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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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성매매특별법의 조기정착을 위한 풍토조성이 필요하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 두달째를 맞고 있다. 성매매특별법은 그간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인식되었던 ‘성은 매매할 수 있다’는 그릇된 사고를 불식시키고, 성매매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와 인권침해 해소의 전기를 마련한 의미있는 법안이다.


성매매는 단순하게 남성의 욕구에 근거한 사회적 필요악이 아니며, 이로 인해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퇴폐적 향락산업의 창괄 등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 되었으므로 우리사회가 성숙된 민주사회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기존에 윤락행위방지법 등 관련한 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우리사회의 인식과 행동의 이중성을 극복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특별법의 제정이 더욱 절실하였고, 시행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이를 주관한 정부 당국이 당위성과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이 법이 시행됨으로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 법이 추구하고 있는 근본 목적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와 행정의 문제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성매매특별법의 제정을 계기로 성매매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우리사회가 보다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최근 경제계를 비롯한 주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이법의 시행을 경기침체의 한 요인으로 제기하며 성매매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펴고 있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얼마전 “부총리 취임 이후 한숨 돌리려고 할 때마다 중국쇼크, 대통령 탄핵, 달러화 약세 등 불확실성이 발생했다. 최근 만들어진 이상한 법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라며 경기침체 가속화 주범으로 성매매특별법을 지목했다. 여성주의저널「일다」(‘04. 11. 8)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성의 성을 매매해서라도 경제의 확실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성매매 경제론’을 펴는 사람이 일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 최고 책임자자리에 합당한가? ‘경제’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것을 해도 좋다는 경제관을 가진 장관은  10대들이 ‘원조교제’라는 이름의 성매매로 유입되는 것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되며, 소비 진작을 위해서라면 더 많은 10대들이 성매매를 하고,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이헌재 장관에게는 합리적인 성매매특별법의 효율적인 집행과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며, 이러한 경제관이 성매매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장관이 말하는 성장동력이고 경기부양책인가? 이장관은 국민에게 사과해야한다.


또한,  몇일 전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우리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성매매특별법을 ‘사회의 하수구를 막은 이상한 법’이라고 단정하고 ‘어느 사회든 찌꺼기를 버릴 수 있는 하수구가 필요한데 이 법안이 이걸 막아놓고 참으라고만 하니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 엉망이 되고 나라 경제도 엉망이 됐다’는 망언을 하였다. 성매매 특별법은 잘못된 성 관행을 바로 잡고 비생산적인 성산업 자본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한 것인데, 이런 문제의 근본을 외면한 채 일부 현상만 갖고 성매매 특별법을 공격하는 것이 재계 지도자의 철학이고 도리인가. 성 산업의 번창은 박 회장이 입만 열면 강조하는 경쟁력 강화에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지론인 박 회장은 ‘돈이 된다면 뭐든 좋다’는 천민 자본주의적 ‘찌꺼기’를 버리고 기업과 재계가 한단계 고양된 윤리·책임의식을 갖도록 이끌어야 한다.


위와 같은 발언들은 ‘성매매를 남성들 욕구 해소의 필요악’으로 인식하고 ’성매매특별법을 경기침체의 한 요인‘으로 규정함으로써, 우리사회 주요지도층 인사의 그릇된 인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경실련>은 성매매와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위와 같은 그릇된 인식과 발언은 성매매 현실과 관련해서 현재 우리사회가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나아가 성매매특별법의 제정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사회지도층 인사에 대한 각성을 촉구한다.


이와 더불어 <경실련>은 성매매특별법의 조기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바이다.


첫째로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집창촌여성들에 대한 대체적 직업알선과 직업교육 등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정부의 무책임성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그런 이유로 인해 이 법이 후퇴해서는 결코 안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범정부차원에서 본법이 조기정착될 수 있도록 취약점을 보완하고 국민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성매매종사 여성들의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하에 사회전구성원들이 피해 여성들에 대한 정신적 및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이를 계기로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착근하여서 자랑스럽고 존경받는 나라만들기에 사회지도층들이 먼저 앞장서는 풍토조성이 시급하다.


둘째는 사회지도층인사들의 천민자본주의적 발언과 의식이 결국 압축성장과정에서 수많은 성매매피해여성들을 양산한 것이라는 사회적 반성과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볼 때에도 단기적으로 마이너스 영향이 존재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훨씬 더 큰 플러스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의 질적 측면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므로 양적인 경제논리가 아닌 질적인 경제논리가 우선시되어야 우리 경제사회가 선진화될 수 있다. 지금부터 더 이상의 천민자본주의적 논란과 주장을 불식하고 사회지도층들의 언행과 의식전환이 우리 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고 성숙하게 만드는 최우선조건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문의 : 경제정책팀 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