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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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야는 중복입후보에 대한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최근 선거구제 협상을 위한 3당3역회의에서 지역구 후보가 비례대표후보로도 동시에 입후보할 수 있는 ‘중복입후보’ 허용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 경실련은 정치권의 ‘제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한 이러한 논의 에 대해 크게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선거구제에 대한 여야의 협상이 ‘소선거구제와 정당명부제’로 의견이 모아져 가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를 다시 한 번 갖게 하고 있다. 그러나 최 근 물밑으로 논의되고 있는 중복입후보는 우리나라의 현 정치 상황과 정당구 조로 볼 때 전혀 타당치 못한 제도이다. 정치권에서는 중복 입후보를 성공적 으로 시행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할 것을 주장하 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구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 정치상황과 정당구조와 민주성에 기반한 독일의 정당구조를 전혀 비교하지 않은데서 나온 태도에 다름아니다.


  후보 공천 절차나 명부작성 절차가 투명하고 당원의 참여가 보장되는 민주적 정당 구조에서는 중복입후보 허용은 당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는 제도이다. 특히 정당간의 경쟁구조라 할 수 있는 내각책임제의 경우 정 당지도자들의 지도력 보장측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정당이 1인 보스에 의해 지배되고 보스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우 리 의 경우 공천이나 명부작성에 있어 지역구민이나 당원들의 의사가 전혀 반 영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제도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전혀 다른 결과 를 낳을 것이다. 즉 보스들의 안정적 국회진출의 제도로 전락하고 말 것이 며, 보스들의 정당지배를 강화하는 결과가 되어 결국 정치개혁 보다는 정치개 악에 가까운 제도가 될 것이다. 더욱이 정당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대통령 중심제 의 경우 이 제도의 도입 필요성은 더욱 약하기만 하다.


  결론적으로 현 우리 정당의 사당구조 혁파, 후보공천제도의 민주화 등 정당개 혁 등 민주적 개혁없이 중복입후보제가 도입된다면 현재 우리 정당이 가지고 있는 1인 지배정당, 사당(私黨)의 성격이 더욱 고착될 것이다. 1인 보스에 의 해 후보 공천이 결정되고 명부가 작성되므로 중진의원들의 안정적 의회 진출 이 쉬워지고 비례대표제의 도입 취지인 신진인사나 각계 전문가들의 의회진출 은 철저히 무시될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중복입후보에 대한 논의는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우리 정치행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


  정치권은 진정으로 정치개혁을 원한다면 중복입후보제에 대한 논의를 하기보 다는 우리 정당 구조의 개혁 즉, 후보 공천의 민주화, 정당내 의사수렴 과정 의 민주화 등에 대한 우선 심도있는 토론과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당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정당구조의 개혁,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정치자금 실명제 도입, 속기록 작성과 표결실명제 도입 등 국회개혁 등 보다 근본적이고 우선적인 제도개혁을 선행하고 그 다음에 중 복입후보 허용 등은 논의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경실련은 국민들과 함께 정치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계속 모니 터링 해나갈 것이다. 정치권은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 국민들의 불신 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길 바란다. (1999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