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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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생보사 상장 유보에 대한 경실련 입장

  생보사 상장과 관련하여 주무부서인 금감위는 오늘(17일) 생보사 상장을 유보키로 결정했다. 이는 생보사상장 자문위원회가 생보사들의 상장 의사가 없는 가운데 상장 권고안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별도의 권고안을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로서 지난 10여년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생보사 상장은 또 다시 무산되었으며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연내상장을 장담했지만 감독기관으로서 우유부단함과 무능력으로 일관한 금감위와, 계약자의 기여로 성장했으나 계약자배분을 인정하지 않은 생보사들에게 있다 할 것이다.


  <경실련>은 국내 생보사는 그 동안 무분별한 외형적 성장위주의 경영행태와 폐쇄적 지배구조에 따른 소수 대주주의 전횡 등으로 인해 경영부실화가 초래되는 등 질적 성장 노력을 게을리해 왔으며, 오늘날 생보사의 성장은 상당부분 보험계약자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권리와 이익은 대주주의 횡포로 인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음을 지적해왔다. 따라서 그간 소수의 대주주가 군림해 온 지배행태 등이 청산돼 생보사 지배구조의 개선과 생보사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따른 책임경영체제 확립의 계기 마련과 보험계약자의 권익의 충실한 반영을 위해서 생보사 상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한 생보사 상장과 관련하여 △지난 40여년 동안 생보사가 보험사업에 따르는 제반 경영위험을 주주가 전적으로 부담하지 않고, 주주와 계약자가 공유(risk-sharing)하여 왔기 때문에 상호회사적 성격이 강하고 △따라서 기존 재평가차액 중 내부유보액은 원칙적으로 계약자에게 귀속되어야 하며, 이는 계약자에게 주식으로 무상배분되어야 함을 주장해 왔다. 


 이와 같은 생보사 상장의 필요성과 내용이 명확하게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이 또 다시 유보되었다는 것은 생보사의 소유지배구조 개선과 건전한 금융감독기관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져버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생보사 상장 유보와 관련해서는 상장 주무부서인 금감위의 책임이 크다.


오늘날 생보사 상장문제의 외형적 법적 논리와 실질적 계약자권리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발단은 과거 30년 동안 사전적 감독기구였던 당시 재무부 보험당국과 사후적 감독기구였던 구 보험감독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주주가 계약자에게 배당을 부실하게 집행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독하고, 경영손실이나 경영위험이 초래되었을 당시 적기시정조치를 통해 증자를 명하거나 적절한 감독규율을 발동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계약자의 자산을 재평가해서 그 차익을 자본으로 전입하는 기형적이고 탈법적인 행태를 방관 내지 조장했던 장본인들의 후신인 현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왜곡된 보험경영에서 찾을 수가 있다. 


따라서 이번 생보사 상장에 대해 주무부서인 금감위는 생보사의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상장에 대한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서라도 일관되고 강력하게 생보사 상장을 추진했어야 했다.  그러나 생보사 상장 과정에서 금감위가 보여준 모습은 이전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비판받아 마땅하다.


  우선, 생보사 상장에 대한 금감위의 우유부단함, 무능력함, 소신 부재 등을 들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생보사의 불건전한 지배구조와 보험경영에 대한 상당한 부분의 문제점은 생보사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기관의 부실한 감독에 기인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금감위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쇄신하고 생보사 상장에 대한 원칙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상장을 준비했어야 한다. 그러나 금감위는 생보사 상장에 대해 ‘생보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장이 힘들지 않겠냐’는 식의 태도로 일관해 주무기관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금감위의 이와 같은 태도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상장 주무기관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고 생보사들의 눈치만 살핀 채 생보사들의 주장에 끌려 다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오늘 발표된 내용은 결과적으로 금감위가 생보사 상장에 대한 어떠한 의지도 없었을 뿐 아니라 주무기관으로 자기역할을 방치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둘째, 생보사 상장과정에 대한 주무부처인 금감위의 불공정하며 투명하지 못한 행태를 비판한다.


  금감위는 지난 5월 생보사의 연내상장을 다시금 천명하며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각계의 의견수렴 절차와 권고안 작성을 맡게된 금감위 산하의 상장자문위원회는 위원 구성에서부터 투명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위원장 외에는 위원구성이 어떻게 되며, 이와 같은 위원이 어떻게 선임되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나아가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의 상장을 허용하는 대신 삼성생명측에 1조∼1조5천억원 가량의 현금 또는 주식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등의 내용이 보도되기까지 이르렀다.


  생보사 상장 문제는 향후 보험산업의 발전과 생보사의 지배구조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상장절차에 대한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은 그 어떤 사안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금감위가 전에 마치 해당 생보사와 정치적 흥정을 하듯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생보사 성장에 기여한 기존계약자를 우롱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상장의 당사자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또한 비판받아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 생보사의 성장은 많은 보험계약자의 기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생보사들이 생보사의 법률적 형태만을 강조하며 계약자 기여분에 대해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은 생보사 성장에 기여한 보험계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과도 같다. 따라서 해당 생보사들은 상장과 관련된 각계각층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하여 이번 기회에 폐쇄적인 생보사의 소유지배구조개선을 개선할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생보사로서 거듭났어야 했다.


  생보사 상장이 유보됨에 따라 지난 89,90년에 있었던 재평가차익에 대한 법인세 납부만이 남게 되었다. 정부는 이 문제 역시 생보사 상장을 전제로 지금까지 유예해 주었으므로 해당 생보사들이 상장의사가 없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연내에 법인세를 징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정부의 생보사 상장 유보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문제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금감위와 해당 생보사에 있음을 다시금 밝혀 둔다. <경실련>은 생보사의 소유지배구조 개선과 금융감독기관의 건전한 감독, 그리고 올바른 생보사 상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문의 : 정책실 771-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