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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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아파트가격 거품을 빼야 나라가 바로 간다(上)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아파트 가격거품 제거해야 나라가 바로 간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주택과 부동산정책을 30년 동안 시행하면서 현재도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는 단지 우리 세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후손들도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정부는 품질도 불량하고 질도 낮은 주택만을 30년 동안 1000만 가구가량 무작정 공급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그 원인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 동안 재건축문제, 주택가격 폭등문제, 분양가폭등 등 많은 문제가 노출되었음에도 정부 고위관료들은 주택정책에 있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공급자만을 우대하고 소비자는 규제하는 엉뚱한 대책만을 반복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집단은 부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에도 버티는 관료들


참여정부 출범 전후 아파트 건설용 공공택지공급제도의 개혁요구와 아파트 분양제도(후분양)를 개선할 것을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이 직접 건교부장관에게 현재의 선분양 방식에서 후분양 방식으로 개혁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건교부 관료들의 조직적인 방해와 로비로 인하여 1년 동안 연구용역을 통한 검토만 하면서 차일피일 제도개혁은 미루어졌고 이 와중에 아파트 가격이 폭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였다. 여론에 밀려 수립했던 작년 10.29 부동산대책에서도 아파트공급방식과 분양원가공개, 공공택지분양제도 등 핵심적인 해결대책은 빠졌다.


그 후 1년이 지난 2004년 2월 건교부는 “후분양제 도입 활성화 방안”이라는 대책을 마지못해 발표했지만 대책을 자세히 검토하면 이는 활성화 방안이 아니라 늑장시행방안임이 분명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동산 전문가와 정부관료 또는 각종단체 누구도 건교부의 엉터리 대책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30년 동안 공급자 위주의 주택정책으로 인하여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택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들은 요지부동이다. 부패한 건설업주와 이들에게 고용된 연구기관의 연구원들, 소신 없는 몇몇 국책연구원들과 정치인, 그리고 아파트분양광고 수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언론사까지…. 이제는 건설마피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들의 카르텔은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합작과 여론조작으로 인하여 주택과 부동산 가격은 최근 2-3년 동안 수백조원 폭등했고, 내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서민들과 젊은 직장인들은 이제 분노를 넘어 자포자기에 빠지는 상태이다.


선분양제도의 문제점


무주택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다는 정부정책은 항상 건설업자를 보호해야만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논리만을 내세워 왔다. 구체적으로 이를 살펴보면 선분양제도, 신도시 또는 택지개발지구 내 공공택지 독점 입찰참가 특혜제도, 공공택지 감정가(시세의 30%수준) 분양으로 택지개발이익 독식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 분양가 자율화(착공되지도 않은 아파트의 가격 결정권을 공급자 일방에게 부여한 제도)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공급자위주 주택정책은 아파트와 주택 그리고 택지의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말았다.


상식선에서 생각을 해보자. 우리나라에서 주택이라는 상품은 전 재산을 투자하여 평생 한두 번 구입하는 귀중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의식주라는 기본적인 생활여건을 보장해주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런 상품을 구입하려면 어떻게 구입해야 할 것인가? 당연히 만들어진 상태를 본인 또는 전문가가 꼼꼼하게 따져 보고 확인과 검증을 거친 후에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품질이 좋으면서도 값이 싼 상품을 구입하고자 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상품은 나오지도 않아 품질도 모르는데 먼저 돈부터 내고 상품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 상품가격이 어떻게 매겨졌는지 알지도 못한다. 그저 상품을 만드는 쪽에서 책정한 가격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다른 제조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서비스개선에 나서고 있다. ‘품질좋은 제품을 최대한 값싸게 공급한다’ 이것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제조업체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하지만 건설시장은 어떠한가. 값을 내리기 위한 노력도,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없다. 콘크리트로 만든 주택과 아파트는 제대로 지어지면 100-200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주택이 반영구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수명이 20년 된 아파트를 부수고 매년 약 30만 가구를 짓는 데에 연간 35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