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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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시장개혁 가로막는 경제5단체는 각성하라

경기침체를 빌미로 시장개혁 가로막는 재계는 각성하라


재벌계열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제 강화, 계좌추적권 시한연장은 건전한 시장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7일) 전경련 등 경제5단체 부회장단은 조찬회의를 갖고 최근 정부정책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전제한 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금융회사의 의결권 축소에 반대하며 출자총액규제의 폐지와 계좌추적권 재도입 시도의 철회를 촉구했다.


재계의 이러한 태도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자기 노력은 게을리 한 채 경기침체 등 외부적인 요인들을 근거로 제도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키려하는 것 역시도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재벌 계열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은 재벌 계열 금융보험사가 재벌 총수의 사금고 및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이용되는 폐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재벌집단이 총수 1인 중심의 제왕적 소유지배 시스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이 제도는 그동안 전면 금지해 오다 2002년부터 정관변경, 임원 임면, 합병, 중요한 영업 양·수도 등에 한해 30%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번에 이를 다시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가 점차 심화되는 추세이며, 실제 대기업집단의 자산 중 금융회사 비중을 보면 생명보험사는 1998년 42%였다가 2002년에는 52%로, 손해보험사는 45%에서 56%로, 증권사는 44%에서 52%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주요 우량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상회하고 있어 외국자본의 과다한 경영 간섭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무리한 축소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8월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85개 금융보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동일인에 비우호적인 세력이 계열 우량 상장법인에 대하여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시도한 사례를 발견하지 못해, 재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재계는 이같은 의결권 제한이 주요 선진국의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상호 건전한 긴장관계 유지를 위해 이 둘을 분리하는 것은 全세계적인 추세로서 글로벌 스탠다드이다. 특히 금융감독 기능이 선진외국과 같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우리경제의 건전성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이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 역시 재계는 올 초부터 △기업투자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국내기업에만 역차별이 되며 △적대적 M&A에 대한 경영권 방어를 어렵게 한다는 이유로 이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먼저 재계가 주장하는 투자 저해는 자본재를 구입하거나 공장 신․증설 등 자본스톡의 증가를 의미하는 투자와 타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출자를 구분하지 못한데서 출발한다. 실제로 현재 동종․밀접관련 업종, 신산업, 외국인 합작회사 등 예외 인정으로 인해 출자에 제한받지 않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된 기간동안(1998-2000년) 대기업집단의 출자총액은 계속 증가했으나, 설비투자율은 99년부터 2001년까지 증가폭이 둔화되거나 감소되었던 것 역시 재계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케 한다. 또한 지난해 전경련․기업집단 등을 통해 투자․출자 저해사례를 조사하였으나 몇 건의 출자를 못하게 된 사례는 있었으나 실제 투자저해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계좌추적권 시한 연장 문제 역시도 재계는 부당내부거래를 규제할 제도가 완비되어 있으며, 계좌추적권의 실효성이 미비할 뿐 아니라, 공정위의 조사권한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결합제무제표를 분석한 발표자료(2003.7.28)에 따르면, 작년 5대 기업집단의 내부거래가 191조원으로 총 매출액의 38.1%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규모나 비중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공정위에서 의하면, 기업간 부당내부거래 행위의 87%가 금융기관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업간 내부거래 비율의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부당내부거래의 대부분이 금융기관을 통해서 이뤄지는 등, 부당내부거래의 수법이 더욱 교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좌추적권의 시한연장이 폐지된다면 재계의 불법행위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증빙과 근거로 볼 때 재계의 오늘 주장은 경기침체를 빌미로 시장개혁을 가로막으려는 행태로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재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재계 스스로가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확립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결과들이 실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회복을 위해 시장의 구조적인 결함을 개혁하는 것은 당연하다. 구조개혁을 덮으면서 단기적인 경기회복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우리의 경제체질을 더욱 악화 시킬뿐이다.    


<경실련>은 재계가 현재적 상황에 대한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통해 시장개혁을 가로 막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 개선을 통한 기업 소유․지배구조 확립과 기업경쟁력 제고에 나설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