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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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민의 자유와 부의 확대를 위하여

강철규 경실련 공동대표 (서울시립대 경제학 교수)



 올해로 경실련이 출범한 지 19년이 됩니다. 변형윤 초대 대표님 이래 이종훈, 김성훈, 법등 전 대표님 등을 모시고 제 10대 공동대표로 취임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경실련이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시민운동의 효시로 89년 출범하여 그 동안 부동산 투기 억제, 재벌개혁, 금융실명제 도입, 부패추방 등 경제정의의 초석이 될 만한 일들을 많이 이룩하였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정의는 시민의 자유 확대와 부의 확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 작금의 현실은 그동안 애써 이룩한 경제정의의 틀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친기업적’이란 명목으로 기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북돋우는 것은 좋은 데 부정적인 측면까지 감싸고도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하에 불공정 거래나 비리 등 타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까지 모두 묵인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7% 경제성장을 약속하지만 이는 허구입니다. 현재 우리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 5% 이하가 정상입니다. 7% 성장은 불가능 합니다. 무리하게 추진하면 특정연도에는 가능해도 그 후 후유증이 심각하여 중장기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과거 70~80년대와 같이 투자기회가 많은 개발연대에는 9~12% 성장이 가능합니다. 현재 투자기회가 적은 선진국의 경우는 보통 1~3%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와 같은 과도기적 상황에 있는 나라는 4~5% 성장이 정상적입니다. 7% 경제성장 약속은 국민을 속이거나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는 정략적 구호일 뿐입니다.  


 이외에도 아직도 건재한 재벌의 순환출자 등에 의한 편법지배를 묵인하려 하고, 형해만 남았으나 재벌견제의 상징성이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대안도 없이 폐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산업자본의 금융지배의 길을 트려하는 금산분리의 원칙 완화 등을 추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경제정책의 기본원칙을 유지하고, 말 그대로 합리적이고 실사구시적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친기업적인 것은 기업의 긍정적인 면을 북돋우고 부정적인 측면을 과감히 척결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자유경제을 보장하되 공정한 경쟁이 되게 하여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울러 순환출자 금지 등 대안을 만들고 출총제를 폐지해야 합니다.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하고 완화하더라도 금융 감독이 철저히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서 검토되어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은 시민의 자유와 부의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전통산업보다는 서비스업,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전통산업의 자본집약-노동절약 투자보다는 기술혁신에 의한 신규투자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인수위의 과학기술부 폐지 등은 이해가 안가는 대목입니다.


 앞으로 시민운동의 역할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더욱 크게 요구될 것입니다. 기업과 정부가 유착될 때 시민의 자유와 부의 보호와 확대가 침해받게 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에 경주해야 합니다.


엘빈 토플러의 책을 보면 보통 기업은 100mile, 정부는 25mile, 시민단체 등은 90mile의 속도를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간답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둘이 합치면 125mile로 시민단체를 크게 추월하게 됩니다. 시민단체가 피나는 자기노력이 없으면 항상 뒷북치게 마련입니다.


 되살아나려는 부동산 투기, 재벌의 반칙 출자, 정경유착 근절에 대한 감시활동을 통해 잘못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위해 강력한 실력투쟁을 진행해야 합니다. 시민운동은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기업의 자유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는 완화하되, 시장의 규칙은 바로 세우는 활동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경실련은 시대적 상황변화에 따라 앞으로 그 역할과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 합니다. 창립당시의 순수한 정신과 열정으로 21세기 시민운동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회원과 자원봉사자, 상근활동가들이 지혜를 모으고 열과 성을 다해야 합니다. 끝. 


 이 글은 2008. 1. 30 <경실련 공동대표 취임식> 연설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