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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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민단체 사회적 책임헌장 및 행동규범 선포

1. 헌장과 행동규범을 왜 마련했는가?


지난 6월 26일(화) [NGO사회적 책임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경실련, 기윤실, 녹색미래, 대한YWCA, 흥사단은 흥사단 강당에서 ‘시민단체 사회적 책임헌장과 행동규범’을 발표하고 그것을 준수할 것임을 서약하는 선포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헌장과 행동규범은 최근 시민단체를 향한 각종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시민들의 신뢰 회복과 시민운동의 책임성을 제고시키고자 하는 참여단체의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1987년 이후 시민들의 폭넓은 지지에 힘입어 급속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온 시민단체들은 최근 몇 년간 매우 달라진 현실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참여정부가 등장한 이후 시민단체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정치ㆍ사회적 영향력은 커졌고 그 역할의 중요성도 높아졌지만, 그에 비례하여 비판의 목소리는 많아지고 시민들의 지지도는 현저하게 약화되었습니다.


정파적 편향성, 정치과잉, 비전문성, 일방주의 등의 부정적 개념들이 시민운동을 수식하는 말로 언론지상에 끊임없이 오르내렸고, 시민단체의 신뢰도는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외부로부터의 도전과 아울러 개선되지 않는 재정적 어려움, 점점 약화되는 인적 역량, 경영역량의 부족 등의 내부적 어려움도 가중되어 시민운동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실련,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녹색미래, 대한YWCA연합회와 흥사단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시민단체의 사회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내적 혁신운동으로서 ‘시민단체의 사회적 책임 운동’을 전개하면서 그 실천지침으로서 사회적 책임헌장과 행동규범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2. 헌장과 행동규범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마련됐는가?


지난 2007년 2월 22일, 위 5개 단체는 [NGO 사회적 책임 운동 준비위원회]를 발족하면서 ‘한국 시민운동과 사회적 책임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시민단체의 사회적 책임성의 명확한 방향과 가치를 담은 헌장과 행동규범의 제정에 대한 필요성을 공유했습니다. 이를 위해 4월 10일~18일까지 시민운동의 주요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연속토론회에서 각각의 이해관계자(정치부문, 일반시민, 단체내부참여자, 기업 등)와 시민단체 간의 바람직한 책임성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해 토론과 연구를 거듭하여 그들의 의견을 담아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헌장과 행동규범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한편, CIVICUS, Amnesty, ActionAid International, Oxfam International, Transparency International, World YWCA 등 11개 주요한 국제 비정부기구들이 제정한 [International Non Governmental Organizations ACCOUNTABILITY CHARTER], [InterAction’s Private Voluntary Organization Standards], [Australian Council for Overseas Aid Code of Conduct] 등 외국 NGO들이 채택하고 있는 헌장과 행동규범을 검토하였습니다.


3. 헌장과 행동규범의 주요내용은?


시민단체 사회적 책임헌장은 시민단체의 정의, 지향하는 사회, 행동할 권리, 활동내용 및 방향, 정당성의 근거, 활동의 원칙과 가치, 조직운영 원리 등을 수록하여 여타 사회단체 및 정파편향단체들과 시민단체를 구분하는 지표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시민단체를 공익성, 자발성, 자율성 및 독립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비정부, 비영리 단체로 정의하여 시민단체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고, 시민단체의 정당성은 활동의 질과 시민적 지지에 달려 있음을 분명히 하여 그 활동의 성과가 시민들을 기반으로 진행되어 책임성을 제고토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시민단체가 추구해야 할 원칙과 가치는 특정의 이념이 아니라 실사구시 정신에 기초한 합리적 대안을 추구토록 하였으며,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가치들을 존중토록 하였습니다.


개방적이고 투명적인 조직 체제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제안과 참여를 촉진하고, 조직운영에 있어서도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고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토록 명시하였습니다.


행동규범은 시민단체들이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약속들을 다음과 같이 담고 있습니다.


1) 규범의 목적


시민단체가 공유하는 원칙, 정책과 실천지침들을 규정하고, 대내적 및 대외적으로 책임성을 증진시키며, 이해관계자들과의 의사소통을 장려하고, 조직으로서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 시민단체의 이해관계자들 


시민단체의 이해관계자들이란 단체가 본연의 사명을 성취하기 위해 사회 내에서 접하게 되는 시민운동의 대상이나 협력자 등을 지칭하며 이들을 총 9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첫째, 권익이 보호되고 증진되어야 할 소수자들, 둘째, 스스로를 대변하거나 방어할 수 없는 생태계, 셋째, 우리의 회원, 후원자 및 지지자, 넷째, 우리의 상근운동가와 자원봉사자, 다섯째, 우리사회의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다른 시민단체들, 여섯째, 우리의 창립과 운영에 관계가 있는 가진 정부기관, 일곱째, 우리가 정책, 프로그램 및 활동에 영향을 주려는 기관과 개인들, 여덟째, 언론, 아홉째, 일반 시민들로 규정하고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책임 있게 활동할 것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3) 추구하는 가치들


시민단체는 주장과 행동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크게 네 가지의 가치를 명시하고 있는데, 시민중심, 실사구시의 정신, 원칙중심, 독립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첫째, 시민중심은 회원 및 시민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담보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의 폭을 증대하였습니다.


둘째, 실사구시의 정신에 입각하여 효과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 사적이익추구로부터의 독립, 양심에 입각한 정확한 현실 진단과 그에 기초한 합리적 정책대안을 추구하며 극단적 대안과 방법론의 채택을 배제합니다.


셋째, 원칙중심이란 단체 고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윤리적이고 건전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적 신뢰받을 수 있는 원칙과 가치에 근거한 시민운동을 지향함을 의미합니다.


넷째, 독립성은 시민단체 정당성의 근거이므로 정치․경제적 및 제반 이익집단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단체의 대표성을 갖는 현직 주요임원의 정치활동과 관직 진출을 제한하여 정치적 비당파성을 확립하고, 재정의존이 특정 기관이나 개인에게 한정하지 않아야 하며 단체 임원으로 참여하는 인사들의 편중과 편향성을 배제하여 제반 이익집단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4) 조직경영 및 활동 원칙 


시민단체는 조직경영 및 활동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도덕성을 추구하고, 의사결정구조는  민주적이어야 하며 모금․재정운영․조직경영을 전문화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이도록 하였습니다.


첫째, 조직경영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 연 1회 단체의 활동과 성과 및 의사결정구조와 과정, 주요임원, 수입지출 내역과 사회적 책임헌장의 준수에 관한 사항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간하도록 하였습니다.


둘째, 도덕성 확보를 위해 모든 활동에서 불법행위, 독직행위, 뇌물수수, 기타 회계부정행위에 반대하고, 단체의 관련자가 직책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단체의 공신력을 훼손하는 비도덕적 행위를 금지하였습니다.


셋째,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위해서 각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는 관계법령과 민주주의 일반원칙에 따라 구성하되 최소한 단체의 회칙(정관, 규약, 규정, 규칙, 기타 유사한 문서)은 법률상의 요건들에 합치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조직 의사결정이 사무책임자, 집행위원회 혹은 이사회, 총회 등의 단계적 절차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넷째,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과 윤리적 모금은 보편타당하고 정당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명기하였습니다. 우선적으로 회원들로부터의 회비 및 민간부문(개인)의 기부 등을 통해 조성되는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도록 노력하고, 각 단체의 활동과 관련하여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된 기업 혹은 기관으로부터의 기부는 그 활동이 종료되고 이해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날 때까지 요청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섯째, 전문적 경영을 위해서 투명한 회계 관리와 임직원 및 프로그램에 대한 명확한 평가절차를 가지도록 했습니다. 또한 상근자들의 처우는 현실적인 수준이어야 하며, 이들에게 교육훈련 및 전문능력 개발을 위한 기회를 정기적으로 제공하여 인적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토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모든 프로그램과 활동에 있어 성인지적 관점을 견지토록 하고 있습니다.


5) 실행


NGO사회적 책임운동 내에 ‘행동규범 준수위원회’를 구성하여 본 규범의 준수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으며, 회계연도 종료 후 2개월 내에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4.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시민단체로 거듭나기 위하여…


헌장과 행동규범은 보기에 따라 그 수준이 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민단체 스스로 대시민적 약속내용을 공표하고, 그것을 실천하겠다고 서약하는 것은 한국 시민운동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즉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모범적인 조직운영과 활동이 수반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음을 시민단체 스스로 선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 스스로의 내적혁신운동이자 자정운동입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 시민단체들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높여 한국 시민사회를 강화하는데 일조하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헌장을 마련한 [NGO 사회적 책임 운동 준비위원회]는 향후에 △헌장과 행동규범을 널리 알려 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하거나 보다 나은 행동규범들을 개발하고 채택하도록 하는 한편, 시민단체가 자체적으로 책임성의 수준을 평가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시민단체 책임성 평가 지표’의 개발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또한 ‘NGO 사회적 책임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시민단체의 사회적 책임성에 대한 논의를 심화․확산하고 국내외의 성공적 사례들을 소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2008년 초에는 참여 단체들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여 우리의 성과를 공유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선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의 정파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시민운동의 발전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앞으로의 대선과정에서 정당 및 기타 정치조직들에 의한 시민단체의 독립성 훼손 행위에 대한 감시와 비판 활동을 벌여 나갈 것입니다.


* 이 글은 ‘시민단체 사회적 책임헌장과 행동규범 선포식’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