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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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약국외 판매 안전성 논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상비약 약국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 국민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오늘(2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된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음에도 약사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국회에서는 국민의 건강권과 소비자로서의 선택권을 외면한 채, 약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 만들고 있다.

국민이 약사법 개정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한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회가 이를 왜곡하여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정책이 안전성을 포기한 것이며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는 가벼운 증상에 필요한 의약품 구매에 대한 국민 불편 해소 요구와 접근성 제고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 따른 것으로 특정 이해집단에 의한 이권경쟁이나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외면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경실련은 국회에 제출될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이 국민의 관점에서 국민을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모색되어야 하며, 앞으로 국회가 어떠한 태도로 약사법 개정에 임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안전성 문제를 논란의 대상으로 삼는 이들의 주장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민이 원하는 의약품의 안전성 확보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같은 전문가 조직의 사전 논의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전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같은 전문가 조직에서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안전성이 입증된 의약품을 선별하여 이에 한해서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의약품 중에서 가정상비약으로 사용되는 일부 품목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은 약사법 개정 이후에 결정되는 것으로 국회가 일반의약품 전체를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왜곡하거나 일부 의약품의 특수성을 확대해석하여 이를 전체에 해당하는 식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국민의 이익과는 무관하다.

환자의 건강을 일차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의료인으로서의 의사와 약에 대한 작용을 이해하는 약사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상비약 품목을 결정하는 것이 전문가 집단의 역할이자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안전성 확보의 가장 근접한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시 약국외 판매 품목의 용량을 제한하거나 연령을 제한하는 판매 제도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약사회의 가정상비약 갖기 캠페인은 안전한가
그럼에도 현재의 주장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그 어떠한 단 한 톨의 약도 약국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라면, 오히려 90%의 가정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가정상비약의 대표적인 품목인 타이레놀을 당장 회수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이 마땅하다.

그토록 위험한 약을 어찌 가정에 방치되게끔 허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가정상비약 갖기 캠페인은 오히려 약사회가 주장해온 것으로 2007년도에 시행하였으며, 현재도 가정내 상비약을 구비하라고 한다.

가정 내에서 구비하여 사용할 때는 그 어떤 약이라도 안전한데 이들 약들이 약국이 아닌 곳에서 판매하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국민이 원하는 약국외 판매약은 일반의약품 전부가 아니라 바로 그 가정에서 약 구입불편으로 구비해 놓고 있는 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존에 약사회에서는 게보린의 이소프로필안티피린(Iso Prophylene Antipyrin)의 부작용으로 골수억제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과 재생불량성빈혈, 의식장애, 혼수상태 등을 지적하면서 그 위험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식약청의 허용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전히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또 최근 국정감사에서 부작용 보고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진통제로 ‘타이레놀ER서방정’이 집중적으로 제기되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지난해 청구가 가장 많이 된 제품으로 이미 식약청은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함유된 전문약의 용량을 325mg 이하로 조정할 것을 권고한바 있다. 여러 종류의 타이레놀이 있음에도 실제 약국에서는 훨씬 용량이 큰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 650mg'을 일반의약품으로 우선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은 과연 약사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일반의약품의 유해성, 약물의 특성때문
일부 국회의원의 경우, 약물 유해 반응 보고를 통해 일반의약품의 유해성 또는 유해반응의 심각성을 언급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총 74,037건의 약물 유해반응 보고가 있었고, 대표적인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의 경우 2010년 493건, 2009년 814건, 2008년 139건, 2007년 195건으로 보고되었다.

또 유해반응 건수의 2008년 이후의 증가는 신종플루의 유행과 무관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약물 유해반응(adverse drug reaction, ADR)이라 함은 ‘의약품등을 정상적으로 투여 사용하여 발생한 유해하고 의도하지 아니한 반응으로서, 자발적으로 보고된 유해사례 중에서 의약품등과의 인과관계가 알려지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 유해반응으로 간주한다.’고 식품 의약품안전청(KFDA)에서 정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의약품의 유해성은 매우 심각하나, 전체적으로 보고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유해반응 증상은 오심, 가려움, 구토, 어지러움, 두드러기, 발진, 두통 등의 순으로 발생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소화기계 유해반응인 오심, 구토, 설사와 피부과계 유해 반응인 가려움, 두드러기, 발진, 피부발진 등의 약물 유해 반응 내용은 약물의 가장 일반적인 유해반응으로 약물의 부적절한 사용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약물(외부 화학 물질)의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국회에서는 유해반응 증상과 인과관계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단순히 건수만을 부각시키거나 전체적인 사실관계에서 오히려 위험성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안전성을 주장하기 위하여서는 피할 수 없는 방법일지는 모르지만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건강권 보호 및 소비자로서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역행하는 것이다.

오히려 국회가 의약품의 위험성으로 인한 국민의 안전을 염려한다면, 년간 약사에 의해 조제되는 건수가 4억5천만 건에 달하고 이는 전문의약품 또는 혼합제제의 조제인데 이 과정에서 약사의 오류가 환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환기시켜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약국에서 조제를 잘못하여 사망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으며, 2006년부터 시행한 지역약물감시센터 약물 부작용보고서에서도 병의원 중심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회, 누구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가?
결론적으로, 현재 국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약품 부작용 보고사례는 그 증상과 인과관계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단순히 건수만을 부각시키거나 위험성 부분만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치명적인 위험발생은 눈을 감고 있는 것으로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자성이 필요하다.

결국 국민의 건강과 의약품의 안전성은 그 위험도가 높은 전문의약품의 취급에서의 주의가 더 요하며 이미 안전성과 효능이 알려진 일부의 일반의약품에서 아직 약국외 판매 품목에 대한 선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차 안전성을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자기결정권을  왜곡할 수 있다.


오남용 문제를 일으키는 약을 판매하는 자는 누구인가
그동안 약사회 등은 항상 의약품의 안전성, 접근성 등을 근거로 하며 ‘약 한톨’도 약국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다분히 직역이기주의의 양상을 보여 왔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약의 다소비 국가라며 약의 오남용 등으로 인한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오남용 문제를 일으키는 약을 판매하는 자가 누구이며, 누구로 인하여 약의 소비가 증가하게 되었는지 되묻고 싶다. 국회가 약사법 개정안이 제출되기도 전에 다시 약의 안전성 문제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대다수의 국민이 왜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입장에서 판단하기 바란다.


다시 강조하건데, 현재 국민이 요구하는 약국외 판매가 필요한 약은 일반의약품 전부가 아니라 이중 일부로 상비약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국회는 이러한 방향에서 약사법이 제대로 개정되었는지 심의하고 상비약 중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약들로 선정하고 국민에게 이로운 약국외 판매제도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검토해야 한다.

이것이 국회의 역할이지 지금과 같이 안전성을 볼모로 일부 가정상비약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약사 기득권을 옹호하기 위한 논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끝.

[문의]  사회정책팀:  02-367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