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과징금 처분으론 고질적 리베이트 근절 어려워

– 과징금 인상해도 제약사 입장에서 영향 미미, 재발방지 한계 –
– 엄격한 급여제외와 항구적 약가인하로 적폐 청산해야 –

지난 26일 연합뉴스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하기 위해 급여정지를 하지 않는 대신 과징금 상한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주장과 달리 리베이트 의약품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환자들이 아닌 제약사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국민들의 소중한 건강보험료를 유용하는 불법행위는 엄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의 과징금으로 면죄부를 준다면 고질적인 리베이트의 반복을 근절할 수 없다. 또한 복지부의 주장은 리베이트 쌍벌제와 투아웃제를 통해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는 제도 도입과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고 청산해야할 적폐를 방치하는 것이며, 복지부의 논리는 책을 읽기 위해서라면 촛불을 훔쳐도 된다는 논리와 다름 아니다.

무엇보다 과징금은 결코 리베이트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 제약사가 불법행위를 통해 얻은 이익에 비해 과징금이 턱 없이 낮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4월말 복지부가 한국노바티스(주)(이하 노바티스)의 일부 리베이트 의약품에 대해 급여정지를 과징금 부과 처분으로 대체했을 때 제약사 봐주기 처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 노바티스 리베이트 의약품 33개에 내린 과징금 551억원은 노바티스가 1개 의약품(글리벡)으로 한 해 벌어들인 수준의 금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추후에 과징금 상한을 40%에서 60%로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제약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매달 적지 않은 건강보험료를 내는 시민들이 불법 리베이트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고, 적폐 청산을 해달라고 외칠 때마다 귀를 막고 있는 복지부가, 환자를 핑계로 제약사에게만 유리한 과징금 대체를 고민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미 과징금 부과로는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리베이트 사건으로 노바티스에 과징금을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바티스는 오히려 더 교묘한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계속 했다. 이러한 불법이 반복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복지부가 불법을 저지른 제약사를 엄중히 처벌하지 않고 관련 의약품이 퇴출되지 않도록 보장해주는 것은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과연 환자와 시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복지부의 무원칙하고 일관성 없는 법 집행은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실제 리베이트를 저지른 제약사는 자사 제품의 급여정지 처분에 대해 글리벡 처분 사례를 들며 차별적 법 집행이라고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복지부가 글리벡 급여정지를 과징금 부과 처분으로 대체했을 때 들었던 사유는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효 차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과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대체의약품 제도 근간을 훼손하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 복지부가 환자와 시민을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은, 약제비 부담을 높이는 불법 리베이트를 엄격하게 처벌하고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불법을 엄벌하지 않고 과징금 처분을 반복하면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는 근절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그릇된 결정은 제약사의 이익을 보장하고 환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복지부는 법 원칙을 바로 세우고 약의 효능이나 가격이 아닌 불법 리베이트를 통해 연명하는 의약품을 걸러내야 한다. 그러면서 리베이트 비용이 포함된 거품 낀 약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실련은 복지부에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명확한 입장과 향후 제도개선 방안과 계획 공개를 요구할 것이다. 복지부가 리베이트라는 고질적 적폐를 청산하고 높은 약가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떳떳하게 보여줄 것을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