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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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민운동 전체 과제, 화두 던져달라”

“<시민의신문>은 시민단체들의 동향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전면적인 국가와 사회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시민단체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중심이 돼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양극화 문제 등 큰 사회 화두를 짚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박완기 경제정의실천시민운동연합 정책실장은 <시민의신문>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하자 잠시 주저하다 이렇게 말을 꺼냈다. 박 실장은 <시민의신문>을 보면 “이미 일간지들이 보도했던 작은 이슈들이 지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며 “어려운 일이지만 시민운동의 전체적인 과제나 화두를 던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시민단체들의 활동이라든지 중앙의 시민단체와 상근자에게 시사점을 던져주는 얘기도 담았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그는 새로운 과제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의제뿐만 아니라 운동방법론에 이르기 까지 <시민의신문>이 발굴해내고 공유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이제 시민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너무 흔한 일이 돼버렸다”며 “많은 단체들이 고민하고 있겠지만 <시민의신문>이 그것을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실장이 경실련에서 활동한 지는 올해로 14년. 경실련 기관지로 출발한 <시민의신문> 창간 한해 전 수원경실련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지역경실련에서 일을 하다 서울로 올라온 특이한 경력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그 자신이 <시민의신문> 주주이기도 하다고 밝힌 박 실장은 웃으며 “그렇다고 주주총회에 참석한 적은 없어요”라고 말한다. 창간 초창기 때는 직접 신문을 배포하기도 하고 95년 지방선거에서는 직접 선거와 관련된 기획에 참여하기도 했다며 <시민의신문>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실장은 시민단체와 언론이 하나의 의제를 같이 추진해 나가는 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가지고 있는 정보전달능력과 시민단체의 의제를 재정립하는 장점이 결합된다면 시민들에게 더 알기 쉽고 빠르게 여러 가지 사회 이슈를 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6년의 경실련 “양극화 해소 등 경제문제에 더 집중하고 확대하겠다”


“경실련의 내부적으로 보면 큰 틀에서는 계획한 선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비판도 많았고 운동 아이템도 소진된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 2, 3년 동안 단체 내의 문제를 많이 해결했습니다. 이제는 부동산 문제 등 새로운 과제를 가지고 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부동산 문제와 지방선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경제구조개혁운동의 차원에서 부동산 문제를 비롯한 사회 양극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박 실장은 올 한해 경실련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이렇게 내렸다. 경실련 상근 활동가들이 너무 열심히 일해 오히려 자제를 부탁할 때도 있다며 웃음을 짓는다. 지난 97년 김현철 씨 로비 도청테이프 사건은 경실련에게 여러모로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조직적인 면에서 지역 경실련과 소원하게 된 것도 그 때부터였고 늘 ‘백화점식 사업’이라고 비판받던 활동을 되돌아보게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고 했다. 그 사건이 현재 경실련에 좋던지 나쁘던지 영향을 끼친 것은 틀림없는 일이었다.


박 실장은 비판받던 백화점식 사업은 그간의 준비를 통해 많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2~3년 동안 경실련은 80% 역량을 핵심적 사안에 집중해 끝까지 해결하자고 정리했다”며 “현재 경실련이 집중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 등은 바로 그런 고민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스스로의 판단에 입각해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양극화 문제,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불공정 거래 등에 대해 좀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문제와 더불어 재정, 예산, 세제 등에 관해서도 경제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주도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조세형평성과 소득재분배를 개선하는 것이 양극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경제구조개선이라는 것은 경제적으로 탈락한 그룹에 대해 사회가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스로가 소원해졌다고 판단한 지역 경실련과의 문제에 대해서도 박 실장은 “경실련 출범 당시보다는 연계가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많이 정비됐다고 본다”며 “지역 경실련에서도 시민사회발전을 위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경실련은 올해 초 지역 경실련에서 활동하고 있는 간사들과 함께 전국 상근자 워크숍을 개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시민단체들도 꾸준한 재생산 노력 필요


“시민단체들도 장기적인 부침(浮沈)의 사이클(cycle)이 있는 듯 합니다. 시민단체들도 준비기간이 필요합니다. 의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데 있어 지속적으로 그리고 좀더 앞서나가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앞서 준비해야 합니다. 현재 경실련은 부동산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경실련은 부동산 문제, 양극화 문제에 대해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박 실장은 마지막으로 시민단체들의 재생산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다. 준비하지 않고서는 제기한 의제를 끊임없이 이끌어나갈 수 있는 단체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실련에 들어와 활동한 지 14년. 박 실장은 그 속에서 가장 기억나는 시간이 바로 지난 2~3년간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이 시민감시국장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고민하고 경실련의 대안을 마련하는데 골머리를 앓던 시기였다. 밥만 먹으면 부동산 생각뿐. 당시의 상황을 그렇게 표현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 잠조차 오지 않았어요. 지금요? 지금은 사실 그 일과 많이 떨어져 있어 잘 지내고 있죠. 그래도 그 때의 경험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고민이나 제 자신에 대한 실력, 의사 결정 방법 등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박 실장을 두고 경실련의 한 간사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런 평가가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가질 지도 모르지만 그는 상관없다는 듯하다. 경실련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밝혔듯이 희망하던 일이 이뤄진다면 경실련에게나 시민들에게나 도움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신문ㅣ박성호 기자)


* 이 인터뷰는 5월 23일 시민의 신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