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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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영업지역보호는 프랜차이즈의 특성이다.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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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지역보호는 프랜차이즈의 특성이다.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


상권이라 불리는 영업지역은 매출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이다. 일반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을수록 경쟁업체가 적을수록 매출이 높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창업시 가맹본부는 상권조사를 통해 유동인구, 경쟁점포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가맹계약을 통해 가맹점을 출점하게 된다.

그러나 상권은 불변이 아니다. 개발이나 경쟁점 입점 등 다양한 이유로 변화된다. 상권의 확대로 매출이 증가하면 별 문제가 안되겠지만, 매출이 감소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결국 경쟁할 수밖에 없다.

경쟁은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 중에 하나이다. 경쟁은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질을 높여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킨다. 따라서 가맹점은 상품과 서비스 질을 높임으로써 경쟁업소와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무한 경쟁에서 가맹본부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가맹점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끊임없는 지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상대가 가맹본부라면 어떻게 봐야 할까! 현행 가맹사업법에서는 가맹계약기간 중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 안에서 가맹점사업자와 동일한 업종의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하는 행위를 불공정행위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가맹계약을 위반하여’라는 9글자가 추가되어 있다. 가맹계약에서 영업지역 안에 직영점이나 동일한 가맹점을 설치하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는 불공정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업지역 문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알아서 할 사적자치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7년 현행 가맹사업법의 개정 논의 시 원안은 ‘가맹계약을 위반하여’가 아닌 ‘가맹계약기간 중“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법률로서 영업지역 보호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가맹점이나 정부, 전문가 모두 영업지역 보호에 아무런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가맹본부를 대표한 프랜차이즈협회 조차 가맹계약기간 중 영업지역 보호에 찬성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전에 단 한차례의 논의 과정이나 사회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국회에서 내용이 수정되어 통과되었다.  

이러다보니 가맹본부는 가맹점 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영업지역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경실련이 2009년 12월 31일 현재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는 50개 이상 가맹점을 보유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484개 브랜드 중 75.6%에 해당하는 366개 브랜드가 영업지역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표1>에서 보시는 것처럼 가맹점이 많은 브랜드 일수록 영업지역을 보호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75.6%→78.1%→83.7%→86.4%→90.9%)

<표1 - 영업지역 보호비율>

가맹점수

50개 이상

100개 이상

300개 이상

500개 이상

1,000개 이상

영업지역 보호

118(24.4%)

60(21.9%)

17(16.3%)

9(13.6%)

2(9.1%)

영업지역 비보호

366(75.6%)

214(78.1%)

87(83.7%)

57(86.4%)

20(90.9%)

합계

484

274

104

66

22


<표2 - 영업지역 보호 가맹점수>

내용

갯수

비율

영업지역 보호

21,436

16.7%

영업지역 비보호

106,973

83.3%

합계

128,409

100%


이를 다시 가맹점포수로 분석해 보면 그 결과는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128,409개 가맹점 중에서 영업지역을 보호받는 가맹점은 16.7%인 21,436개 가맹점에 불과한 반면 83.3%에 해당하는 106,973개 가맹점은 동일 가맹본부나 계열회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의 설치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협조와 지원을 해야 할 가맹본부가 경쟁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의 상회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가맹본부의 협조와 지원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맹본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직영점이나 동일 가맹점의 설치행위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의 경쟁의 대상이 되고 불가피하게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게 된다. 결국 가맹본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영업지역침해 행위는 프랜차이즈의 신뢰와 협력이라는 근간을 훼손시켜 가맹사업 활성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영업지역 침해로 인한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분쟁이나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영업지역침해로 인한 절망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사적자치를 이유로 가맹점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약자만 억울할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계약의 특성과 가맹점사업자의 보호라는 가맹사업법 제정취지는 영업지역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이제라도 가맹사업법의 취지에 부합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려야 하고, 불가능하다면 손실보장 조항 신설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상기 내용은 월간프랜차이즈 7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