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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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선심성 감세로 일관한 2007년 세제개편안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2007년 세제개편안은 그간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뒤집고 합리성을 결여한 선심성 감세를 남발한 것으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2007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을 밝힌다.


1. 대선을 앞둔 선심성 감세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참여정부는 양극화의 심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따른 사회안전망의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감세안을 비판해 왔다. 지난해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예산우선순위의 조정과 함께 비과세 감면제도의 대폭적인 정비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천문학적인 재원이 투입되는 비전 2030을 발표하였지만 구체적인 재원마련 대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이에 소요되는 재원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하여 사실상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그러던 정부가 금년 들어 재정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감세로 전환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현 정부 들어와서 국가부채가 그 어느 정권에서 보다도 늘어난 상황에서 감세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금년 재정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재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하에서 2009년 1조 8천원 감세효과를 가져오는 개편안을 추진해야 되는가에 대해 합리적으로 답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정책기조에 반하는 선심성 감세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난해 경실련이 분석한 <참여정부 출범 후 세금감면 현황에 대한 자료조사> 결과에 의하면 참여정부 들어 조세지출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그 효용성에 대한 검증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과세 및 감면으로 인한 조세지출은 참여정부 이전의 시기인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10.87%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참여정부 출범 후인 2003년 1년 사이에 18.89%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2005년까지 35.73%라는 엄청난 수치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표>에서 보듯 참여정부 들어 급격하게 증가해왔던 조세지출은 지난 한해 소폭 줄어들었던 것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비과세, 감면의 대폭 축소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일몰제도가 적용되는 22개 비과세, 감면 대상 중 금액이 큰 8개를 다시 연장하면서 대규모 감세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구나 세제개편안 발표이후 2조원 가량에 달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제외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비과세 감면은 한번 도입되면 기득권화되는 경향이 있어 조세의 중립성과 형평성을 저해하고, 경제사회적 여건변화에 대응한 감면제도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정부 스스로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비과세감면제도의 대폭적인 정비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구태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표> 비과세 감면 추이 (자료출처 : 재정경제부)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국세감면액

14조7,216억원


17조5,080억원


18조2,862억원


20조169억원


21조2,082억원

국세감면율(%)

12.4


13.2


13.4


13.5


13.3

비과세감면개수

269


254


220


226


230


2. 중소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명백한 근거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가업승계 세제지원 확대방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이번 개편안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이라는 이유로 중소기업 가업상속을 지원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중소기업의 중요성과 사업유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중소기업의 지원이 왜 가업승계의 확대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우선 ‘가업’의 정의가 명확하지가 않다. 이에 대한 엄격한 해석이 없다면 중소기업 일반에 걸쳐 부당한 경영권 상속을 정당화하는 빌미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 또한 오히려 중소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도 가지고 있다. 상속세를 감면하기 위해 중소기업으로 계속 남아있을 유인을 제공할 수도 있고, 위장으로 회사를 분할할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문경영인의 기업경영이 위축됨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중소기업 M&A 활성화 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정부 정책기조와도 배치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재벌 총수의 변칙적인 상속․증여 관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상속재산이나 증여재산에 대한 평가가 현실화되고 중소기업을 사유물처럼 여겨 경영진이 중소기업의 재산을 개인재산으로 삼았던 관행이 타파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속세나 증여세 부담이 점차로 증가한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당연히 내야 될 세금이 현실화되는 것이지 세금을 깎아주어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이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중소기업을 유지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지원이라기보다는 경영진과 그 가족의 부의 대물림에 대한 지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성실하게 상속세와 증여세를 납부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과의 조세형평성을 훼손하게 될 것이다. 세제지원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기업경영을 더욱 왕성히 하여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지만, 무엇을 근거로 기업경영을 활발히 한다는 것인지, 그렇다면 과연 전문경영인이 중소기업을 경영하면 일자리 창출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말인지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다.


 가업승계의 확대가 중소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가업승계 세제지원 확대방안은 철회되어야 하며, 특히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지금 나온 세제개편안 내용에 부가하여 가업승계에 대해 추가적인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3. 공익법인에 대한 규제완화는 철회되어야 한다.


 개편안에서는 공익법인에 대해 투명성을 갖추도록 하면서 공익법인에 대한 규제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용계좌 신설, 결산서 등 공시제도 이행, 외부감사제도 도입 등 공익법인에 대한 투명성 제고는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출연 확대 허용과는 별개로 당연히 계속해서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 심각한 문제는 공익재단의 동일기업 주식 출연·취득 제한을 5%에서 20%로, 계열기업 주식보유 한도를 30%에서 50%로 완화하면서 공익법인에 대한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이 줄어들어 공익법인이 사실상 재벌의 지주회사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출자총액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데 이어 공익법인의 주식 출연과 취득제한 조항까지 완화된다면 재벌의 왜곡된 소유지배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조장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공인법인에 대한 규제완화는 철회되어야 한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