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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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역할 설정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은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앞으로 우리사회의 각 분야에 걸쳐 커다란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아 그의 취임에 큰 기대를 갖게 한다. 盧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오늘 취임하는 노 대통령에게 다음의 사항을 주문하고자 한다.


1. 지난 대선 선거결과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역주의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계층간, 세대간, 골도 크게 패인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이 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노 대통령은 자신이 아직은 반쪽대통령이라는 인식을 뚜렷이 하고 왜 국민의 半이 다른 후보를 지지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국민의 半數가 前 정권의 부패에 대한 심판을 요구하고, 법과 질서의 문란을 걱정하고 있음을 알고 이에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가 선거 前에 천명했던 바와 같이, 인사비리에 관여했던 자와 부패에 연루된 자 및 실정에 책임 있는 자 등의 척결은 물론 자기혁신을 위해 민주당의 개혁부터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인사편중을 획기적으로 시정하여 인사에 대한 새로운 원칙, 절차,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당선에 공을 세운 사람과 국가의 일을 맡아야 하는 사람은 달라야 한다. 인사탕평책을 써서 유능한 인재를 널리 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2. 노 대통령이 가장 힘을 기울여야 하는 또 하나의 화두는 변화와 개혁이다.

  새 정부는 개혁능력과 추진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포퓰리즘적 대중적 인기 영합책으로는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국민적 합의에 기초해서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개혁, 독선적이지 않고 민주적 개혁, 안정 속의 개혁을 이루어내어야 역풍을 맞지 않고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인재를 대대적으로 모으고 적재적소에 기용함으로써 개혁추진세력을 새롭게 짜야 한다. 능력 있는 개혁추진 세력이 새로 짜여지지 않으면 개혁은 다시 관료들의 손으로 넘어가고 개혁은 실종되고 만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인수위에서 마련된 중장기적인 미래 비젼과 임기동안의 비젼을 전부 다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우선순위와 실행전략을 명료히 하여 실효성 있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 불가능하거나 실행해서는 안 되는 공약은 미리 이를 국민 앞에 솔직히 밝힘으로써 실현가능하지 않은 공약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3. 노무현 대통령은 몇 가지 핵심적인 개혁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

  첫번째는 정치개혁과 공공개혁이다. 정치자금 실명화를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 선거구 조정 등 공정한 선거법 개정을 위해 힘써야 한다. 또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 지역주의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에 노무현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현재 공공부문은 고위공직자의 보직 만드는 일을 우선시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조직을 축소시켜야 한다.


  둘째로,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의 심장부까지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를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국민사이에 前 정권의 부패척결과 심판의 요구가 컸음을 인지하고 현 정부의 失政을 심각하게 심판해야 한다. 특히 공적자금 손실에 대한 과감한 조사 및 청문회가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또한 김대중 정부의 부패방지법은 허울좋은 장식에 불과하므로 이를 과감하게 개혁하여 실질적인 부패척결과 부패방지에 효과적인 체제로 혁신되도록 해야 한다. 


  대북관계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남북대화와 협력의 길을 가되 국민적 합의를 중시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SOFA개정을 포함하여 21세기에 걸 맞는 한미관계의 정립을 위해 노력하되 한미관계, 국가안보, 국가이익에 훼손이 되지 않도록 지혜로운 노력이 강구되어야 한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대북 핵문제 등과 관련한 대미문제를 신속하게 풀어야 한다. 새로운 한미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한반도에 전쟁이 없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재벌개혁의 핵심은 공정한 시장경제가 보장될 수 있는 질서유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집단소송제의 도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편, 경쟁력 있는 독립적 대기업들의 양성과 적극적 지원을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도 반드시 필요하다. 독립적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는 물론 회계투명성과 경영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시장규율과 감시체제가 선진화되도록 중립적 금융감독체제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언론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언론도 이제는 변화하는 시대상황을 읽고 스스로 변화와 개혁을 도모하는 시스템 개혁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언론개혁은 언론 스스로와 시민사회의 여론에 의해 이루어져야지 정부가 먼저 섣부르게 개입할 일이 아니다.


  향후 노무현 정부는 정치기반이 약해 시민단체, 시민사회를 이용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혹에 빠지지 말고 시민단체가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하며, 제2건국추진위원회과 같은 운동구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경실련은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정부를 지지하는 것이 협력이 아니고 올바른 비판과 견제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 진정으로 노무현 정부를 돕는 길임을 인식하고 있다.


3. 앞으로의 대통령은 대통령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帝王적인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적인 팀 리더와 같은 CEO형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도 옳지 않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부문과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적절하게 역할분담을 하는 Governance System(민주적 협치체계)을 얼마나 잘 구축하는가에 개혁의 승패가 달려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대통령의 역할 설정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 아울러 5년 후 퇴임시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