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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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영리병원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이유





[내일신문]

김태현 경실련 사회정책국장
 

10일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의 주요 추진과제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병원 및 제주도 내 국내투자병원 설립관련 법안의 우선 통과 방침을 확정했다. 이미 지난달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청와대는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법안을 8월 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의료의 상업화로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보건의료체계를 훼손시킬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범정부차원에서 영리병원 도입 추진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어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영리병원 도입이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과 국민의료비 지출에 미칠 영향의 문제는 간과한 채 서비스 산업적 측면에서의 기대효과만 포장해왔다. 영리병원 도입을 통해 제주도나 인천송도 경제특구에서 의료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제주도나 경제특구를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시험대로 만드는 것 일뿐 정책효과는 불투명하다. 정부 연구용역 보고서나 여러 자료 그 어디에서도 산업적 효과는 입증되지 못한 반면 비급여 진료 증가와 국민의료비 상승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피해 우려만이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지금과 같이 경제위기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외면하고 영리병원 도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국민들의 저항만 증폭시키게 될 것이다.

영리추구 금지하는 의료법에 역행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의료법인에 부여하여 온 공공성에 우선하고 공익적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현행 의료법에 의료법인 설립목적과 의료법인의 사명으로 영리추구 및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법 본질과 취지도 훼손하게 된다. 비영리법인은 이윤이 발생해도 병원 내부 투자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영리법인화를 허용할 경우 병원에서 거둔 수익이 지금과 같이 비영리법인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 검증할 수 없다.

또 병원의 영리추구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것은 의사나 병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국민 대다수에게 과잉 진료 등으로 인한 의료비의 추가적 부담을 유도하게 된다. 이 때문에 현재도 의료기관에서 의료업무 외에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경우 의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으로 한정하여 의료업무 이외 사업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영리화를 허용할 경우 의료비의 상승은 필연적이지만 이를 규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건강보험제도 하에서도 비급여 비용에 대한 통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서 건강보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의료비를 규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의료비의 부담이 커지게 되면 의료수준의 격차가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저소득층의 의료보장과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위기와 의료불평등의 고착화를 우려하는 이유이다.

시설이나 인테리어, 서비스가 좋아지고 자본유치가 쉬워지긴 하겠지만 이는 병원의 주기능인 의료서비스가 좋아질지는 불투명하면서 국민의료비의 증가와 의료기관 접근성은 떨어뜨릴 우려가 높다.

의료비 상승 막을수단 없어

의료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누구나 빈부에 상관없이 동일한 양과 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의료의 산업적 접근은 제약 등 우수한 약품을 개발하고 의료기기 또는 의료기술을 개발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어야지 의료서비스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영리병원 허용이 그 해답이 아님을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와 송도 영리병원 추진은 잘못된 정책임을 다시한번 지적한다. 더 이상 의료상업화 정책을 지역경제를 살리는 개발정책으로 포장하는 것은 실효성 없이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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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신문신문에 게재되었으며 22면의 5단기사입니다.22면5단| 기사입력 2011-08-12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