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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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 도입이 정치개혁의 핵심이다

여야는 올해 안에 선거제도 개혁 반드시 완료해야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어제(15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여야 4당은 회동에서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설치하고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선거제도 논의가 결코 여야 정당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당리당략적 논쟁으로 점철되어서는 안 되며, 정치개혁의 핵심은 시민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의 도입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정치개혁 의제 논의를 위해 법안심사권을 가진 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정작 여야 정당의 정치개혁에 대한 원칙이나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또다시 과거와 같이 핵심적인 정치개혁 과제는 외면하고 시간만 끌다가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특히 선거제도 개혁은 정치권의 정략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라는 대원칙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야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제대로 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구제 개편’을 언급하는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

민주적 정치개혁의 핵심은 주권자인 시민의 의사가 정확하게 정치적 결과로 반영되도록 하는 것에 있다. 현행 한국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투표자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거대 정당은 자신들이 득표한 표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의석을 가져간다. 정당 지지율과 실제 의석수 간의 불비례성이 높기 때문이다. 많은 유권자의 표가 선거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버려지는 사표(死票)가 된다.

민의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정당 득표율과 정당의 의석이 비례적으로 배분되는 선거제도를 채택해야 한다. 특히 독일식 비례대표제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정당 득표율이 의석수와 비례적으로 연동되어 민의가 정확하게 의석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 이러한 비례적 선거제도에서는 정당들이 시민의 목소리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미 오래 전부터 시민사회와 학계는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해왔고, 그 보완책으로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강조해왔다. 뿐만 아니라 중앙선관위도 2015년에 이와 같은 취지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정치개혁의 큰 흐름이다.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민들의 요구와 높은 주권의식을 정치권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권자들이 만들어낸 지난 19대 대선 이후에 정치개혁의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추진하는 정당이 잘 안 보인다. 시민이 주권을 제대로 보장받고,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 정치의 핵심이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촛불 민심으로 드러난 시민들의 목소리를 어떠한 선거제도를 도입하여 반영할 것인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정치권이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자신들보다 시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입장을 보인다면 합의점을 찾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권은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외면하면 결국 심판을 받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