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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서울시 종합심사제 도입 시도에 대한 경실련 입장

서울시의 최저가낙찰제 폐지 시도는
부실 토건업계의 민원해결

– 종합심사제는 예산낭비를 부추겨 서울시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 인위적으로 토건공사 낙찰율을 올려주더라도 그 만큼이 건설노동자에게 지급되지 않는 건설산업 생산구조부터 고쳐라

– 서울시는 토건업계의 민원해결이 아니라, 건설노동자의 삶향상을 위한 적정노임(Prevailing Wages) 도입을 최우선 고민해야 한다.

– 돈이 없다는 서울시가 혈세를 건설업계에게 퍼주려는 시도, 서울시장의 결정인지, 아니면 토건관료의 농간인지를 밝혀라!

 

 서울시는 지난(12일) 「계약제도 공공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현재의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고, ‘종합심사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최저가낙찰제는 지난 13년간(2001~2013) 공공건설공사에서 38.6조원 정도를 절감한 유일한 제도이다. 건설업체들은 직접시공 않고 하도급방식에만 의존하면서도 시민을 상대로 고분양가 폭리를 취하는 등 사회적책임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서울시는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여 국민혈세로 부실 건설업계의 이익을 보장해 주려하고 있다. 

 서울시의 도입 발표에 앞서 기획재정부에서는 지난 11월 8일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여 내년 1월부터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최저가낙찰제 확대시기를 2년 유예시키는 사실상 폐지를 시키려는 작업을 했다. 이에 경실련은 11월 28일 유예반대를 명확히 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나아가 기획재정부가 이번 주 개최되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최저가낙찰제 폐지를 위한 ‘종합심사제’ 안건을 올려 도입을 확정지으려는 것에 대해 지난 12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기획재정위에 종합심사제의 비판과 함께, 도입에 대한 적극적 반대의견서를 제출했다(첨부 자료 참조). 토건업계의 이익만을 위한 서울시의 이번 종합심사제도 도입 계획은 지난 8월 경전철 민자사업 추진 계획에 이어 서울시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번 서울시의 종합심사제 도입 결정이 박원순 시장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극소수 토건관료의 농간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과거 세빛둥둥섬에 대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보고와 박원순 시장의 책임공방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토건관료들은 서울시장이 건설을 잘 모르는 것을 빌미로 토건업계 민원해결이 마치 건설노동자를 위한 것 인양 포장했을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민의 혈세를 갉아 먹는 종합심사제 도입 계획을 철회함과 동시에 공공건설사업에서의 예산절감안을 제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종합심사제’는 가격경쟁을 무력화 시켜 서울시의 예산낭비가 더욱 가중될 것이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종합심사제는 예산낭비를 부추기며, 건설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행하는 등 매우 잘 못된 정·관·경 유착의 악성 사례이다. 종합심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정부와 건설업계는 최저가낙찰제가 지난 13년 간 38.6조원을 절감한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단 한 번도 검증되지 않은 종합심사제의 ‘균형가격’ 기준이 도입될 경우, 인위적인 낙찰률 상승이외의 효과는 전혀 없고, 25조원 이상의 부채로 시달리는 서울시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둘째, 서울시의 종합심사제 도입 계획은 법령을 바꾸어 최저가낙찰제를 폐지시키려는 토건세력의 로비에 굴복한 행위로, 시민들로부터 토건시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최저가낙찰제로 인한 예산절감 효과는 전임 오세훈 시장도 인정해, 2006년 서울시 산하 공기업까지 시행됐던 것이다. 당시 토건업계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서울시에게 최저가낙찰제 적용폐지를 위한 로비와 압박을 가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입낙찰방식과 품질관리는 무관하다는 것을 인지하여 업계 로비와 압박에 굴복하지 않았다. 토건업계는 서울시에 대한 로비와 압박이 통하지 않자 행자부를 통해 지방공기업도 지방계약법령을 준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지방공기업법령을 개정시키고야 말았다. 법령까지 바꿀 정도로 가히 토건업계의 힘은 막강하다. 

 2006년과 2007년 당시 토건업계의 로비와 압박에도 예산절감을 위해 최저가낙찰제를 고수하던 서울시가 이제는 스스로 나서서 토건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려 하고 있다. 지금 서울시는 종합심사제 도입을 위해 안전행정부에 지방계약법 상 근거규정과 세부적용기준(회계예규) 마련을 위한 법률 제정 건의를 계획 중에 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토건세력에 굴복한 토건시장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최저가낙찰제의 폐지를 막아야 한다.

 셋째, 서울시는 예산낭비 등 가장 비효율적인 ‘적격심사제’ 폐지를 중앙정부에 건의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최저가낙찰제 적격심사제의 성과분석 및 개선방안’ 용역결과를 보면, 최저가낙찰제의 계약금액이 준공시 예정공사비의 88%로 적격심사제(102%)와 턴키공사(100.8%)보다 낮아 최저가낙찰제가 가장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이 나타났다(첨부 자료 중 13∼14쪽 참조). 그리고 ‘운찰제’로 비난 받는 적격심사제는 예산을 가장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종합심사제 도입이 아니라, 현재의 최저가낙찰제를 100억원 이상의 공공공사로 확대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해야 한다. 
 
 넷째, 서울시가 공사품질과 건설노동자들을 걱정한다면 건설노동자 적정임금제 법제화와 직접시공제 확대를 논의하라

 서울시는 공공공사 품질 강화의 일환으로 종합심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건설공사의 품질은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건설기능인력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종합심사제가 도입된다고 하여 하도급금액이 높아지지 않으며, 더욱이 건설노동자의 고용불안정과 낮은 임금, 임금체불이 개선된다는 그 어떠한 근거도 없다. 하도급은 최저가낙찰제가 없었던 시절에도 항상 최저가로 업체가 선정되었다. 오히려 건설노동자는 무분별한 저가 외국인 노동자와의 노임경쟁에만 내몰려져 있다. 만약 서울시가 진정으로 건설노동자를 생각한다면 적정임금제의 도입과 중대형공사 위주의 직접시공제를 확대해야 한다.

 

 끝으로, 서울시는 허울 좋은 종합심사제의 사회적평가에 속아서는 안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직접고용하지도 않는 건설노동자 걱정을 팔아먹는 건설업계 논리에 속아서도 안된다. 건설노동자를 전혀 고용하지도 않고, 건설장비 또한 보유하지 않는 종합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을 점수화 한다는 발상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현재 건설업계의 위기는 탐욕적 투기로 인한 고분양가 주택미분양과 해외공사 적자 때문이다. 더 이상 건설노동자들을 걱정하는 것처럼 꾸며, 건설업계의 위기를 국민에게 전가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박원순 시장은 2012년 11월 26일 `대형건설공사 입찰 및 계약관행 4대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공건설제도의 입찰 및 계약의 문제점을 개선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지금 서울시는 공공건설입찰제도 중 유일하게 예산절감효과가 있는 최저가낙찰제를 폐지시키려 하고 있고, 당시 약속했던 공사비 부풀리기 수단인 ‘표준품셈’ 개선에 대한 행보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해야 하는 일은 건설업계의 이익 대변이 아니라, 시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예산의 낭비를 막아, 사회복지와 같은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쓰는 것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