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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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시민들의 관심이 시의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2월 27일(금) 오후 4시 4명의 서울시의원들이 경실련 강당에 모였다. 이들은 작년 12월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의정활동평가’에서 선정된 각 상임위별 우수의원들. 심재옥(민주노동당/재경위), 정홍식(열린우리당/환경수자원위), 손석기(열린우리당/교통위), 박래학(새천년민주당/건설위) 의원이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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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익식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의정활동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문제점, 그리고 지방자치에 대한 각자의 견해들을 2시간여에 걸쳐 풀어내었다.



  먼저 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 문제가 논의대상에 올랐다. 의원들은 책임있는 의정활동을 위해 정당공천의 큰 틀에는 동의했으나 실제 운용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이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옥) 정당공천은 확대되어야 옳다. 주민들이 정당간의 차별화된 정책을 인지할수 있게끔 하고 이를 가지고 정당간 정책대결이 이루어져야 주민들의 관심도 이끌어낼수 있을 것이다.


(손석기) 책임성있는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실제 의정활동에서 개인의 이성적인 판단과는 상관없이 당론에 따라 행동하는 부작용이다.


(박래학) 지방의회에서부터 정당의 이름을 걸고 훈련을 받은 사람이 차곡차곡 과정을 밟아나가 중앙정치에 진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정치충원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점에 비추어보면 지금의 정당공천은 그 자체의 문제보다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관계에 있어 지방의원이 일방적으로 예속된다는 점이 큰 문제다. 한마디로 지역구 위원장의 보좌관쯤으로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중앙과 지방의 관계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정당공천의 취지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정홍식) 정당공천의 문제점중의 하나는 정치신인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위해서 봉사를 하고 싶어도 무소속이 당선되기란 무척 힘들다. 주민들이 개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막연히 정당을 보고 투표하기 때문이다.


의정활동과정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의원들은 먼저 서울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래학) 시 집행부가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시정질의도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라는 식의 답변만 듣는 요식행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심재옥) 의정활동에서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일상적인 집행부의 시의회 경시풍조이다. 자료요청을 했을때 10번이 넘게 같은 내용만을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 내부절차니 내부문서니 하면서 아예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외에도 일상적인 견제기능이 작동되어야 하지만 시집행부가 거절해버리면 그만이다. 이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제도적으로 의회에 보장이 되어야 한다.


(손석기) 공무원들의 가장 좋은 술안주가 무엇인줄 아는가? 바로 시의원들이다. 시의원 보좌관 충원에 가장 반대하는 이들이 공무원들이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또하나의 시의원이 생기니 귀찮고 할 일이 많아진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의회를 귀찮고 하찮은 존재로 알고 있는 공무원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시집행부와의 관계외에 의원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재정이나 보좌인력의 부족함이었다. “창피하지만 이런 이야기까지 한다”면서 실제 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까지 이야기되었다.


(손석기) 웃기게 들리겠지만 공직자재산을 등록하는 시기가 의원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때다. 의원들이 직접 은행에 뛰어다니며 통장을 챙기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의정활동이 아니라 일상 잡무까지도 모두 의원들의 몫이다. 이런 상황이니 시의원 본연의 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박래학) 현실적으로 시의원들은 직업이 없으면 안된다. 밖에서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의회수당만 가지고는 실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의원들도 많다. 이러다보니 직업과 의정활동이 시소의 관계로 되버렸다. 직업에 열중하면 자연히 의정활동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손석기) 지금 의원들 점심밥먹을때는 다같이 우르르 몰려가 줄서서 먹고 있다. 의정활동 공통경비를 따다 쓰다보니 개인일정과는 상관없이 상임위가 다함께 모여 공동으로 먹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행자부에서 획일적으로 규정한 예산편성지침에 의거하여 수당이 나오다보니 이렇게 된것이다. 유급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존의 의정활동비나 회기수당이 보다 탄력적으로 쓰여질 수 있도록 운영상의 개선이 필요하다.


의원들은 보좌인력 충원과 관련,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중인 행정서포터스는 의정활동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제도적으로 보좌관을 두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홍식) 현행 서포터스는 의원개개인이 아닌 상임위별로 몇명씩 배치되어 있어 실효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서포터스나 인턴이 의원개개인에게 배당된다고 해도 실제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인 보좌가 가능한 인력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박래학) 보좌관 1명이 우리에게는 날개가 되고 엔진이 된다. 자신있게 말하는데 보좌관 1명만 주어져도 국회의원 능가하는 시의원 많이 나올 수 있다.


(심재옥) 단순히 물리적인 충원만 있어서는 안된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보좌를 위해서는 보좌진에게 적정한 수준의 권한 또한 주어져야 할 것 이다.


시의회와 의원들이 주민들로부터 소외되어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의원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의원들은 의회가 노력해야 될 부분도 있지만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같이 문제제기하고 노력해주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지적하였다. 이를 위해 총선이후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워크샵이나 토론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가자는 말로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정홍식) 주민들에게 지방선거가 All or Nothing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선과 총선사이에서 어느 한 정당에 몰표를 던지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지난번에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단체장과 함께 의석수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이럴 경우 시행정부에 대한 시의회의 견제기능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인식했으면 한다.


(손석기) 중간선거 형식을 띠는 지방선거의 선거주기를 변경하는 것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또한 지방선거에 있어서도 단체장과 의회를 같이 선출하는 방법도 고쳐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동시선거가 계속 유지된다면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한 정당이 독점하게 되는 왜곡된 모습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심재옥) 지방의회가 완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모든 권한이 국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자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방의회가 활성화되려면 과감하게 국회의 기능 중 상당부분을 지방의회에 이양하여야 한다. 의원스스로도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는 의원발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박래학) 시의원들은 거의 매스컴에 노출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한 일을 정작 지역주민들은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한 일로 알고 있다. 시의원들의, 시의회의 의정활동을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통로의 개발이 중요하다.


(심재옥) 현재 서울시의회 본회의는 인터넷으로 생방송되고 있다.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안들을 다루는 상임위까지 공개되어야 보다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감시를 이끌어낼수 있다. 전자정부 1위라고 하는 서울시는 의회와 주민을 연결하는 이러한 일들을 외면하고 있다. 주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시의회가 알고 있어도 의정활동은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풍성해질 것이다.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 김건호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