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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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심포지엄]”이제는 생활정치 운동…”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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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생활정치 운동!
“이념의 진보를 넘어 가치의 진보로”


고영민 회원·홍보팀 간사

향후 시민운동은 생활정치의 확장, 즉 이념의 진보를 넘어 ‘가치의 진보’로 진입해야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이 지구적 수준에서 국가, 지역, 현장, 개인의 수준에까지 중첩적으로 결부되어야 한다는 실천과제가 제시됐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시민사회가 전환기를 맞이한 것에 대해 모두 공감하며, 변화된 환경에 맞는 실천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NGO학회, 한겨레신문사가 지난 6월 9일 고려대에서 공동주최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창립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총론 발제를 맡은 조대엽(고려대, 사회학) 교수는 “생활정치운동은 삶의 양식(life style)과 관련된 정치, 자아실현의 정치”라고 규정짓고 “지구적인 거시수준부터 미시적인 일상현장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의 시민운동은 전자적 공중(네티즌)과 ‘유연 자발집단’을 중심으로 하는 탈조직적 시민행동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유연 자발집단은 온라인 공간을 매개로 빠르게 확산되는 다양한 회원조직과 커뮤니티들로서 특유의 유연성과 자발성을 특징으로 한다. 조 교수는 “유연 자발집단은 나름대로의 가입형식, 소속감, 경계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닌 ‘제4의 결사체’라도 할 수 있다”며 “최근 더욱 유연한 네트워크를 특징으로 하는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정치’가 삶의 양식, 삶의 내용과 관련된 정치라면 ‘시민정치’는 국가권력 구조와 제도정치 질서를 재구성하기 위한 시민행동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활정치는 형식 및 절차를 넘어 민주적 삶의 양식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미시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조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의 형식적 제도 속에 권위주의적 행동양식을 감싸 안고 있는 형국으로 거시 민주주의 틀 속에서 작동하는 미시 권위주의 질서”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시민정치 운동은 생활정치 운동의 기회와 조건을 만드는 과정이기에 진보적 정권교체 운동이야말로 미시 민주주의의 외피를 확보하는 핵심과제이며 생활정치 운동과 시민정치 운동의 동반적 추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향후 시민운동의 몇 가지 실천과제로서 △생활정치 운동의 제도와 과제 △시민정치 운동과 제도정치(의회·정당정치)의 관계설정의 과제 △시민 민족주의 보편화 과제 △시민사회 통일운동 확장의 과제 △분화된 공론장의 연속성 구축의 과제 등을 제시했다. 특히 통일운동과 관련해 조 교수는 “국가주의 통일론을 넘어선 통일논의의 시민사회적 재구성과 왜 통일해야 하는 가에 대한 혈통적 민족주의를 넘어선 응답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력감시 운동, 여전히 유효한가?

권력감시 운동과 관련해 이승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낙선운동을 정점으로 2000년 이후 시민운동은 성공으로 인한 위기에 직면했고, 정치적 중립성 논란, 시민운동의 보수·진보의 분화 등으로 권력감시 운동의 유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실련, 참여연대 등 권력감시를 주된 임무로 해왔던 단체들이 시민운동 일반, 나아가 시민일반을 대표하는 것처럼 간주되던 시대는 끝났지만 누군가는 사회운동 내부에서 비판적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권력 감시의 전문화를 위해서 각 분야별 감시 단체가 계열화되어 전문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고, 전문화 및 안정화를 위해 상시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여 팩트와 데이터를 축적하고 전문적인 모니터 역량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씽크탱크들과 협력 방안 모색 △시민참여형 권력감시모델 개발 △분야별 권력감시 운동 경험의 일반화와 적용 등을 제안했다.

생활의 공간, 마을과 지역으로!

환경운동 분야에서 김종남 환경연합 사무총장은 “아직까지 녹색에 기반한 거시적인 구상과 미시적인 변화가 하나의 판으로 결합되지 않으면서 풀뿌리 녹색사회, 국가의 잔망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총장은 향후 20년 환경운동 방향으로 ‘마을(자치정부)에서 생태민주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마을과 지역공간을 생태적으로 바꾸는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하는 일, 국가 차원의 변화를 이룰 정치 행정의 개혁과 민주주의 완성이란 거시 비전과 내가 살고 있는 마을 과 지역을 생태적인 공간과 시스템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미시 계획이 조응하게 만드는 일에 함께하도록 안내하는 끈질긴 운동이 필요하다고”고 조언했다.

하승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방자치위원장도 “지역민주화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분권운동은 ‘관-관 분권’을 초래해서 오히려 지방자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역민주주의를 증진시키고 주민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대중적 운동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더 많고 다양한 운동이 필요하고 삶과 정치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삶의 문제들을 사회적, 정치적 의제로 만들고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의 주체적 참여와 관련해 “청소년 참여조례 제정, 투표권 연령 인하 운동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 강정마을, 국가안보 VS 인간안보

정현곤 시민평화포럼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평화운동이 유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동북아 차원의 평화전략 문제”이며 “최근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강행을 통해 평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반핵운동을 전개하는 문제에 대해 시민운동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이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정치행동과 연결되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서 독자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중인 해군기지 문제도 “국가 안보라는 것이 주민 안보, 다시 말해 인간 안보의 영역에서 평화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성립될 수 없다는 안보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평화의제를 시민운동, 전문가, 정당의 3자 협의 틀로써 접근할 필요성이 있고, 특히 일상의 평화운동이 복지문제, 환경문제 등의 생활의 문제와 만나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운동과 관련해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조중동의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의제의 대결’, ‘가치의 대결’을 벌여야 하고, 특히 소셜 미디어가 진보적 의제의 확산을 넘어 진보적 의제 설정까지 하며 여론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시민운동이 이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향후 공적 자산인 공영방송을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날치기 처리된 언론악법을 반드시 재개정하고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인 공적 규제방안, 공영방송 시스템을 유지발전 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운동 분야에서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탈조직화 시대에 조직운동가로 살아남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기존 운동방식은 물론 새로운 흐름과 조응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운동 분야에서 최준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예술운동에 국한되지 않은, 시민사회운동의 다양한 영역들을 가로지르기 위한 문화운동 기획이 필요하다”며 △노동운동과 문화운동의 새로운 연대 △창의적 문화교육을 통한 교육혁명 △공간문제에 대한 인식확대와 공간문화 운동의 전개 △지역·풀뿌리 운동 활성화 △소셜미디어를 통한 상호교육과 민주주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사진 :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좌) /최준영 문화연대 사무처장(우)]

시민운동 위기? 시민단체 위기는 아닌가?

이후 벌여진 패널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모두 시민운동 전환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오성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 운영위원장은 “시민운동의 저변이 확대됐다는 사실이 오히려 시민운동의 위기일 수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시민들로부터 신뢰 회복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의 작은 실천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했다.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으로 홍일표, 오성규, 고은아, 민노씨, 아지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성적인 운동뿐만 아니라 열정, 감동이 있고 설명이 필요 없는 운동도 공존해야 한다”며 “90년대 학생운동의 고민처럼 지금의 위기는 처음 맞는 위기가 아니며 긴 호흡으로 볼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아 대전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이슈가 아닌 가치추구형 시민운동으로 전환해야 하며, 지역에서의 역할을 찾아보고 생활밀착형·수요중심의 시민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네티즌 민노씨는 “추상적인 내용이 아닌 지금 당장 우리의 피를 끓게 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하다”며 “에너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세지를 던져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씨는 특히 운동의 데이터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아카이브(자료창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지(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는 “위기를 얘기하는 데 운동의 위기 아닌 시민단체의 위기는 아니냐?”고 반문하며 미래 시민운동의 주체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젊은 활동가들이 중심이 된 네트워크 조직을 제안했다. 그는 또 “활동가들에게 무조건 헌신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즐겁게 운동할 수 있을 것인가의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