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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서울 도심을 개발업자가 아닌 서울시민의 품으로!

  서울도심을 빌딩숲으로 만들어 버릴 것인가. 개발의 논리에 망가져왔던 서울의 역사성, 문화성은 다시 한번 외면되고 말 것인가. 그동안 청계천복원사업을 보며 혹시 복원이라는 미명하에 대형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던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29일 서울시는 ‘서울도심재개발계획변경(안)’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은 서울도심의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도심주거기능을 강화시키고, 이를 위해 도심부 주상복합의 높이를 현재의 높이기준인 90미터에서 150%까지 완화할 수 있게 하여 최대 135미터에 이르는 초고층 주상복합을 허용하게 한 것이다.


  이 발표에 대해 5월25일 오전 10시 세실레스토랑에서는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서울시 도심재개발기본계획변경(안) 철회를 위한 전문가 100인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서울시의 이번 변경(안)이 절차상으로도, 역사문화측면에서도, 도시계획측면에서 커다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한 목소리로 변경(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다.


 

절차, 역사문화, 도시계획을 모두 무시하는 서울시

  먼저 발언에 나선 윤인숙 도시연대 정책센터장은 “서울시가 이미 상위계획인 ‘청계천복원에 따른 도심부발전계획’을 세워 이를 6월에 확정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변경(안)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절차상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윤인숙 정책센터장은 “이는 상위계획으로 개발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기존의 도심재개발기본계획을 변경함으로써 도심재개발사업의 사업성을 더욱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한쪽에서는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역사문화를 이용해 땅을 팔아먹겠다는 속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였다.


  한국건축역사학회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온 안창모 교수(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는 “청계천복원 등 서울시가 그동안 진행해온 각종 사업들을 보면서 식민도시-개발도시로 왜곡되어온 서울의 모습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일련의 기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변경(안)은 이러한 기대를 일시에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안창모 교수는 “초고증 주상복합건물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창경궁 앞에 들어선다면 서울을 어떻게 문화도시로 부를 수 있으며, 남산을 비롯한 서울의 내사산들을 시민들이 조망할 수 없으면 어떻게 서울을 환경도시로 부를 수 있겠는가”고 반문하고 “또다시 자본의 논리를 쫓아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허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역사문화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어 발언에 나선 김세용 교수(건국대 건축대학원)는 서울시가 변경(안)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한 도심공동화 현상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에 나섰다. 김세용 교수는 “도심의 거주인구수는 감수추세이기는 하나 지난 10년간 주거지역을 모두 합한 면적인 ‘주거용도 총연상면적’은 매년 5만평 정도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도심공동화 현상에 수반되는 범죄율증가, 슬럼 확산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뉴타운 추진 등 각종 개발사업이 활성화 되는 이 시기에 도심이 공동화되고 있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세용 교수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도심은 보존과 관리의 대상이지 개발의 대상이 아니다”며 “청계천 주변을 135미터의 초고층 건물로 메운다면 우리가 과연 누구를 위해 청계천을 복원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청계천주변을 빌딩숲으로? – 변경(안)에서 허용한 초고층주상복합이 들어선 예상도


서울도심의 자연경관과 역사문화공간을 서울시민의 품으로

  선언문 낭독에 나선 조명래 교수(단국대 도시및지역계획학과)는 “평지가 대부분이어서 건물높이로 도심 높이를 결정하는 서구와 달리 우리 서울에는 남산을 비롯한 내사산들로 도심 높이를 결정해온 훌륭한 전통이 있다”며 “도심부 발전계획을 따로 수립중인 서울시가 이번 변경(안)을 발표한 것은 스스로 행정의 신뢰성을 저버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런 훌륭한 전통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교수는 “도심의 높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으며, 있다면 시민의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인데 서울시는 이러한 합의를 전혀 구할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이 사안뿐만이 아니라 이명박시장이 벌이고 있는 다른 사업에서도 이런 왜곡된 진행과정이 나타나고 있으며, 결국 이명박시장의 반민주적 리더쉽을 드러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변경(안)이 철회될 때까지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에 대해 서울환경연합 양장일 처장은 “빠른 시일내 이명박시장을 만나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이며, 서울녹색시민위원회, 도시계획심의위원회 등 이번 변경(안)이 논의되는 관련기관에 강력하게 우리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경실련 도시개혁센터 766-5627]

<정리:커뮤니케이션팀 김건호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