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소비자] 소비자보다 기업의 입장만 반영된 소비자 단체소송제

국회 재경위는 21일 전체회의에서 ‘소비자 단체소송제도’를 2008년 1월부터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해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구제 방안을 담고 있지 못한 탓에 실효성이 전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 측 이해관계자의 의견만을 반영하는데 급급했던 개정안 논의과정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국회 재경위가 소비자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아무런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재경위의 입법과정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바이며, 실효성 있는 강력한 소비자 보호제도의 마련을 촉구한다.

 

1. 실효성 없는 ‘소비자 단체소송제도’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지난 16일 재경위 법안심사소위는 소비자단체 자격을 ‘회원 수 1천명이상, 비영리 민간단체’로 규정하고 당초 정부가 구사했던 7곳에서 1130여 곳으로 크게 확대했었으나, 21일 전체회의에서 소비자단체 자격을 ‘회원 수 5천명 이상’, ‘중앙행정기관에 등록’, ‘소비자 보호업무 명시 후 3년 이상 활동’을 한 단체로 크게 축소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단체는 145개 정도에 불과하다.

  표결에 앞서 경제5단체는 기업경영의 애로를 이유로 소비자 소송단체 자격을 강화해 달라며 국회에 요청한 바 있다. 재경위의 이번 표결은 소비자의 소비 주권을 보장하고 있는 ‘소비자보호법’ 개정에 있어 소비자의 권익에 대한 판단보다는 기업의 논리로 사안에 접근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에 도입되는 소비자 단체소송제도는 그 실효성에 있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의 권익침해에 대한 배상이 아닌 기업에 대해 ‘행위중지’만 신청할 수 있고 ‘금전적 손해배상청구’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률상 허점은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소비자를 위해 존재해야 할 제도가 그 실효성을 발휘할 수 없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게 만들 것이다.

 

2. <경실련>은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 구제 방안인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한다.

 

  현재 정부는 적극적으로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나서는 등 세계화 시대에 적극 대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무역과 자본 이동은 한층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세계화 시대를 맞아 이제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게 되었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 상장된 상당수 대형 기업들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는 외국자본과 외국기업의 횡포로부터 국내 소비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기업에게는 품질개선과 소비자 친화적 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한 실질적인 경쟁력제고의 계기가 되도록 하는 소비자 보호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소비자 보호제도의 마련에 소극적이던 정치권이 뒤늦게 마련한 단체소송제도가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제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여야정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 단체소송제도’의 핵심인 일괄분쟁조정이나 행위중지 등은 소비자단체에서도 이미 실행하고 있으며, 기업제품의 위해성을 입증하기 위해 조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단체소송제의 도입은 소비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측면에서 개인이 소송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고, 또한 거액이 아닌 소액의 피해자가 실질적인 보상을 받는 인센티브 없이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이런 부실한 제도를 마치 새로운 소비자 보호제도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경실련>은 실질적인 소비자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하고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포함한 소비자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을 주장한다. 

 

3. 경제적 강자를 위한 영미식 제도를 도입하면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도외시하는 일관성 없는 제도개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재정경제부는 19일 오는 2008년 시행을 목표로 올해 안에 자본시장통합법을 입법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본시장통합은 영미식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이들 나라의 경우 철저한 금융이용자, 투자자 보호제도가 갖추어져 있다.

  기업이나 금융기관을 위한 법은 철저히 영미법을 준용하면서 영미의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보호제도는 철저히 외면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후안무치에 <경실련>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영미식 제도를 벤치마킹할 경우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의 측면에서 뿐만이 아닌,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저의는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진정 소비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 하루 속히 ‘소비자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확보하고 정책에 대한 실효성을 높여 국민경제의 구성원인 소비자, 기업, 정부의 신뢰를 확고히 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