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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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월드컵과 사회복지: 축구강국 대 복지국가?

                                           허 준 수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 경실련 사회복지위원)


  그동안 한반도에 열정과 감격 그리고 아쉬움을 남긴 월드컵도 막을 내렸다. 정말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훌륭한 세계인들의 잔치였다. 7백 만 명이 거리응원을 나간 준결승전에는 전력과 TV시청률이 떨어지기까지 하였다. 정말 우리국가대표팀이 16강전에 진출할 것인가? 일본은 잘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결승전에 감히 도달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상념들은 무적함대 스페인을 격침시키면서 말끔히 해소되었다. 월드컵의 성패를 따지기보다도 우리 국가대표팀들은 세계의 높은 축구장벽을 히딩크 감독의 학연 및 지연을 초월한 선수선발 및 과학적인 파워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훌쩍 넘었고, 거리의 수많은 함성과 응원은 다른 나라 국민들의 부러움을 사게되었다. 정말 우리나라의 저력과 단결심을 이번 월드컵을 통하여 세계 방방곡곡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이번 월드컵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경제파급효과약 11조에서 22조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가 10개의 월드컵구장 건립하는데 많은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부었고, 또한 일류급의 지도부와 선수들에게 들어간 비용100억 정도라는 통계로 접하게 되었다. 새삼, 우리는 월드컵으로 뜨거워졌던 열기를 식히고 우리나라의 복지현실에 대하여 잠깐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지난 2000년 10월에 지난 40여 년 간 노약자, 장애인, 청소년 등의 빈곤계층의 최후 안전망(Last Safety Net)의 일환으로 실시해왔던 생활보호법을 폐지하고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예산배정에서 보건복지부와 기획예산처와의 미묘한 갈등으로 생활보호법과 비교하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인원은 불과 2만 명 정도가 늘어난 정도이다.


  수급인원을 예산에 맞추어 선정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 곤한다. 아니면 한정된 예산에 수급인원을 맞추었는 지 모르겠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형태의 공적부조의 기틀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소극적인 자세로 복지국가의 완성보다는 예산적자만을 강조하여 사회복지를 희생시키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1년 반 동안의 훈련과 준비로 세계의 높은 축구장벽을 극복한 축구팀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지 않더라도, 우리나라가 총력을 기울인다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을 완성할 수 있는데, 사회복지정책을 논의할 때에는 다만 6개월 이상의 진지한 고민도 하지 않는다는 인상이 깊다.



  우리의 사회복지의 수준과 예산배정은 OECD에서 가장 최하위국가 로 지명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국가가 터키 한나라인데, 두 나라가 월드컵의 3-4위 전에서 격돌을 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어떤 나라가 승리한다고 해서 축구와 전혀 상관없는 복지예산이 더 증액되는 것은 아닌데, 왜 나는 월드컵을 열심히 보면서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에 대하여 고민을 하는 것일까?  아마 이것은 나의 직업병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우리 한민족의 단결, 열정 그리고 사랑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힘을 국가라는 용광로에 잘 통합시킨다면 우리나라도 금세기에 일등 복지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 또한 직업병일 뿐일까?


  정부에서는 월드컵의 열기를 국가경쟁력(National Competitive)의 향상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의 모색에 몰두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의 향상이 국민들의 삶의 질의 향상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국가스캔들이 되지 않을까? 지난 한달 동안 월드컵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있는 그 순간에도 결식아동, 피 학대아동,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노약자 및 장애인들은 정부와 민간의 사랑의 손길 및 지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의 국가경쟁력의 초점은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아니라 복지국가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