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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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약가인하는 훼손없이 추진되어야할 정책

– 정부는 약가거품을 제거하여 건강보험가입자를 보호하고,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라 –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지난주 몇몇 제약사가 다음 달부터 시행될 정부의 약가 일괄인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약가 일괄 인하는 제약산업을 말살시키는 정책이라며 반발하며, 일부 대형제약사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들의 약가부담을 줄이고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보험의약품 가격을 평균 14% 낮추도록 하는 내용의 약가인하 방안을 확정, 고시함에 따라 4월부터 전체 보험의약품 1만3814개 중 47.1%에 달하는 6506개 전문의약품 가격이 인하될 예정이다.

 

한국의 약제비 가격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보다 높다. 그간 제약산업은 고가의 약가정책으로 유지되면서도 신약개발 등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지 못했고, 리베이트라는 불법적인 관행을 통해 손쉽게 수익을 내왔다. 해마다 늘어나는 약제비의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에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어, 약가의 거품을 제거하고 제약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약가인하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정책으로 이명박정부의 유일하게 성공적인 의료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제약사가 그간의 관성을 반성하고 체질개선에 앞장서기는커녕,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모습은 국민들을 상대로 얼마간이라도 더 폭리를 더 취하겠다는 제약사의 탐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국의 약가격은 비싸고, 약가거품은 불법적인 리베이트로 이어져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약품비는 29.3% 차지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보다 1.7배 더 높은 비중이다. 약제비 증가율 또한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이며, 복제약 가격을 국제 비교해보면 실질구매력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최상위 고가격 그룹에 속한다. 더구나 특허만료 후에도 오리지널 약품은 본래 가격의 80%를 받고, 복제약은 68%를 받는 계단식 구조로 되어있어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하여도 원가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예컨대 고지혈증 치료제 ‘심바스타틴’의 국내가격은 800원대인데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스웨덴에서는 80원대이다. 또, 치료효과는 비슷한데 가격 차이가 10배 이상 되는 약품도 적지 않으며, 동일한 효능을 가진 약 중에서 ‘리베이트’ 등을 통해 비싼 약일수록 더 많이 처방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고가의 의약품 사용으로 이어지며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의약품 매출의 20% 정도가 리베이트라고 한다. 2010년 기준으로 보면 건강보험에서 연간 2조 6천억원 정도가 리베이트로 지출된다는 것이고, 이는 건강보험료 8%의 인상효과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리베이트 금액만큼 소비자가 비싼 약을 먹고 있는 것이다.    

 

불법적인 리베이트는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의약품의 고가격 정책은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온 것은 사실이며, 덕분에 국산 복제약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국내 제약산업이 모방단계까지는 순조롭게 발전했으나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발의 단계로 도약하지 못하고, 지난 수십 년간 좁은 국내시장에서 수백 개의 영세업체가 난립하면서 과당경쟁과 세계수준에 미달하는 품질관리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제약사의 경영 환경이 지난 수십년간 매우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약사가 없는 이유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산업구조가 유지된 것은 의약품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강보험의 약가정책을 잘못 운영한 요인이 크다. 합리적인 기업가라면 저품질이라도 높은 가격을 보장해주는 건강보험이라는 안정적 시장을 두고 위험이 따르는 연구개발과 경쟁이 극심한 해외시장에 나설 이유가 없을 것이다. 국내기업을 위한 고가격 정책이 오히려 제약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 셈이다. 이에 더하여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통해 확실한 매출을 확보해 온 것으로 이는 우량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없다.

 

약가인하는 의약품 가격조정을 위한 건강보험정책이다.

 

약가 인하정책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급여 내에서 이루어지는 의약품 가격조정일 뿐 제약산업 대책이 아니다. 건강보험 가입자가 약가거품까지 보험료로 보상해야 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제대로 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산업구조로 재편되는 것이 국민경제를 위해 합리적이다. 아울러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줄어든 리베이트 비용은 당연히 약가인하로 귀결되어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의약품의 고가격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던 제약사들이 이제 와서 고가격을 유지해야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기업의 연구개발은 미래의 이익을 위한 투자이고, 연구개발에 성공하면 특허에 의해 독점판매권이 보장되므로 연구개발의 모든 이익은 제약기업에 돌아간다. 왜 민간기업의 연구개발비를 국민의 건강보험료에서 보전해 주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소비자는 약의 가치에 상응하는 가격을 지불하기를 원한다. 약가인하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지난 십수년간 난맥상을 보였던 약가정책을 정상화한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약가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면 건강보험 재정안정 외에도 소비자의 약값 부담을 낮춰주고, 리베이트 관행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다. 아울러 혁신적인 신약에 대해서는 우대가격을 적용하여 국내 제약산업을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방향전환 시킨다면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허만료 후 모든 제품에 동일가격을 적용하면 복제약이 많은 국내사의 경영환경이 유리하게 조성되어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또 오리지널약과 복제약 가격을 차별없이 동일하게 설정해야 정책의 형평성이나 자원배분의 효율성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특허가 끝났음에도 오리지널약을 동일성분의 복제약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보장해줄 어떠한 이유도 근거도 없다.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19배 규모이다. 제약사는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만을 되풀이할 뿐인 약가인하 취소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세계 제약시장 진입을 위한 체질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당장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제약산업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기위한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