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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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와 개혁, 반드시 이루어야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을 보고 적극 추진해야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어제(19일) ‘국정운영 100대 과제’를 발표했다. 적폐청산, 일자리창출, 불평등 해소, 복지강화, 자치분권 등이 주요 내용이다. 촛불 민심을 받아 안아 국정방향을 확립하고, 변화와 개혁을 위한 추진과제를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국정과제들의 우선순위가 모호하게 제시돼 있고, 대부분의 과제들이 이해당사자간 조정과 합의를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향후 5년간 178조원에 이르는 재원대책 마련이 필요하나 이러한 대책은 빠져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적 기대가 높은 개혁과제들인 만큼 반드시 실현되기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밝힌다.

첫째, 권력기관 개혁을 좌고우면하지 말고 적극 추진하라.

투명한 정부, 소통하는 정부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박근혜정부의 실패원인이 소통하지 않고, 투명하지 않았던 국정운영에 있었던 만큼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긍정적이다. 적폐청산과 반부패·권력기관 개혁 등은 국민주권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다. 특히 연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공수처 설치 없이는 고위공직자의 비리·부패척결과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차단할 수 없다. 검경수사권조정도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반부패 기능과 조직을 분리하고, 독립적인 반부패 총괄기구로서 ‘국가청렴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은 청렴하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수집 업무 폐지 등을 통해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는 것도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과제들이 원만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그동안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시도는 끊임없이 이루어졌다. 그럴 때마다 내부의 반발과 기득권 세력의 비호 아래 자체 개혁안이라는 미봉책만 내놓은 채 면피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권력기관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국회, 특히 야당과도 통합의 정치를 통해 국정과제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개혁하는데 적극 나서라.

가계부채의 폭증, 사상 최대의 실업률, 열악해진 노동환경 등 사회적 약극화와 빈부격차 확대, 불평등의 심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염두에 둔 공정한 정책운용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제관련 국정과제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에 있음에도, 지속가능한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벌중심의 경제구조 개혁 과제는 미진한 상황이고, 중소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가져오는 정책들이 병행되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재벌개혁과 관련해 기존 순환출자해소 등 소유지배구조개혁을 언급하고는 있으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는 현재의 지주회사 제도에 대한 개선책은 단순히 행위규제만 언급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을지로위원회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 및 기능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어 이에 대해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민생경제 분야 역시 중소기업 이하 소상공인 및 영세자영업자들의 지원책 중심으로 다양하게 제시됐으나, 신용카드수수료 문제,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수익착취 문제,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및 불공정행위 근절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다. 신용카드 수수료의 문제는 신용카드사와 VAN사의 구조를 보면, 충분히 추가적 인하여력이 있고, 가맹사업 역시 본사와 가맹점간의 불공정한 수익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조세형평성 제고를 언급하고 있지만, 형평성에서 벗어난 법인세, 고소득자 소득세, 임대소득 과세 등은 과제에서 누락되어, 조세개혁 의지가 약해 보인다.

셋째, 서민주거안정을 실현하라.

새 정부 출범이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정부의 투기단속 및 6.19대책 이후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민들의 주거난이 가중되고 있고, 무엇보다 자산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민주거안정의 근본해법은 비정상적으로 비싼 집값안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공약에서도 이번 국정과제에서도 집값안정을 위한 선분양 특혜 폐지, 분양원가 공개, 보유세 및 임대소득세 강화, 거품없는 제값아파트 공급 등 근본해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저소득층의 주거부담 경감을 위한 공공주택 확충은 구체적 방안 부재, 민간특혜 논란 등으로 인해 실효성이 의심된다.

과거 정부에서도 공공주택 공급확대를 약속했지만 지금 공약달성을 하지 못한 채 후퇴되거나 폐지되어 왔으며, 과도한 재정부담 및 택지부족, 판매용 공공주택 공급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따라서 공공주택 확충을 위한 공공택지개발지구 중 공동주태지의 민간매각 금지, 단기임대아파트 공급 중단, 공공주택의 민자화인 리츠중단, 뉴스테이 공공지원 중단 등의 개혁이 전제되지 않는 한 과거 정부의 과오를 재현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청년주택도 비싼 역세권 민간부지를 활용하면서 높은 임대료 때문에 주거약자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민간사업자에게는 용도변경, 일정기간 임대 후 분양전환 등의 특혜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매우 높다.

50조의 공공재원(재정 11.5조)이 소요될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여전히 그 상이 모호해 졸속 추진될 우려가 크다. 도시재생사업 맞춤형 둥지내몰림 방지대책은 제시되지 않아 부동산 투기 등 주민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공약이행에 집착하기 보다는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사업유형을 다각화하고 부작용 완충을 위한 제도정비와 시범사업 실시를 통해 성과 확인 후 확대 실시 여부를 결정하도록 이행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서민이 아닌 부동산부자와 재벌 등 기득권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진 정의의 잣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건설업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지적되어 온 고질적인 불법다단계 하도급에 의한 건설노동자의 노동력 착취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직접시공제 의무화, 적정임금 보장, 건설현장 내 불법외국인 노동자 단속 등이 시급하다.

넷째,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전략을 적극 추진하라.

문재인 정부는 헌법 개정을 통해 자치입법·행정·재정·복지권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는 등 실질적인 자치분권 기반도 조성하고, 주민참여를 확대하는 등 지방분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방재정 자립을 실현하기 위한 재정분권 강화를 위해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현재 8대2에서 7대3을 거쳐 장기적으로 6대4로 개선하는 재정분권 전략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방소비세 비중을 확대하고, 지방소득세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 간 재정 격차가 심화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지방교부세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은 의존재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모순적인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통해 자치분권의 기반을 확보할 계획으로 개헌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또한 대통령이 의장이 되고 시도지사 17인, 행정자치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해 중앙·지방 간 역할과 재원 배분 등을 협의·조정하게 되는 제2국무회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위계적으로 보는 시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역행한다는 우려가 있다.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치는 기초자치단체에서 출발하는 만큼 기초자치단체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한반도 평화체제를 제도화하라.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국제 정세라는 현실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이후 붕괴되다시피 한 국제관계를 복원하고, 남북대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일정 정도 잠재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북관계는 이미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토대가 무너진 상황으로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국정과제로 제시된 기본협정 체결 및 남북관계 재정립, 교류활성화, 법제 정비, 국민협약, 전문인력 양성, 통일교육의 재정립 등은 현실적인 과제로 보여 진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20년까지 핵폐기 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목표다.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비핵화를 유도하고, 비핵화 진전 등에 맞춰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남북협력 분야에서 ‘대북개발협력’이라는 구체적 과제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인도적 지원인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남북경제공동체 형성과정에서 다양한 문제해결의 현실적 기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와 외교부에 공통적으로 제시된 ‘평화체제’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어떻게 역할분담과 정책조율을 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은 적폐 청산을 넘어 소득불평들 해소와 일자리 창출, 복지국가와 평화로운 한반도 등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염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가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국회 역시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과 희망을 직시하고 경제와 민생을 위한 국정과제에 적극 협조하기를 촉구한다.

# 문의 : 경실련 정치사법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