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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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월세 기본 50, 알바가 선택 아닌 필수인 이유
20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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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이든, 남의 집에 전세를 살든, 월세를 살든, 누구나 집이라는 거주를 위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 집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척도다. 국가는 인간의 기본권인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의식주, 衣食住)을 보장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람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주거문제는 도무지 더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한국사회 문제의 핵심고리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전셋값과 월세, 주택가격으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늘어났고, 그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와 소비위축은 한국경제를 어려움에 빠트렸다.

이에 경실련은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기본권으로서의 주거권 보장을 목표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그 일환으로 세입자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시민에게 전달하려 한다. 수치와 데이터에 다 담기지 않는 생생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 기자 말

첫 번째로 만난 세입자는 장연정씨(서울 성북구 안암동, 24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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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해준 장연정 님
ⓒ 윤은주

–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위치와 보증금(월세)는?
“성신여대에 재학 중이며 학교 주변에서 자취 중이다. 집은 반지하에 투룸이고,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50만원을 내고 있다. 평수는 모르겠는데 큰 방은 원룸보다 크다. 더블침대, 책상, 행거가 들어갈 정도이고, 작은 방은 고시원보다 조금 큰 정도다.”
(이 정도면 작년에 제정된 주거기본법에 나오는 유도주거기준 ‘1인 가구의 경우 방 2개와 부엌이 딸린 33㎡ 면적의 주택’ 규모에 적합한 수준이다.)

–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얼마나 살았고, 살면서 임대료를 올린 적이 있는지?
“이 집에서 약 2년 6개월 정도 살았는데, 계약 기간 2년을 넘겼지만 임대료를 올린 적은 없다.”

– 집의 주거환경은 어떤지?
“반지하지만 햇빛이 잘 들어오고, 신축은 아니지만 처음 들어갈 때 리모델링을 한 집이어서 벌레가 별로 없고 창문틀도 깔끔했다.”

– 주거환경과 임대료에 만족하는지?
“집에 대한 만족도는 점수로 환산하자면 10점 만점에 7점 정도! (꽤 높네요?) 그러나 비싼 임대료는 큰 단점이다.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로도 버거운데 대학생 신분으로 보증금 1천만 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매월 50만 원의 월세도(관리비 별도) 큰 부담이다. 그 외에도 반지하라 그런지 수압이 약한데, 수압을 세게 하면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

방음이 안 되는 것도 문제인데, 세탁기 돌리는 소리가 옆집에 들린다는 이유로 밤에 무섭게 항의가 들어왔고 옆집에서 나를 신고할 뻔한 일도 있었다. 분리수거·음식물쓰레기통 정비가 잘 안 돼 있어 여름철 냄새가 나는 것도 힘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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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정 님의 집 내부모습
ⓒ 윤은주

–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먼저 시설이다. 그 다음으로는 학교와의 거리, 통학시간이 중요하다.”

– 수리, 보수나 기타 등의 이유로 집주인에게 요청한 적이 있는지? 연락은 잘 되고, 바로 고쳐주거나 응대를 잘 해줬는지?
“많았다. 수압, 보일러, 화장실 전등 커버 등… 집주인과 연락은 잘 되고, 바로 고쳐주기는 하지만, 잦은 보수 때문에 불편하고 귀찮다.”

– 집주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40대 정도 되는 아주머니신데 착하시고 이야기도 잘 되는 편이라 어려움은 없다. 연락도 바로 되고, 고장 났을 때 연락하면 고쳐주려고 하신다. “

– 세입자로 살며 가장 불편하고 힘든 점은?
“월세를 부모님 도움을 받다 보니 생활비만큼은 벌어야겠다 싶어 학기 중에도 알바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식장 알바를 하고 있는데, 많이 힘들다. 본가는 전남 여수이고, 서울에 거주하는 이유는 학교 때문인데, 이 모든 게 낭비 같다.”

– 주변 대학생들의 주거 현실이 어떻다고 보는지?
“보통 시세는 원룸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조금 넓으면 2000~3000만 원에 월세 60~70만 원이다. 그 이하는 잘 없다. 고시원이면 몰라도… 대학가 주변이라서 집이 대부분 오래됐고 가격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다 비슷비슷하게 비싸다.

(작년에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대학생 원룸 세입자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의 원룸 월세 보증금은 평균 1400만 원, 월세와 관리비를 합해 50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연정씨 같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이다. 50만 원의 월세를 감당하는 현실은 대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2013년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따로 사는 대학생들이 월평균 소득의 40%를 주거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대부분은 부모로부터의 지원이고, 주거비와 필수 생계비를 제외하면 남는 돈은 한 달에 1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청년들이 주거비로 나가는 돈이 매달 수십 만 원이다 보니 청년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취업이 되기까지 전적으로 부모에 의지해야 한다. 주거비 부담을 줄여 청년들이 막대한 주거비와 등록금, 생활비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헬조선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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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 주변 원룸, 자취 광고
ⓒ 윤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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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나 국회에서 세입자들을 위해(또는 대학생 주거를 위해) 어떤 지원이나 정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지?
“요즘 행복주택이 대세인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살기 어렵다. 요건이 너무 까다로워 나도 대학생인데 누구를 위한 복지인가 의문이 든다. 행복주택말고도 LH주택공사도 너무 요건이 까다로운 것 같다.”

–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지금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기간이 몇 년인지 알고 있는지? 주택임 대차보호법에 나오는 세입자 권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전월세상한제는 그래도 좀 들으면 이해가 가고 익숙하고, 상한선 적용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계약기간은 2년이라고 알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세입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경실련이 주장하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시급하다. 그나마도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학생들은 주거비를 어떻게 해야 하나?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본권인 주거비는 스스로 해결 가능한 선에서 부담하도록 해줘야 한다.

국가는 이 땅의 청년들이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원하는 집에서 원하는 만큼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지금과 같은 과도한 임대료는 대학생 세입자를 빈곤으로 몰아넣는다. 20대 국회가 조속히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대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

경실련 ‘전월세 상한제 TF’의 세입자 인터뷰① – 대학생 세입자 이야기

윤은주 부동산 국책사업감시팀 간사