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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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수수료 부과체계 바로잡는 노력없이


입법 취지까지 부정하려는 금융당국



–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를 

고객 부가서비스 축소로 전가시키는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영세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가 직접 정하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관련하여, “금융위가 수수료율을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입법취지를 잘 반영하라는 지시에 반해 김석동 위원장이 또다시 꼼수를 부리고 있다. 

 김석동 위원장은 입법 취지도 중요하지만 시장 친화적인 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왜 입법 취지에 반하면서까지 가맹점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카드사의 이익을 옹호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금융당국의 수장인 김석동 위원장이 카드시장을 바라보는 인식이다. 

 현재 신용카드 시장은 왜곡되고 불공정한 시장이 오랫동안 구축되어왔다. 카드사는 카드소비자를 대상으로는 과당경쟁이 벌어져, 1인당 신용카드 발급 갯수는 해마다 증가해 경제활동인구 1인당 4.9개에 이르고 있다. 반면 카드가맹점을 대상으로는 ‘갑’의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산정해 가맹점에 부과하고 있다. 이처럼 불합리한 시장구조에서 시장친화적인 결정은 카드사들의 이익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음을 김석동 위원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불합리한 카드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과 혁신 노력없이, 카드사 사장단을 모아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전반적으로 인하하고 가맹점간 과도한 수수료 차등을 해소할 것을 주문해봐야, 일시적인 대응책 밖에 되지 않는다. 카드사는 여전히 시장에서 힘있는 위치에 서서, 가맹점 수수료율과 고객 부가서비스를 조절하여 수익 감소에 대한 부담을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카드소비자에 대한 부가서비스 혜택을 50%이상 줄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왜곡되고 불합리한 카드시장 구조 때문에 가맹점들은 계속 불공정한 부담을 져왔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여신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점수수료 차등금지 및 영세상인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적용 등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김석동 위원장은 여전히 입법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가맹점들의 어려움과 부담은 뒤로하고 카드사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김석동 위원장과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대한 입법 취지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를 선행해야 한다. 불공정한 수수료부과 체계에 대해 지금까지 등을 돌려왔던 자신들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어 국회에서 민의를 담아 통과시킨 개정 법률대로 ‘갑’(카드사)이 아닌 ‘을’(가맹점)의 입장에서 시행령 개정 등 후속 보완 조치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카드시장 구조개혁을 위해 단기적으로 가맹점 공동이용망제도를 보완하여 카드사 간 수수료인하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현행 가맹점 공동이용망제도는 법률로 보장하고 있으나, 카드사들의 비협조로 인해 매출전표의 전자매입이 되지 않고 매출대금 지급기일이 일주일 이상 걸리는 등 제도 이용상의 불편함이 존재하고 있어 전체 카드가맹점의 0.2%만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개별 카드계약과 공동이용계약 간에 차별을 두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카드사 간의 경쟁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그 효용은 가맹점에게 돌아갈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4당사자 체계 등 신용카드 시장의 구조개혁을 위한 연구와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현행 3당사자 체계에서 발생하는 카드사의 꼼수, 즉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부과와 고객에 대한 부가서비스 혜택 사이에서 카드사들의 부담 전가 행태에 대한 개혁없이는 카드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가맹점과 고객사이의 핑퐁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카드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제도설계를 통해서만 개혁될 수 있는 것임을 김 위원장은 깨달아야 한다. 

 계속되는 가맹점 수수료 문제는 금융당국의 카드시장 개혁노력이 부족하여 벌어지는 카드사 편들어주기 행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김석동 위원장은 더 이상 카드사의 자율적인 수수료 인하와 차별적인 수수료 부과체계 개선을 주문하기보다, 민의에 따른 개정법률에 따라 후속 조치를 시행하고 이어 근본적인 시장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