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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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돈’ 전락한 특수활동비 폐지하라

정보 기관 제외한 법무부, 국회 등 모든 기관 특수활동비 폐지해야

이영렬 (전)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달 21일, 술자리에서 주고 받은 돈봉투의 출처가 ‘특수활동비’로 밝혀지고 있다. <경실련>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더불어 그동안 기관과 공직자들의 쌈짓돈처럼 사용되어온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폐지하기를 촉구한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필요한 수사나 정보수집활동에 지급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검찰의 주 업무인 수사와 범죄 정보 수집 활동에 쓰도록 편성된 예산은 특수활동비 외에 특정업무경비가 있다. 그러나 특정업무경비의 경우 카드로 지급되어 현금 사용이 어렵고, 지출 증빙을 해야 하는 경비다. 감사원의 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도 원칙적으로는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부득이한 경우 이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조항 때문에 사실상 지출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지급 대상이나 집행 방식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없다. 한 마디로 특수활동비는 지출에 대한 제약 없이 기관과 공직자들이 사적 용도로 유용해도 제재를 받지 않는 ‘쌈짓돈’으로 사용되어왔다. 이영렬 전 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이 특수활동비를 용돈처럼 주고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15년에는 홍준표 지사와 신계륜 의원이 국회 특수활동비를 자녀 유학자금과 생활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던 일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수활동비는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돈이다. 그러나 정작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특수활동비가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되고, 어떤 공적 업무로 사용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매년 9천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특수활동비로 편성된다. 기관별로는 국정원이 2016년 기준 4860억원 정도로 전체 특수활동비의 절반 가량을 쓰고 있다. 이외에 국방부(1783억 원), 경찰청(1298억 원), 법무부(286억 원), 청와대(266억 원), 국회(79억 원) 등이 편성된다. 매년 9천억 원 정도의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조차 알 수 없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매번 특수활동비 사적 유용 문제가 밝혀질 때마다 정치권과 정부가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공언했지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수활동비는 정보 기관 등에 한해 규모를 최소화하고, 이외 기관의 특수활동비는 모두 폐지해야 한다. 정보기관의 특수활동비 사용 역시 업무추진비에 준해 그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고, 필수적으로 지출 증빙 자료를 제출해 국회의 통제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 정보기관 이외의 기관의 경우 수사 업무 등에 필요한 경비는 업무추진비와 같은 다른 항목의 예산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특수활동비는 특수한 정보 활동에 사용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눈 가리고 아웅식의 변명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 정보 기관 이외의 국가 기관이 비밀 정보 활동으로 국민들 모르게 활동비를 수십 억, 수백 억씩 지출해야 할 이유와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렵다. 쌈짓돈으로 전락한 특수활동비를 없애고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뿌리깊은 적폐를 뿌리 뽑는 길이다.

# 문의 : 경실련 정치사법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